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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준의 여행만리]목련꽃비 내린 뒤 ‘쌀다리’에 피어난 하얀 벚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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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창 운치 있는 봄여정-이름도 이쁜 쌀다리 꽃길 지나면 덕천서원 화려한 벚꽃 장관

거창에는 덕천서원, 웅곡천, 병곡계곡 등 벚꽃명소들이 여럿있지만 한적하고 운치로 따지자면 용현정 쌀다리가 첫손가락에 꼽힌다. 돌다리에 앉아 흐드러지게 피어난 벚꽃을 보는 맛이 그만이다.

거창에는 덕천서원, 웅곡천, 병곡계곡 등 벚꽃명소들이 여럿있지만 한적하고 운치로 따지자면 용현정 쌀다리가 첫손가락에 꼽힌다. 돌다리에 앉아 흐드러지게 피어난 벚꽃을 보는 맛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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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덕천서원의 봄풍경

화려한 덕천서원의 봄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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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준의 여행만리]목련꽃비 내린 뒤 ‘쌀다리’에 피어난 하얀 벚꽃 원본보기 아이콘


아찔함이 상상을 초월하는 우두산 Y자형 출렁다리

아찔함이 상상을 초월하는 우두산 Y자형 출렁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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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빛으로 물들어가는 수승대관광지

봄빛으로 물들어가는 수승대관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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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덕산에서 내려다본 거창읍

망덕산에서 내려다본 거창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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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용준 여행전문 기자] 경남 거창의 봄은 이곳에서 시작되고 완성됩니다. 망덕산으로 가는 아주 깊은 골짜기에 위치한 덕천서원입니다. 몇 그루의 자목련이 꽃을 피우면 비로소 봄이 왔다고 거창사람들은 말합니다. 목련이 고개를 숙이면 그 뒤를 이어 벚꽃이 화려한 봄을 이어갑니다. 흩뿌려진 벚꽃잎이 호수를 적시고 그 호수에 비친 서원이 운치를 더하면 그렇게 봄날의 풍경은 절정으로 향해 달려갑니다. 그중 서원 앞 웅곡천 벚꽃터널은 핫스폿 중에도 가장 핫한 곳입니다. 또 있습니다. 이름도 이쁜 쌀다리는 벚꽃 명소 중에서도 운치있기로는 첫손가락에 꼽을만 합니다. 거창은 지리산, 덕유산, 가야산 등 해발 1000m가 넘는 산을 무려 20여개나 품고 있습니다. 산이 높고 깊은 만큼 도처에 계곡이 많습니다. 그중 최고는 월성계곡과 그 물줄기가 이어지는 수승대입니다. 원래 수송대(愁送臺)라 불렸으나, 조선 시대 이곳을 방문한 퇴계 이황이 아름다운 풍광에 걸맞은 이름을 붙여 수승대(搜勝臺)라고 불리게 됐다고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한 시절 내노라하는 고관대작들도, 후학에 전념하던 선비들도 이곳에서 풍류를 즐기며 여생을 보냈습니다. 그뿐인가요. 항노화힐링랜드를 품고 있는 우두산은 국내 최초 Y자형 출렁다리로 유명세를 누리고 있습니다. 무르익어가는 봄, 내노라하는 봄꽃명소를 피해 한적하면서도 운치있는 봄여행지를 찾아 거창으로 갑니다.


먼저 옛날 거창사람들의 소풍장소로 유명했던 웅곡천으로 간다. 거창읍내에서 5분여 달리자 웅곡천이 나타난다. 개천을 따라 난 길 옆 언덕위로 벚꽃에 가려 보일 듯 말 듯 한 덕천서원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망덕산 골짜기에 위치한 덕천서원은 아는 사람만 아는 벚꽃 명소다. 봄이면 서원 고택 마당마다 목련이 하얀 수를 놓고, 목련꽃이 하나 둘 고개를 숙이면 비로소 벚꽃 잔치가 펼쳐진다.

덕천서원은 단종복위를 꾀하다 사사된 세종의 여섯 번째 아들 금성대군과 충장공(忠壯公) 이보흠(李甫欽)을 기리는 곳이다.

서원 안으로 발을 들이자 벚나무에 둘러싸인 조그마한 호수가 한 폭의 그림처럼 서원을 담아내고 있다. 알록달록 봄을 담은 물그림자가 춤을 추기시작한다. 바람이 불어오자 호수에 떨어지는 연분홍 꽃비에 취해 절로 감탄사를 연발한다.


그야말로 꽃대궐을 연상케 하는 봄의 덕천서원은 어디에서나 인생사진을 건질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길과 서원을 잇는 웅곡천 돌다리를 빼놓을 수없다. 아는 이들만 찾아왔다는 이곳이 몇 해전부터 조금씩 붐비기 시작했다. 이 돌다리를 찍은 벚꽃 사진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퍼져나가면서 부터다. 돌다리에 서서 나만의 벚꽃 인생샷을 남기고 싶다면 사람이 덜 붐비는 이른 시간에 찾아가는 것이 좋다.


