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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기도 못 믿는다"…'수출'에 경고등 켜는 한은[BOK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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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올해 중 美 산업정책 관련 보고서 내놔
미국·반도체 수출 의존 한계 직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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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나라의 주요 경제성장 동력이 된 수출에 대해, 한국은행이 중장기적 지속성 측면에서 물음표를 던지기 시작했다. 미국 경제와 IT 경기가 좋으니, 수출이 부진한 내수를 상쇄하며 성장률을 견인할 거라고 목소리를 통일했던 한은이지만, 세계 무역 구조에도 변화가 생기면서 우리가 언제까지나 '효자 반도체'에 의존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 슬슬 경고등을 켜는 모양새다.


19일 한은에 따르면, 한은은 올해 이창용 총재의 주문으로 미국 산업정책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인데, 우리 수출에 미칠 영향을 시사할 가능성이 높다.

한은 조사국과 경제모형실은 지난주 발표한 '2024년 4월 경제상황 평가' 보고서에서 빠른 수출회복을 이유로 올해 경제성장률이 지난 2월 전망치인 2.1%를 상회할 수도 있다고 발표했다. IT경기와 미국경제의 여건이 상당히 회복됨에 따라 당분간 호조세를 이어갈 거라는 계산에서 나온 전망이다.


그러나 반대로 말하면 대(對)미 수출에 의존하는 현실이, 그것도 반도체에만 기대고 있는 우리나라의 상황이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인구 고령화로 민간소비는 앞으로도 회복이 어려운데, 수출마저 도와주지 않는다면 지금처럼 "부진한 내수를 수출이 상쇄할 것"이라는 표현마저 쓰지 못하는 시점이 온다. 국내 경제여건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중장기 시계에서 모니터링하는 한은 입장에서는 걱정스러운 상황이다. 한은 관계자도 "총재가 제조업 반등이 주는 착시를 지속적으로 경계하며 서비스업 발전 필요성을 강조해온 이유"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실제로 반도체가 견인하는 경제성장은 거시 차원의 숫자만 좋을 뿐, 실제 국민들이 체감하는 데는 상당 시간이 소요된다. 수출 중심 성장이 고용성장이나 소득 확대에 영향을 미치기까지는 시차가 꽤 있다는 점은 기업경기실사지수 등 지표로도 보이고 있고, 한은 내부적으로도 인지하고 있다. 김민식 조사국 조사총괄팀장은 최근 한은 블로그를 통해 "우리나라는 소규모 개방경제라 수출이 늘어남에 따른 경기 개선효과가 크기 때문에 앞으로 내수 부문으로의 긍정적 파급효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가계와 내수기업이 이 같은 경기개선의 온기를 체감하는 데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최근 1분기 대중수출액을 상회한 대미수출액 관련해서도 경고성 메시지를 담은 보고서를 냈다. 지금은 미국 경제가 좋아 우리나라도 덩달아 수출 성과를 내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수출 증대의 효과가 약화할 것"이라며 섣부른 안심을 경계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특히 올해 있을 미국 대선 결과와 그에 따른 산업정책의 향방에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 더 문제다. 보고서에 따르면 과거 미국은 한국에 대한 무역수지 적자폭이 커지거나 자국 산업 보호에 관한 여론이 고조될 때 각종 무역 제재를 강화한 사례가 있다. 미국 경기가 계속 좋아도 우리 수출 호조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다. 한은은 이 총재의 주문으로 올해 중 미국 산업정책에 관련한 보고서를 후속작 격으로 낼 계획이다.


허준영 서강대 교수는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대미 수출이 계속 잘 될 것인지, 언제까지 반도체에 기댈 수 있을지, 반도체 다음에 우리의 먹거리는 무엇일지를 생각할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이제까지 성장해온 경로를 보면 '철강→조선→자동차→전자→반도체'라 할 수 있는데, 부가가치 잘 나오는 산업 쪽으로 계속 옮겨갔다고 할 수 있다"며 "그렇다면 중장기적 이슈로 반도체 다음은 무엇인가에 대한 사람들의 의문이 점점 커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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