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수 카이스트 교수가 21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아시아경제 주최로 열린 '굿브레인 2022 국제 콘퍼런스'에서 '굿브레인을 위한 연구와 인공지능'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김대수 카이스트 교수(사진)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여러 치매 행동의 패턴을 분석하고, 개발 단계에 있는 치매치료제들의 효과를 검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21일 아시아경제가 개최한 '굿브레인 2022 국제 콘퍼런스'에 참석한 김 교수는 '굿브레인을 위한 연구와 인공지능'이라는 제목의 강연을 통해 인간의 뇌가 단순한 정보처리 기능을 넘어 건강에 어떤 중요한 영향을 주는지를 설명했다.
김 교수는 "최근 네이처지에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쥐의 뇌 줄기세포를 잘 배양해 다시 넣어주면 쥐가 건강해질 뿐 아니라 수명까지 늘어나는 결과가 있었다"며 "우리가 흔히 '평균수명', '절대수명'을 이야기하지만, 이제는 수명 내에 얼마나 건강하게 사느냐 하는 '건강수명'이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이 확인한 건강하게 사는 방법은 익히 알려진 것처럼 '소식'과 '운동'이다. 김 교수가 소개한 여러 동물 실험들에선 칼로리를 35% 가량 줄여 섭취한 쥐의 수명이 일반 쥐보다 50~300% 늘어나고, 숲에 사는 쥐들도 쳇바퀴를 돌리는 걸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 몸 안에 NAD+라는 물질이 증가해 세포 노화를 억제하기 때문이다. 반면 쥐의 뇌 속에 특정 신경회로들을 자극하면 배부른 상태에서도 먹이를 더 획득하려고 노력하고(소유욕), 뇌 기능을 떨어뜨리는 자극을 주면 스트레스를 받아(우울증 등) 어떤 질병이든 악화되는 결과가 나왔다.
김 교수는 "동물실험이긴 하지만 이처럼 소유욕, 우울감을 조절하는 신경을 이용한 마이다스 기술은 IT 산업은 물론 의료·제약 산업, 나아가 미용, 헬스케어 산업에도 적용할 수 있다"며 "4차산업 혁명 시대를 이끌어갈 미래산업은 바로 이 뇌를 조절하고 다스리는 기술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연구는 의료 분야에선 치매 연구에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김 교수는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쥐의 행동을 AI를 이용해 매크로로 분석한 뒤 치매행동 지도로 작성하니, 정상 쥐와 알츠하이머 쥐를 구분하는 데 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며 "이는 지금까지 자기공명영상(MRI) 같은 뇌 사진을 찍어야 진단이 가능했던 치매 진단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AI에 기반한 분석 시스템을 통해 치매행동 바이오마커를 발굴하면 새로운 치매 약물의 효과를 검증하는 임상실험에도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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