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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3억원과 대주주 그리고 개미

최종수정 2020.10.13 11:45 기사입력 2020.10.13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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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정부가 주식 양도차익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현행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놓고 연일 논란이 뜨겁다.


소득세법 시행령에 따라 내년부터 주식 양도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의 주식 보유액 기준이 기존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아진다. 대주주 요건은 가족 합산을 기준으로 해 친가ㆍ외가 조부모, 부모, 자녀, 손자ㆍ손녀 등 직계 존비속과 배우자 등이 보유한 주식을 모두 합산한다. 올해 연말 기준으로 대주주가 내년 4월 이후 보유 종목을 팔아 수익을 낼 경우 22~33%의 양도세가 부과된다.

지난 7~8일 진행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대상 국정감사에서는 대주주 3억원 요건을 둘러싼 정부와 여야간의 뚜렷한 온도차가 나타났다. 여야는 대주주 요건을 3억원으로 낮추는 것을 유예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지만, 정부는 가족 합산을 개인별 과세로 바꾸는 것은 검토하겠지만 3억원으로 낮추는 안은 그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개인투자자들은 들끓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홍남기 기재부 장관 해임을 강력히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에 1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대주주 3억원에 대한 폐지 또는 유예에 대해 반대입장을 고수하는 기재부 장관의 해임을 강력히 요청한다"면서 "동학개미들의 주식 참여로 어려운 경제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코스피는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 상황에 이전 정권에서 수립된 대주주 3억원 요건에 대해 국민의 여론과 대통령의 개미투자자들의 주식참여 열의를 꺾지 말라는 당부에도 기재부 장관은 얼토당토않는 대주주 3억원 규정을 고수하려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폭락했던 증시를 수렁에서 끌어올린 것은 전적으로 개미의 힘이었다. 올들어 전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약 57조원을 순매수하며 증시 상승세를 떠받쳤다. 반면 같은 기간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28조원씩을 팔아치웠다.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증시가 어려운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며 코스피를 2400선, 코스닥 870선 위로 끌어올려놨는데 정부가 세금을 물리겠다고 하니 분통이 터질 수밖에 없다. 특히 3억원이 대주주라는 점도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3억원이 적은 금액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대주주라고 하기엔 너무 낮은 기준이라는 지적이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주식시장 과세제도 개선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ㆍ영국ㆍ독일ㆍ프랑스ㆍ일본ㆍ호주ㆍ한국 등 7개국 중 대주주 기준을 특정 종목의 주식 보유액으로 설정한 나라는 우리나라 뿐이다. 일본은 특정 종목 지분율이 3% 이상인 주주를 대주주로 분류해 손익통산 후 종합과세를 적용한다. 금액상 대주주 기준은 없으며 기준 적용 시에도 우리나라와는 달리 직계존비속과 같은 특수관계인 지분을 포함하지 않는다. 독일은 지분율이 1% 이상인 개인 투자자에 대해서는 주식 양도차익을 사업소득으로 간주해 세금을 매긴다.

대주주 요건이 완화되면 연말 증시의 불확실성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에도 주식 보유가 많은 개인투자자의 경우 대주주 요건을 피하기 위해 연말에 주식을 대거 매도해왔다. 올해는 대주주 요건이 낮아지는 만큼 매도 물량이 대거 풀릴 것으로 우려된다. 이 같은 우려가 현실화될 조짐이 벌써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순매수 행진을 이어왔던 개인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1조원을 순매도했다. 올해 강세장을 지탱해온 개인의 이탈이 연말까지 이어질 경우 간신히 안정을 찾은 증시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정부는 대주주 요건을 낮춰 주식 양도소득세를 부과하기 위해 개인투자자들을 밀어내고 증시 안정을 뒤흔드는 것이 과연 소탐대실은 아닌지 생각해볼 때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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