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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정비사업 돌아보기 <3> 전세가 상승효과와 시기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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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무 /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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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시장의 취임과 함께 서울시내 정비사업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그러나 서울시 아파트 가격 재급등에 대한 우려와 함께 정비구역 내 기존 주택의 단기적인 멸실에 따른 주변지역 전세가 앙등에 대한 피할 수 없는 우려도 다시 상기되어질 것이다. 정비사업을 꼭 진행해야 하는지 자괴감이 들 정도로 산 넘어 산이다. 그래도 그런 단기적인 허들들을 넘어서야 몇 년 뒤 시민들이 원하는 위치에 원하는 주택들이 대량 입주하여 주택 가격과 전세가도 안정되는 시기를 맞게 될 것이다.


필자가 학교로 옮겨가면서 2001년 처음으로 외부 연구용역 책임을 맡았던 과제가 강남구의 재건축사업에 따른 전세가 상승효과 분석이었다. 당시는 1980년도 전후로 지어진 저밀도 아파트단지들의 재건축 바람이 불고 있었고, 서울시는 전세가 앙등을 우려하여 재건축 인허가 확대에 부정적이었다. 강남구는 관내 저밀도 아파트단지들의 재건축 요구를 일부 수용하여 우선순위가 높은 2개 단지 도합 5000가구 정도의 멸실이 초래하는 관내 아파트 전세가 상승효과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합리적인 증거를 제시할 수 있어야 했다.

결과적으로 도출된 전세가 상승효과는 2% 정도였고, 다세대주택 공급 확대 시 그 효과가 반감된다는 분석 결과가 제시되었다. 하지만 강남구와의 다툼의 결과 서울시의 선택은 재건축에 대한 직접적인 시기 조정이었다. 강남구에서는 도곡주공아파트(현 도곡렉슬)만이 재건축 인허가를 받을 수 있었고, 재건축 시기 조정은 관련 자치구들에 시차를 두고 2000~3000가구씩 순차적으로 나누어 주는 게임으로 변질되었다. 그러나 순차적인 시차가 늘어진 관계로 서울시내 아파트 인허가 물량을 급격히 감소시키는 결과가 초래됐다. 아이러니하게도 2002년 중반부터 다세대주택 공급 급증으로 아파트 전세가 하락세가 초래되고 이는 2005년 초반까지 이어졌다.


정비사업의 전세가 앙등효과에 대한 두 번째 논란은 서울시 뉴타운 지정이 과도하게 이루어지고 나서 2000년대 후반 비아파트의 전세가 앙등 시기에도 발생했다. 2008년도 서울시는 뉴타운사업에 대한 재평가를 통해 향후 방향성을 잡고자 했다. 필자도 해당 태스크포스에 참여했고, 전세가 불안효과를 측정하는 방법론을 제시하는 역할을 했다. 참여가 소홀하던 사이 가재울뉴타운 3구역의 구역지정으로 4%, 인허가로 5%, 관리처분으로 14% 서대문구 비아파트 전세가를 앙등시켰다는 분석 결과가 보고됐다. 어이없는 결과였지만 관련 그래프가 기사화되고, 시민단체가 적극 인용하면서 뉴타운사업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굳히는 데 일조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해당 분석을 끝까지 못 챙긴 게 후회스러워 동일한 자료로 다시 분석하여 그 결과를 학술논문으로 출간했다. 이전 분석은 서울시 전체의 효과를 통제하지 않은 심각한 오류였다. 재분석 결과는 단일 재개발구역의 진행은 해당 자치구의 비아파트 전세가를 2% 정도 추가 상승시키고, 그 효과도 실질적인 멸실이 발생하는 관리처분 시점 이후 반년 남짓 기간에 국한되어 있을 뿐이다.

이번에도 동일한 논란이 반복될 것이다. 지나친 두려움으로 정비사업의 과도한 시기 조정이란 축소지향적인 선택이 아닌, 연관된 입주물량과 시점을 적극적으로 고려하여 확대 재생산이 가능한 구도를 짜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시점이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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