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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남방 K금융] 홍콩 금융시장 빅리그 노크중인 신한은행

최종수정 2019.12.18 14:17 기사입력 2019.12.1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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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은행업이라는 게 결국 돈 장사가 아닙니까. 아시아쪽 이머징 마켓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자금 수요가 커지는데, 그 조달창구 역할을 하는 곳이 홍콩입니다. 중국 역시 홍콩에서 역외 자금을 조달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호주까지도 자금 조달을 위해 홍콩을 찾습니다."


지난달 25일 홍콩 ICC(International Commerce Center) 신한은행 지점에서 만난 신유식 신한은행 홍콩 본부장은 국내 은행 해외 점포 가운데 홍콩 지역이 유달리 실적이 좋은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실제 홍콩은 최근 수년간 국내은행 해외 점포 가운데 가장 큰 이익을 얻는 곳 지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홍콩은 미국 뉴욕, 영국 런던과 함께 세계 최대 규모의 금융중심지다. 고속성장을 거듭해왔던 아시아 지역의 국제금융센터 역할을 해왔던 데다, 중국 진출의 관문 역할까지 맡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홍콩은 영국으로부터 중국에 반환된 이후, 중국의 자금 조달 창구 기능을 하고 있어 금융권이 주목해왔다. 가령 역외 위안화 자금 결제의 72.3%가 홍콩에서 이뤄졌다. 뿐만 아니라 중국은 선강통(深港通, 선전-홍콩 주식시장 교차거래), 후강통(?港通, 상하이-홍콩 주식시장 교차거래) 등 홍콩을 이용해 자본시장을 개방해왔다. 이외에도 홍콩에서는 딤섬본드(홍콩 내 위안화 채권)를 통해 해외자금이 중국에 유입하는 역할을 맡기도 했다.

신유식 신한은행 홍콩지점 본부장

신유식 신한은행 홍콩지점 본부장



이처럼 홍콩에 자금이 몰리다 보니 국내은행 해외지점 가운데 홍콩의 수익성이 높다. 은행 해외점포 자산규모로 보면 가장 큰 중국의 경우 지난해 자산규모가 264억3000만달러지만 당기순이익은 1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홍콩은 자산규모는 154억2000만달러지만 당기순이익은 1억700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이처럼 국내은행들이 홍콩에서 많은 돈을 벌어들이고 있지만, 글로벌 IB 등이 즐비한 홍콩 금융시장에서 한국계 은행들의 위상은 그렇게 높지 않다. 메이저리그보다는 마이너리그에 속해 있다는 것이 냉정한 상황 분석이다.


신 본부장은 "홍콩 글로벌 IB들이 모두 RM(relation manager)을 통해 소싱한 딜이 있으면 그 하위 파트너로 참여하는 수준"에 머문다고 봤다. 글로벌 IB은행들이 신디케이트론(다수의 은행이 일정 금액을 차입해주는 중장기 대출)을 주선하면, 한국계 은행들은 여기에 참여하는 식이다.

신한은행 홍콩지점은 '그들만의 리그'와도 같았던 홍콩 금융시장의 주류에 합류하기 위해 부단히 노크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의 결과 신한은행 홍콩지점은 홍콩부동산포트폴리오에 참여하기도 했다. 신 본부장은 "홍콩에서 이뤄지는 부동산 딜의 경우 금액이 들어가면 금방 들어가야 한다"면서 "이런 종류의 딜은 빨리 결정을 못 내리면 참여를 할 수 없었는데, 이러한 딜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런 종류의 딜은 일종의 클럽딜처럼 네트워크를 통해 운영되는데, 한번 플레이어가 되면 계속 참여할 기회가 열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런 성과가 가능했던 것은 그동안 신한은행 홍콩지점이 '레벨업'을 위한 노력을 활발하게 펼쳐온 덕이다. 지난해 11월 이후 신한은행 홍콩지점은 투자금융과 상업은행 업무를 병행하는 유니버셜 뱅킹이 됐다. 원래 홍콩에는 현지법인인 신한아시아와 신한은행 지점이 나뉘었는데 이 둘을 통합한 것이다. 현지 법인의 경우 동일인 여신한도 등의 제약에 걸려 투자 한계가 제한되다보니, 그동안 법인과 지점으로 나뉘었던 구조를 지난해 통합하면서 자본력 등을 키웠다.


이외에도 신한은행 홍콩지점은 자체 심사역을 갖춰, 2000만달러 이하의 대출 건 등에 대해 자체 전결로 사업에 뛰어들 수 있도록 했다. 그 이상 금액의 딜에 대해서도 심사역들이 먼저 검토한 뒤 의견을 담아 본점에 넘긴다. 신한은행 홍콩지점 관계자는 "한국에서 보는 것과 홍콩 현지에서 보는 것은 다르다"면서 "홍콩 지점에 자체 심사역을 둔 것은 신한은행의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신 본부장은 "다른 대형은행이 소싱한 딜에 한국계 은행들이 참여하는 수준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자체 고객 베이스를 갖춰, 소싱에 나설 수 있어야 한다"면서 "동남아 등지에서 한국계 은행들과 협업을 하면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홍콩=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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