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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신의 영역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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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양 회장 ‘과학의 원리 배반하는’ 기술 개발
도요타 배우기 넘어 ‘포스코웨이’로 승화


6일(현지시간)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밝힌 ‘알타미라 선언’은 엔지니어 출신인 정 회장이의 고유 기술 개발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정 회장은 고유기술 개발을 위해 ‘신의 영역’ 조차 거스르겠다는 뜻을 밝힐 정도였다. “철강산업의 도요타를 실현하겠다”는 그의 경영비전도 이같은 고유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일본 유럽 등의 메이저 업체와의 경쟁은 물론 중국의 추격 속에 포스코, 더 나아가 한국의 철강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술 개발 밖에 없다는 뜻을 담고 있다.

◆물리를 배반하는 기술 개발= 정 회장은 이날 오는 10월 도요타자동차에 공급을 협의중인 ‘트립강종(고강도강판, Transformation Induced Plasticity)’과 ‘트윕강종(초고강도강판, TwipTwinning Induced Plasticity), ‘GI Ace’라는 아연도금강판을 소개했다.
그는 이와 관련 “고유제품 개발의 목표는 ‘물리학의 기본 특성을 배반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라면서 “이들 기술은 오는 10월 도요타 일본 본사에서 열리는 포스코 제품 전시회에서 선보일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트윕강종은 일반강에 망간(Mn)을 첨가해 연신율을 높인 강을 말하며, 트립강종은 탄소 실리콘 망간을 첨가해 강도와 연신율을 동시에 확보한 강이다. 물리학적인 면에서 강도와 연신율은 상반된 개념이다. 강도가 강하면 제조가 어렵고, 연신률이 강하면 강도가 약해지는데, 포스코는 강도와 연신율을 동시에 강화한 기술을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상용화에 성공한 것이다. 트윕강종의 경우 엿가락처럼 꼰 형태의 강제품으로 엿가락처럼 휘어지면서 강도가 센 제품이다.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대량생산체제를 구축했다.

여기에 자동차용 강판이 갖춰야 할 최고 특성으로 강판 표면의 미려도가 높아야 하는데, 포스코는 현재 최고 미려도보다 한 등급 높은 ‘GI Ace’라는 아연도금강판을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

이러한 제품들은 지난 2000년부터 자동차용 강판 기술 개발을 추진한 후 10년만에 이뤄낸 포스코의 쾌거다. 이를 통해 포스코는 신일본제철과 튀센 등 메이저 자동차용 강판 업체들을 따돌리고 기술적 우위를 점하게 됐다. 오창관 포스코 마케팅 부문장도 “이제 포스코는 어느 업체와도 자동차용 강판에서 겨뤄볼만 하다”는 말로 자신감을 나타냈다.

◆상용화 못한 기술은 기술이 아니다= 정 회장이 밝힌 또 하나의 중점 추진과제는 개발된 기술은 반드시 팔 수 있는 제품으로 만들어 내겠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현재 연구개발(R&D, Research & Development)에서 나타나는 대부분의 현상은 페이퍼 연구 후 특허를 내는 것으로 종료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면서 “우리는 R&D에 상용화를 반드시 실현하고, 상용화를 위해 엔지니어링 기술을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R&BDE(Reaserch & Business, Development, Engineering)’를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쓸 수 있는 기술을 보유만 할 것이 아니라 제품으로 구현해 보다 한 차원 높은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R&BED가 실천전략이라면, 정 회장이 평소 자주 언급하는 “궁하면 통한다”는 의미의 ‘궁즉통’은 기술개발에 임하는 자세를 강조한 말이다. 정 회장은 “우리가 불황에서도 생존하기 위해서는 월드 베스트(World Best)와 월드 퍼스트(World First) 제품과 함께 월드 모스트(World Most)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면서 “기술개발 중에서도 원가ㆍ품질ㆍ생산성 부문 등에서 30% 이상 획기적인 개선을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사실 포스코는 타기업에 비해 이공계 출신 비중이 높고 비이공계 출신이 차별(?)을 받는다는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로 엔지니어, 기술자들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하고 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포스코는 비 이공계 인력들도 기술개발역량을 높이기 위해 ‘문·이과 통섭형 인재’ 양성을 추진하고 있다.

◆기술도 적기공급= 제품만 ‘적기공급(JIT, Just In Time)’이 있는게 아니다. 포스코는 이제 기술도 JIT를 실현하겠다는 전략이다.

정 회장은 “우리의 전략은 수요처 지역에 도금 및 냉연공장을 짓고, 자동차 공장 옆에 서비스 센터를 운영함으로써 수요자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타임리하게 맞추고, 기술진을 상주시켜 기술 서비스를 가장 빨리 제공하는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자동차사와 철강사의 EVI(Early Vendor Involvement, 고객맞춤활동)라는 새로운 협력제도를 구축, 현재 생산하는 모델 뿐만 아니라 3~5년후 개발 및 생산되는 새 모델에 대한 강판 협조체제가 밀접하게 협력할 수 있는 제체를 이뤄 나가겠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자동차강판은 철강기술의 꽃이며, 이를 만든다는 것은 최고 기술을 확보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우리가 역사와 기술면에서 뒤진 것이 사실이지만 지난 10년간 경쟁사가 30년 만에 이룬 것을 달성했으며, 앞으로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알티미라(멕시코)= 채명석 기자 oricm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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