서원에서 차로 20분가량 떨어진 고학리 병항마을 '쌀다리' 또한 뛰어난 벚꽃 풍경을 품고 있다. 한 사람이 넉넉하게 지나갈 만한 돌다리 위로 축 늘어진 벚꽃가지는 묘한 풍경을 자아낸다. 돌다리를 건너 정자아래에선 나들이 나온 가족이 꽃놀이를 즐기고 있다.

쌀다리로 불린 이야기 한토막을 하면 이렇다. 고학리 서쪽은 함양군 안의면으로 3번국도 옛길은 조선 시대에 한양으로 가는 삼남 대로였다. 그래서 이곳에 다리가 없던 시절에는 오가는 길손들이 불편을 겪었다. 이에 1758년 오성재, 성화 형제가 백미 1천섬을 내놓았다. 그리고 큰 돌을 구해 석공에게 돌을 다듬게 하고 3일 동안 운반해 다리를 놓았다. 그렇게 만들어진 쌀다리는 이제 정자를 오가는 다리로만 이용되고, 벚꽃이 필때면 한 사람씩 다리에 서서 아름다운 풍경을 남기는 곳으로 변했다.


거창 봄 풍경의 또 다른 매력은 벚꽃이 질 무렵 만발하는 수양벚꽃길이다. 아직 새순을 달고 있지만 월성계곡에서 병곡계곡으로 가는 길옆으로 줄지어 선 수양 벚꽃나무가 봄을 화려하게 마무리 한다.


월성계곡 길에는 거창에서 가장 유명한 '수승대'가 있다. 수승대의 본래 이름은 수송대(愁送臺)였다. 수승대 자리가 삼국시대에 신라와 백제의 접경이었는데, 바위 앞에서 신라로 가는 백제 사신을 근심으로 보냈다 해서 근심 수(愁)자에 보낼 송(送)자를 썼다. 이름을 바꾼 이는 퇴계 이황이다. 장인 회갑에 거창의 처가를 찾아온 퇴계는 말로만 듣고는 무슨 그런 우울한 이름을 쓰느냐며 시를 지어 바꿔 부른 이름이 수승대(搜勝臺)였다. 새 이름에서 찾을 수(搜)에다 경치가 좋다는 뜻의 이길 승(勝)자를 썼으니 명승지를 찾았다는 뜻이겠다.


수승대 앞 너럭바위에는 옛 선인들이 남긴 글씨로 빼곡하다. 벼루를 갈던 바위라는 뜻의 연반석과 붓을 씻던 자리인 세필짐, 막걸리를 마셨다는 장주갑 등. 새겨진 글씨 중에는 유독 임씨와 신씨의 이름이 많은데, 대부분은 이 주변에 터를 잡았던 퇴계 이황과 교유하던 임훈과 신권의 후손들이다.


진달래와 벚꽃이 반기는 수승대 계곡을 따라 오르자 구연서원과 관수루가 눈에 들어온다. 서원 마당에는 산고수장(山高水長)이라는 큼직큼직한 글씨를 지고 있는 거북 비석이 있고, 서원 앞에는 수령 400년의 은행나무가 우뚝 서 있다.


구연교 다리를 지나면 요수정(樂水停)이라는 정자다. 신권 선생이 풍수를 즐기고, 때로는 제자를 가르친 곳이다. 정면 3칸, 측면 2칸의 규모로 자연암반을 그대로 초석으로 이용했다. 정자의 마루는 우물마루 형식이고 사방에 계자 난간을 둘렀다.


수승대를 나와 최근 거창에서 가장 핫한 우두산 Y자형 출렁다리를 찾아간다. 빼어난 풍광이 유별나게 아름다워 별유산으로 불리는 우두산은 기기묘묘한 암봉이 상상 속 무릉도원을 연상케 할 만큼 신비롭다. 이곳에 천혜의 산림환경을 활용한 항노화힐링랜드가 있다. 이름대로 치유가 주 목적으로 조성된 곳이다. 힐링랜드에서 유명한건 우두산 세 봉우리를 연결하는 Y자형 출렁다리다. 3개의 다리가 교각이 없이 공중에서 만난다.


출렁다리의 매력은 역시 아찔한 스릴이다. 걸어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일단 느낌적으로 지탱해주는 뭔가 없다는 생각에 아찔함은 배가 된다. 바닥이 숭숭 뚫린 격자형 강철 바닥을 지날때마다 오금이 저려온다. 다리에 서서 주변을 둘러보자 우두산의 기암 절경과 무르익어 가는 화려한 봄날의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거창=글 사진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un21@


◇여행메모

△가는길=수도권에서 가면 경부와 중부고속도로를 이용해 비룡JC에서 대전통영간 고속도로를 갈아타 함양IC를 나온다. 이어 광주대구고속도로 대구방면으로 가다 거창IC를 나와 읍내를 지나 장팔리 방면으로 가면 서원이 지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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