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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영의 도시순례]코로나19가 가져오는 도시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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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영의 도시순례]코로나19가 가져오는 도시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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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말 부터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은 중국과 우리나라를 거쳐 유럽, 미국을 강타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약 38만명의 확진자와 1만6000명 이상의 사망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러한 기세는 당분간 더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과거 개도국 및 극빈국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됐던 대규모 감염병이지만 코로나19의 경우 선진국을 중심으로 큰 타격을 입히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은 전세계 경제를 휘청거리게 하고 있으며, 주식 및 금융시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은 제로금리와 무제한 양적완화를 선언하는 등 모든 카드를 총동원하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이동과 활동의 제약은 전 세계 실물경기를 최악의 상황으로 밀어넣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은 많은 일상의 풍경을 바꿔놓고 있다. 사람들은 한곳에 모이는 것을 두려워하게 됐으며, 가급적 비접촉으로 일을 해결하는 것을 선호하게 됐다. 비인간적이라 간주됐던 키오스크를 비롯한 비대면 접촉이 권장되고 있으며, 각종 회의나 모임 등도 줌(Zoom)과 같은 온라인 화상회의로 전환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몇 년간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던 공유경제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누가 사용했는지 모를, 그리고 어떻게 관리되는지에 대한 의문은 예전부터 제기돼 왔으나 이번 사태를 계기로 확고하게 자리잡게됐다.

키오스크 등 비대면 접촉권장
폭발적 성장세 공유경제 타격

코로나19은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의 모습 역시 크게 바꿔놓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가장 크게 예상되는 변화는 사무용 및 상업용 건축물에 대한 수요감소이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인터넷과 고속통신망의 보급이 본격화되면서 기존의 업무용 공간의 수요는 줄어들고, 사람들은 대도시를 선호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21세기 들어 급속하게 진전된 IT산업의 발전은 예상과 달리 대도시로의 인구집중을 더 가속화 시켰으며, 새롭게 등장한 IT기업들은 실리콘밸리와 같이 특정한 지역에 집중되면서 집적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주력했다. 이와 더불어 2000년 이후 진행된 세계화의 확산은 전 세계적으로 많은 중산층을 만들어냈으며, 이들로 인한 소비수준의 향상은 대규모 몰과 같은 상업용 공간에 대한 수요를 가져왔다. 이러한 결과에 따라 세계의 주요 대도시들은 번쩍이는 고층건물, 그리고 화려한 상업용 시설을 보유하게 됐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이러한 흐름을 일거에 반전시켰다. 급작스러운 감염병의 확산에 따라 실시되는 재택근무를 통해 많은 기업과 사람들은 상당수 업무가 공간과 관계없이 수행될 수 있음을 알게 됐다. 특히 태어날 때부터 각종 IT기기와의 접촉이 많았던 밀레니얼 세대의 경우 이러한 업무형태의 전환을 더 환경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사무실의 유지가 과연 필수적이며, 비용효율적인가 하는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했고, 향후 업무용 공간에 대한 수요는 감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상업용 공간 역시 인터넷 구매의 확대에 따라 기존 공간의 유휴화가 나타나고 있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한 배달의 확산은 이러한 추세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가정간편식과 밀키트의 보급, 그리고 새벽배송의 확대는 바꿔놓고 있었는데 코로나 19는 이를 더 빠르게 만들고 있다.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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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변화는 교통망의 변화다. 많은 인구가 모여살고 있는 대도시는 교통체증에 시달려왔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지하철과 같은 대량 운송수단을 도입해왔다. 지하철 등의 대중교통 수단은 통근시간의 감축은 물론 승용차 운행을 감소시킴으로서 에너지의 절약, 더 나아가서는 온실가스 배출을 가져오는 긍정적 수단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주택가격의 상승 역시 통근시간의 증가에 따른 직주근접 수요의 증가가 한 원인으로 인식되면서 국가 차원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철도 위주의 교통망 구축이 진행되고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대중교통은 필연적으로 좁은 공간에 다수의 인원이 이용하게 됨으로서 코로나19와 같은 호홉기 감염병의 전달경로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아직까지 확인되고 있지는 않지만 뚜렷한 접촉없는 감염의 경우 대중교통이 원인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공간 관계없는 재택근무 확산
대중교통 기피하는 현상 생겨
중국 의존 산업 탈피 필요성 대두

이러한 상황의 변화에 따라 사람들은 다시 승용차와 같은 개인화된 교통수단의 이용을 선호하게 됐다. 장거리 이동의 경우에도 힘이 들지만 자신의 차량을 이용하고자 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이와 같은 경향의 변화가 지속될 경우 도시공간구조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지하철 등의 대중교통수단 이용없이 도보나 자전거 등으로 출근할 수 있을 정도의 더 높은 직주근접 경향이 나타날 수도 있으며, 반대로 차량 이용의 선호가 증가할 경우 도시의 확산이 다시 일어날 수도 있다. 직주근접 경향의 강화는 도심지 부동산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반대로 도시확산이 선호될 경우 신도시를 비롯한 외곽 주거지역이 다시 각광받게 된다.


세 번째 변화는 글로벌 산업구조의 변화에 따른 도시의 변화이다. 코로나19를 통해 세계 각국은 중국을 중심으로 한 공급망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음을 인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태가 일단락 된 이후 각국은 공급망의 다변화는 물론 신뢰할 수 있는 주변지역으로 이를 옮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주요국들은 자국내 산업기반 유지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절감했으며, 이의 유지와 확보는 비용과 효율의 문제가 아닌 생존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요인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산업구조의 재편이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따라 기존의 쇠퇴한 산업도시들이 다시 부활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도 있으며, 주거와 상업 위주로 변모한 대도시들이 과거와 같이 산업기능을 겸하는 형태로 전환될 수도 있다.

대한민국의 경우 지난 70년간 수많은 격변과 어려움을 겪어온 관계로 코로나19 역시 또 하나의 극복할 난관으로 국민들은 생각한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상을 위협하는 급박한 변화와 충격을 겪어보지 못한 유럽과 미국의 국민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엄청난 충격을 받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보건 및 의료시스템에 대한 재정비와 변화가 예상되지만 향후 그 단계를 넘어 보다 근본적인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며, 도시 역시 그 영향의 범주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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