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코로나19 재확산에 올해 경제성장률 '0.2%→-1.1%' 대폭 하향 조정"

KDI 경제전망 9월호

KDI "경제성장률이 더 낮아지고 경기 회복도 지체될 가능성이 높아져"
올해 민간소비 -4.6%·수출 -4.2%·취업자 -15만명·실업률 4.0% 전망

'KDI 5월 경제전망'상 시나리오별 코로나19의 GDP 경로에 대한 영향.

[세종=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올 5월 올해 한국 경제가 플러스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던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결국 마이너스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8일 KDI는 경제전망 9월호를 통해 '2020년에 민간소비와 수출이 크게 위축되며 -1.1%의 역성장을 기록한 후, 2021년에도 경기 회복이 제한된 수준에 그치면서 3.5% 성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앞선 5월 당시 0.2%로 제시했던 올해 성장률을 -1.1.%로 1.3%포인트 낮춰 잡은 것이다. KDI가 경제성장률을 수정한 것은 2008년과 2009년, 2012년 등 총 3번 뿐이다.

KDI는 "최근 우리 경제는 코로나19가 빠르게 재확산되면서 경제성장률이 더 낮아지고 경기 회복도 지체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지난 5월 KDI 경제전망에서 전제한 기준 시나리오보다 하위 시나리오와 유사하게 전개되고 있어 우리 경제의 2020년 성장률도 기준 시나리오상의 예상(0.2%)을 큰 폭으로 하회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앞선 전망 당시엔 기준 시나리오로 코로나19의 확산이 국내에서는 상반기부터, 전 세계에서는 하반기부터 둔화될 것으로 전제했었는데 하반기에 들어 코로나 확산세가 오히려 가속화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 간의 첨예한 대립도 두 국가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성장에 추가적인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했다.

코로나19 확산이후 가장 빨리 회복세를 보였던 민간소비는 다시 위축되고 있다. 대면접촉이 많은 서비스부문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정부정책 영향의 축소로 소비재도 조정되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KDI는 '코로나19의 확산세를 감안할 때 감염 우려로 소비활동이 제한된 가운데 경기 부진에 따라 소득도 감소하면서 민간소비가 단시일 내에 개선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도 모두 증가세가 둔화됐다. 다만 대규모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한 정부지출의 확대가 민간수요 급감에 따른 경제성장률 하락을 일부 완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민간소비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대면접촉이 많은 서비스소비를 중심으로 소비활동이 제한된 가운데 경기 부진에 따라 소득도 감소하면서 2020년에 -4.6%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2021년에도 소폭 반등(2.7%)하는 데 그칠 것으로 봤다. 설비투자는 코로나19의 충격에도 불구하고 작년의 기저효과와 글로벌 반도체수요의 회복 등으로 2020년(4.2%)과 2021년(4.8%)에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투자는 2020년에 토목부문이 사회간접자본(SOC)을 중심으로 개선되면서 1.1% 증가하고, 2021년에는 건축부문도 회복세를 보이며 3.1%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크게 위축됐 있으나 최근에는 주요국에서 경제활동을 재개함에 따라 부진이 부분적으로 완화되고 있다. 해외에서는 코로나19의 빠른 확산세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강화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향후 감염병 확산으로 각국의 의료체계가 한계에 도달하고 인명피해가 확대될 경우 방역조치의 강화는 불가피해 우리 수출의 회복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KDI는 봤다.

수출은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크게 위축된 후 2020년 하반기부터 상품부문을 중심으로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고용시장은 다시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취업자 수가 대면접촉이 많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큰 폭으로 감소한 후 5월부터는 고용 부진이 일부 완화되기도 했지만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고용시장이 다시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결국 취업자 수는 대면접촉이 많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고용시장이 위축되면서 2020년에 15만명 감소한 후, 2021년에는 경기 부진이 완화되며 15만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업률은 2020년(4.0%)과 2021년(4.1%)에 2019(3.8%)보다 소폭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KDI 관계자는 "대내외에서 코로나19의 높은 확산세가 지속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더욱 강화될 경우 경기하락의 폭이 더 커지고 경기 회복도 더 느리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며 "경제상황을 감안할 때 당분간은 코로나 위기를 견뎌내고 경제?사회 시스템을 유지하는 데 중점을 두고 경제정책을 운용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