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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학종 실태조사, 정시확대 명분쌓기?

최종수정 2019.11.06 11:10 기사입력 2019.11.06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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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백범 교육부 차관이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학생부종합전형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박백범 교육부 차관이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학생부종합전형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이상할 게 하나도 없죠. 공부 잘 하는 애들이 특목고나 자사고에 많이 몰려있는데, 주요 대학에 더 많이 합격한다는 건 당연한 결과 아닌가요."


충격적 비리라도 터져나오나 귀를 쫑긋 세웠던 입시업계는 교육부의 '학생부종합전형 실태조사 결과'에 이런 반응을 보였다. 교육부는 '과학고, 외고ㆍ국제고, 자사고, 일반고' 순으로 서열화돼 있는 현상을 확인했다고 5일 발표했다. 하지만 입시업계나 학부모의 관심사안인 '고교등급제 특혜 적용' 사실은 발견하지 못했다.


교육부는 그러면서도 일부 학교가 '고교 프로파일' 등을 통해 어학성적과 같은 학생부 기재금지 사항을 편법으로 제출했고, 일부 대학이 특목고 출신 학생의 과거 내신성적 데이터를 쌓아두는 등 수상한 시스템을 갖고 있어 자사고ㆍ특목고 우대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문제의 일부 대학이 어디인지 실명조차 밝히지 않았다.


대학교수 등 교직원 자녀의 수시 합격률이 전체 지원자 평균보다 2.5배 높고, 교수 부모가 근무하는 학부ㆍ학과에 그 자녀가 합격한 사례도 적지 않았지만 위법 사례는 없었다는 게 이번 실태조사의 결론이다. 단 2주 간, 조사단 24명이 입시자료 202만여건을 들여다보려니 심층 조사가 불가능하다는 건 애초부터 예상된 일이다.


교육부는 7일 고교서열화 해소 방안도 발표한다. 학종을 둘러싼 공정성 논란을 제기해 자사고ㆍ특목고 책임론을 부각시킨 뒤 '일괄폐지' 결정의 명분을 쌓으려는 것이란 비아냥이 나와도 교육당국은 할 말이 없을 듯하다. 일각에선 이번 실태조사 결과만으로 학종의 문제가 모두 드러났다고 규정짓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의견도 내놓는다. 즉 정부 바람과는 달리 정시 확대의 추진 동력조차 되지 못할 것이란 의미다.

화살은 다시 교육부로 돌아간다. 자사고 일괄폐지와 정시 비중 확대라는 논란을 어떻게 헤쳐갈 것인가. 이번 학종 실태조사 결과가 그 명분이 되긴 하는 것인가. 찬반이 첨예하게 갈리는 대입 정책을 추진하면서 국민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교육부가 답을 내놔야 한다. 한가지 더.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학종인데, 이번 조사가 입학사정관제 도입 후부터 12년만의 첫 조사라니, 입시문제에 안일했던 건지 무능했던 건지 어쩌면 둘 다 일 수 있겠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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