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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사람]국가가 생활비를 준다면…②평등사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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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제를 시행하는데 너무 많은 돈이 들 것이라고 모두들 걱정합니다. 그러나 생각보다 막대한 예산이 들지 않을 것이라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기본소득제를 시행하는데 너무 많은 돈이 들 것이라고 모두들 걱정합니다. 그러나 생각보다 막대한 예산이 들지 않을 것이라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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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국가가 당신의 생활비를 매월 지급해준다면, 당신은 직장생활을 계속할 것인가?"에 대한 답변은 예상과 달리 고작 1% 정도만이 직장에 사표를 냈음을 [국가가 생활비를 준다면…①사표 던져?] 편에서 살펴봤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학업이나 더 나은 직장을 구하는데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재산의 유무와 노동 활동의 유무에 상관 없이 모든 국민에게 개별적으로 무조건 지급하는 '기본소득'이 생겨도 대부분의 국민들은 삶의 질적인 변화는 추구할지언정 기존 생활의 큰 변화는 원치 않는 것으로 분석된 것입니다.

북유럽을 중심으로 한 일부 국가들, 이른바 선진국들은 빈곤층을 타깃으로 한 복지정책들을 이미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런 국가들이 기본소득제 도입을 고려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수많은 복지정책을 추진해도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 아닐까요?


복지나 실업자 지원 프로그램들에 뒤따르는 의무사항들이 발목을 잡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실업급여를 받는 경우 기본적으로 교육과정에 참여하거나, 매달 일정 횟수 이상 구직신청을 해야하며, 직업알선을 받으면 적성이나 수당에 상관없이 무조건 그 직장에 들어가야 한다는 의무사항들이 있습니다.


게다가 매달 1000달러를 최저생계비로 받는 사람이 1달러라도 더 벌어들이면 지원을 전면 중단하게 됩니다. 1200달러를 주는 직장을 다닌다면, 혜택은 전부 사라지고 세금과 교통비 등등 다른 비용까지 감당해야 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빈곤을 벗어나고 싶어도 총수입이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줄어듭니다.

복지제도가 사람들을 빈곤에 가둬두고 수동적으로 행동하도록 만드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기본소득제는 다른 복지제도처럼 지원을 중단하지 않습니다. 즉, 직업을 찾고 추가적인 수입을 벌어들이면 모두 당신의 경제 상황을 개선시키게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지요.


기본소득제도 물론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재원 마련 등 실현 가능여부 조차 불투명한 것이 현실이니까요. 지출이 큰 국방비를 깎거나, 기존의 복지정책을 없애거나, 부자들에게 세금을 많이 매겨서, 법인세를 더 많이 걷어서 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까요? 정답은 아직 없습니다. 또 국가마다 상황이 달라 저마다의 사정에 맞는 제도를 개발해야 합니다.


반가운 소식은 기본소득에 반드시 막대한 예산이 드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미국의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미국에서 월 1000달러의 기본소득을 주면, 8년간에 걸쳐 GDP가 12%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이 더 많은 돈을 쓸 수 있게 됨으로써 전체적으로 더 많은 수요가 창출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 임금 노동자가 버는 1달러마다 국가 경제에는 1.21달러가 더해진다고 추산했습니다. 반면 미국 고소득층이 1달러를 벌 때는 국가경제에 고작 39센트만 더해진다고 합니다. 부자와 가난한 자는 여전히 남아 있겠지만, 최소한 가난한 자들이 생존에 대한 위협을 느끼지 않고, 삶의 괴로움은 제거해줄 수 있을 것이라는 연구결과는 설득력이 있습니다.


재원에 대한 문제만 해결된다면 미래의 복지제도로 정착하지 않을까요?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모든 복지제도가 기본소득제로 정착된다면, 정부의 영향력이 커지게 됩니다. 기본소득을 바탕으로 권력을 휘두르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말이지요.

아프리카의 한 국가에서도 기본소득제를 시행해 빈곤층과 저체중 어린이가 줄어드는 성과를 거뒀다고 합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아프리카의 한 국가에서도 기본소득제를 시행해 빈곤층과 저체중 어린이가 줄어드는 성과를 거뒀다고 합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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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퓰리스트들은 권력을 얻기 위해 국가의 재정이야 어떻든 기본소득을 더 늘리겠다는 공약을 내세우지 않을까요? 빈곤에 대한 문제는 해결할 수 있을지 몰라도 사회적 평등에 대한 문제는 여전할 것이라는 주장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집세를 예로 들면 시골에서는 1000달러가 큰 돈이지만, 도시에서는 큰 돈이 못됩니다. 이 때문에 빈곤층은 도심 밖으로 밀려나 빈부격차는 더 심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외에도 생각해야 할 부분은 켜켜이 쌓여 있습니다. 기본소득제가 반드시 좋은 것이라고만 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다행히 핀란드 등 일부 국가에서 부분적이긴 하지만 경험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기본소득제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그만한 댓가가 필요하다는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효율적인 측면도 무시할 수는 없는 상황이지요. 결국 어떤 제도를 시행할 때는 제도의 문제라기보다 그 제도를 운용하는 사람의 문제입니다.


국가에서 많지는 않지만 내 생활비를 준다면, 스트레스 받는 직장부터 당장 때려 치우신다고요? 연구 결과는 그렇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일하는 시간은 적당하게 줄이고, 미래를 위한 준비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지혜로운 사람이었습니다. 당신의 선택은 무엇인가요?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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