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전달 속도가 늦다는 것으로 조선업계의 업황 온도차를 충분히 설명하기는 어렵다. 선박 수주가 회복세로 접어들었지만 호황기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전 세계 선박 수요량이 호황기의 25%에 불과하고 클락슨 신조선가지수(신규 건조 선박가격지수)가 상승세지만 이 역시 2008년 최고치의 절반 수준이다. 지난해 세계 해운 시황을 대표하는 발틱운임지수(BDI) 평균치는 최고치였던 2008년 5월(1만1793) 대비 크게 낮은 1352에 불과했다.
중국 조선산업 생태계의 일원이 되기 위해서는 에이전트와의 관계 형성이 매우 중요하다. 중국의 국유 조선그룹은 산하에 기자재 조달을 위한 무역회사를 운영하며, 이 기업이 그룹사 산하 조선소에 대한 조달을 담당한다. 일반적으로 신조선, 선박엔진, 수리조선 등으로 구분되며 분야별로 전문 에이전트들이 존재한다. 최초 상담부터 기술 협의, 계약까지 에이전트-조선소-공급 기업 3자 체제로 진행되고 에이전트가 중간에서 상당한 역할을 한다. 우리 기업들은 에이전트를 단순히 커미션을 챙기는 중개인으로 볼 것이 아니라 함께 시장을 개척하는 사업 파트너로 인식하고 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비즈니스 성사를 위해서는 조선소나 선박엔진 공장을 자주 방문해 책임자와 얼굴을 익히고 친숙해져야 한다. 가격과 기술력만으로는 답을 찾을 수 없는 소위 '관시(關係)'가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이 중국 시장이기 때문이다. 중국어에 얼굴을 익혀서 친숙하게 한다는 '훈거리엔슈'라는 말이 있다. 자주 봐서 얼굴을 익히고 친해지는 것은 인정(人情)이 크게 작용하는 중국시장에서 비즈니스 성사 가능성을 높인다.
문제는 우리 조선기자재 기업들이 중국 선주 기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영업력이 제한돼 있어서 중국 선주시장에 진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KOTRA 다롄무역관은 올해부터 중국 선주를 대상으로 우리 조선기자재의 인지도를 높이는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김명신 KOTRA 다롄무역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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