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광장]위기의 항공산업 해법찾기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윤문길 한국항공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항공산업의 위기는 모든 사람이 공감하고 있다. 코로나19의 극복을 위한 백신 및 치료제에 대한 희망적인 소식이 전해지지만 아직도 항공시장의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매우 큰 것이 사실이다. 이대로 가면 우리나라의 항공산업 기반이 와해되어 모두가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 공감하고 있다.

우리나라 항공산업은 코로나19 위기 이전에 이미 구조개편의 필요성이 인식되고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사업자 중심의 구조개편이 미루어졌고, 항공수요의 침체로 항공사의 유동성 위기가 지속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급기야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신용도 유지를 위해 소액주주의 반발에도 3대1 균등감자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채권단이 책임을 가지고 아시아나항공의 회생을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고, 5년전 아시아나항공의 워크아웃 성공을 다시 한번 기대하게 했다.


이 와중에 산업은행 주도로 대한항공에 의한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발표됐다. 국적항공사의 규모 확대를 통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세계적 항공사로 거듭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명분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발표된 구상에 대한 실현 가능성은 불확실하다. 코로나19 이후의 항공시장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더구나 항공시장의 구조조정이 시장기반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국책은행 주도로 이루어지는 점이 우려스럽다. 정부가 산업은행의 투자를 이용해 민간기업의 경영에 직접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있어, 정부의 정책방향에 따르지 않으면 언제라도 경영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국민연금의 투자회사 의결권 행사에도 제한을 두고 있지만, 이번 산업은행의 투자에 대한 의결권 행사 제한에 대해서는 어떠한 것도 알려진 바가 없어 정부의 경영간섭 위험이 더욱 크다 할 수 있다.

항공산업 구조개편은 국가경제 및 국민 편익에 부합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이번 항공산업 구조개편은 채권단의 안전한 채권 회수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두 국적 항공사의 합병으로 인한 시장지배력과 시장독점에 따른 경쟁제한, 소비자인 국민의 편익 등에 대한 대안 설계 없이 투자자금 규모와 방법만 고려된 전형적인 금융시장의 논리를 기반으로 한 구조조정 방안이다. 코로나19 이후 항공수요 회복이 늦어지는 경우 통합되는 항공사 모두 동반 위험에 빠질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항공산업의 구조조정은 정부, 산업계, 학계 모두에서 공통적으로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그 방법이 채권회수를 위한 방편이 아니고 항공산업의 경쟁력 제고와 소비자인 국민의 편익 증진,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정부의 역할은 기업경영에 개입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 논리에 의한 구조개편이 이루어지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다. 아울러 다양한 지혜를 모아 항공산업의 위기를 조기에 극복할 수 있도록 항공정책 부서의 보다 책임있고 능동적인 역할이 필요할 때이다.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하이브-민희진 갈등에도…'컴백' 뉴진스 새 앨범 재킷 공개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국내이슈

  • 때리고 던지고 휘두르고…난민 12명 뉴욕 한복판서 집단 난투극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해외이슈

  • [포토] '벌써 여름?'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포토PICK

  •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