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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빨리빨리보다 원칙이 필요한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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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빨리빨리보다 원칙이 필요한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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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김포국제공항 국내선에서는 위탁수하물 검색이 늦어지며 대부분의 항공기가 늦게 출발하는 일이 발생했다. 수요일이었던 이날 단체관광을 가는 여행객들이 많았다. 이 중 수학여행을 떠나는 학생들의 수하물에서 스프레이와 에어로졸 등 인화성 물체들이 발견되면서 수하물을 개봉해 확인하는 개봉검색 등이 실시됐다.


당시 수하물 검사실은 난리가 났다. 수하물 확인이 늦어지면서 컨베이어벨트가 멈추기도 했다. 또 위탁수하물이 항공사 발권카운터 앞에 줄지어 놓여 있기도 했다. 한국공항공사가 부랴부랴 내부 인원을 지원하고 검사 장비도 추가로 투입했지만 혼잡한 상황이 이어졌다. 결국 국내선 출발 항공편 169편 중에서 142편이 지연됐다. 이로 인해 승객이 먼저 출발하고 짐은 나중에 따로 갖다주는 상황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예전이었으면 이렇게까지 발생할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공항공사가 보안·검색을 강화하면서 이번 일이 일어났다. 즉, 원리·원칙대로 하자마자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빠른 처리를 통한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아닌 원리·원칙을 통해 안전을 더 중요시하겠다는 걸로도 볼 수 있을 거다.


한국은 '빨리빨리' 문화를 선호한다. 뭐든지 빨리빨리 일을 처리해 결과를 보고 싶어한다. 또 이렇게 하면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만 없으면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빨리빨리의 부작용을 너무 많이 경험했다. 1970년 와우아파트 붕괴, 1993년 서해훼리호 침몰, 1994년 성수대교 붕괴, 2014년 세월호 참사 등 모두 빨리빨리를 통해 효율을 극대화하려다가 일어난 참사다.


지금도 빨리빨리의 부작용은 진행형이다. 불과 최근에만 하더라도 배달대행업체 라이더의 목숨을 건 배달로 사망하는 경우가 있었고 또 화정 아이파크 붕괴 등의 사건이 있었다. 꼬리물기로 인한 교통체증은 입 아프다.

하지만 이제는 바뀔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는 카페에 노트북이나 지갑 등을 놔둬도 도난당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 그런 나라에 살고 있다. 또 코로나19 기간에 진행된 사회적 거리두기도 자발적으로 잘 참여했다. 그만큼 시민의식이 성장한 나라다. 이제는 조금은 늦더라도 원리·원칙을 지켜 모든 분야에서 단단해지는 그런 나라가 되기를 바란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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