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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된 우체국 '택배'를 '소포'로 바꾸는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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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된 우체국 '택배'를 '소포'로 바꾸는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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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택배 노조 파업으로 홍역을 겪은 우정사업본부가 '우체국 택배' 브랜드를 20년 만에 없애고 '우체국 소포'로 변경하기로 했다. 소포는 현재 우체국에서만 쓰는 명칭으로 '택배'가 보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상황에서 돌연한 명칭 변경의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택배 노조 파업의 후폭풍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우정사업본부는 현재 사용 중인 '택배' 브랜드 명칭을 20년만에 '소포'로 변경한다고 30일 밝혔다. 소포는 1884년 근대우편제도가 도입되면서 일반편지, 등기우편과 함께 우체국에서 제공하고 있는 소규모 화물 운송 서비스의 공식 명칭이다.

우정사업본부는 민간 택배 서비스가 활성화될 무렵인 1999년 8월부터 방문 소포 접수 서비스를 시행했다. 2001년 2월부터는 '우체국택배'로 브랜드화했다. 2016년 2억1000만개에서 지난해 3억2000만개로 늘어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20년 만의 갑작스런 명칭 변경에 대해 우정사업본부 측은 우편법상의 공식적인 용어인 '소포'라는 이름을 사용하기 위해서라는 입장이다. 앞으로 우체국 BI(Brand Identity)를 '우체국소포'로 등록하고 관련 법령(32개), 각종 홍보문, 소포상자, 운송장, 차량 등에 사용한 명칭도 순차적으로 변경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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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우정사업본부는 최근 발생한 택배노동자들의 '과로사 방지 대책 마련 촉구' 파업에 우체국 택배 노동자들이 앞장서면서 곤욕을 치렀다. 우정사업본부는 약 3500여명을 특수고용직으로 위촉해 우체국물류지원단을 통해 관리하면서 택배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중 2500여명이 지난 9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된 전국택배노조의 파업에 참여했다. 120여명이 3일간 여의도 우체국 청사 로비를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이중 2명이 파업 종료 후 복귀 직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제2의 집회발 연쇄 감염'을 일으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사기도 했다.


우정사업본부 측은 특히 이미 우체국 택배 노동자에게 일반 민간회사보다 훨씬 더 나은 대우를 해주고 있는 상황에서 파업이 강행되자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민간택배기사는 주 6일 근무로 주 평균 72~84시간을 근무하며 하루 평균 분류작업 시간은 약 4시간이다. 반면 우체국 택배 배달원은 주 5일 근무로 주 평균 48~54시간을 근무하며 하루 평균 분류작업 시간은 2시간12분으로 훨씬 적다. 하루 평균 배달물량도 민간은 260개나 되지만 우체국 배달원은 190개로 70개나 적다. 또 우체국 배달원은 대리점 관리비가 없다. 민간택배기사는 매출액 13~15%를 내야 한다. 이에 따라 우체국 배달원의 수입이 월 60만원 가량 많다. 뿐만 아니라 우체국 배달원은 노사협정에 따라 1년에 1차례 하계휴가와 경조사 휴가가 보장되며 휴가시 배달물량은 우체국물류지원단에서 처리한다. 반면 민간택배기사는 휴가 및 대체 배달도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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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파업 도중 우체국 택배 물량 일부를 대신 처리했던 공무원 신분의 집배원들의 불만도 컸다. 민주노총 소속인 전국공공운수노조 민주우체국본부는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우정사업본부가 택배노조의 배송거부에 손쉽게 우체국 집배원을 희생양으로 활용해 배송거부를 무력화하고 집배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교섭 대표 노조인 한국노총 전국우정노조는 반대로 지난 9일 아예 "위탁계약 전면 해지하고, 민간영역 택배사업 폐지와 정규집배원 증원을 통해 자체적으로 물량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정노조는 특히 지난 14일 우정사업본부 측과 회의를 갖고 '택배'라는 브랜드 명칭을 '소포'로 바꾸기로 합의하는 한편 세종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청사에서 집회를 개최하는 등 공세를 펴기도 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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