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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멸시 받았지만 포기 안해" 숨은 주역들의 눈물[누리호 성공]

최종수정 2022.06.22 15:05 기사입력 2022.06.22 14:26

고정환 KARI 본부장 등 연구진 30년 결실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 및 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의 2차 발사일인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 거치된 누리호가 최종 점검을 받으며 발사를 기다리고 있다. 실제 기능이 없는 모사체(더미) 위성만 실렸던 1차 발사와 달리 이번 2차 발사 누리호에는 성능검증위성과 4기의 큐브위성이 탑재됐다. 2022.6.21 고흥=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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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30년간 노력이 드디어 빛을 봤다. 우리 기술로 우주로 가는 길이 열렸다. 이제 시작이다."


누리호 개발의 주역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 연구진과 500여명의 엔지니어들은 누리호 발사 성공에 서로 감싸 안고 감격했다. 누리호 사업을 총괄한 고정환 KARI 본부장은 고대하고 기다렸던 순간이 오자 "누리호가 성능검증위성을 분리하는 순간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며 울먹였다. 5개 부서와 16개팀, 250여명의 인력들은 기술 자립을 위해 수십 년간 노력한 결실을 맺는 순간, 말을 잊지 못한 채 눈물을 흘렸다.

고정환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왼쪽부터), 오승협 발사체추진기관개발부장, 한영민 발사체엔진개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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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KARI에 합류한 고 본부장은 액체추진 과학로켓(KSR-Ⅲ) 개발을 담당했으며, 2002년 8월부터 러시아와 협업한 나로호(KSLV-I) 개발에 참여했다. 나로호는 2013년 1월 3차 발사에 성공했다. 이어 누리호 개발 초기부터 함께했으며, 7년간 사령탑을 맡아 진두지휘했다. 장영순 발사체계개발부장과 오승협 발사체추진기관개발부장, 한영민 발사체엔진개발부장 등도 누리호 개발 초기부터 함께 고생한 인물들이다.


국내 기술만으로 75t 액체엔진을 개발하던 과정은 좌절과 재도전의 연속이었다. 고 본부장은 "우리가 기술력이 부족하니까 러시아에서 멸시도 받았지만, 끊임없이 도전했다"면서 "액체엔진 연소 불안으로 설계를 수십 차례 바꾸며 각고의 노력 끝에 75t급 액체엔진을 개발했다"고 회상했다.


연구진은 이번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장 부장은 "3호기는 1, 2차 비행시험 때 만약 문제 있을 시 예비모델로 개발됐다"면서 "현재 단별 조립 완료 목표는 오는 12월 말인데 이번 2차 발사 성공으로 3호기 발사는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 사업 1차 발사에 해당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탑재되는 위성은 차세대 소형위성 2호로 시기는 아직 정해져 있지 않지만 내년 초 쯤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누리호에 들어가는 초소형 큐브위성은 카이스트(KAIST), 서울대학교, 연세대학교, 조선대학교 등 4곳의 대학원생들이 만들어냈다. 위성이 궤도에 오르면 큐브위성이 이틀 간격으로 빠져나와 각자의 임무를 수행한다. 이들은 "중학생이었던 2013년 나로호가 발사되는 걸 보면서 우주에 다가가는 일에 참여해보고 싶다는 꿈을 가졌다"면서 "작게나마 발걸음을 맞출 수 있어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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