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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트렌드]죽음과 장례에 대해 고민하고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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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트렌드]죽음과 장례에 대해 고민하고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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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대해 수많은 명언이 있다. 마더 테레사 수녀는 “죽음은 생명의 일부이며, 우리는 그것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인도의 영혼, 마하트마 간디는 “죽음은 우리가 아는 유일한 확실한 일이다. 그러므로 죽음 이후에는 무엇이 될지를 염려하는 것보다 살아있는 동안에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삶과 죽음에 대한 관점은 다양하지만, 죽음은 모두에게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최근 'My Final Farewell Before I Die: 살아서 하는 장례식'이라는 영상이 유튜브를 달구고 있다. 난소암 진단을 받은 여성은 2년 동안 투병 생활을 했다. 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2023년 말, 29살의 나이에 곧 생이 끝난다는 선고를 받는다. 싱가포르 호스피스 병동에 머물던 그녀는 남은 1주일가량을 집에서 보내기로 결심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불렀다. 미리 장례식을 치르기로 한 것이다. 죽는 것이 두렵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떨면서 기다리고 싶지 않았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사랑했다고 인사 나누고 삶을 정리하고 싶었다고 한다. 꽃을 선물 받고 소소하게 옛 추억을 이야기하고, 서로 안아준다. 그리고 다음 주, 결국 그녀는 세상을 떠나며 영상은 끝이 난다. 슬픈 이야기지만, 죽음을 어떻게 마주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우리에게 죽음은 필연적임에도 너무 갑작스레 닥친다. 죽음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금기시하는 문화에 살고 있고, 현실을 살아내기도 바쁘기 때문이다. 일상에서 죽음은 누군가의 부고 문자로 접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실제 가까운 죽음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것이라서 어두운 감정을 깔고 있다. 혹여나 그 대상이 나라면 이후가 없으니 생각하고 싶지 않은 것이 당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람의 죽음’은 생각보다 아주 많은 일이 얽혀있다. 어떤 형태로 장례를 치를 것인지, 사후 시신에 대해 기증을 할 것인지 화장을 할 것인지, 수목장(樹木葬)인지 무덤을 만들 것인지도 정해야 한다. 장례식장은 어디로 할 것인지, 상을 치른다는 연락은 어떻게 돌릴 것인지도 포함된다. 고인에게 빚이 있다면, 상속할 재산이 있다면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도 문제다. 생전에 사용하던 물건을 처분하는 일과 온라인상의 계정이나 통신 계약들도 남는다. 감정적으로 힘든 부분 외에도 처리해야 할 것들이 산더미다.


그래서 장례지도사(장의사)처럼 유족과 장례 절차를 상담하고, 장례용품 준비부터 시신 관리, 장례식 주관 등 장례 절차를 관리하는 사람이 있다. 상조회사도 있다. 일정 금액을 미리 납부해두면 장례를 도와주는 전문 서비스를 하는 곳이다. 또 유품정리사도 있다. 고인의 물건을 중요도에 따라 분류한 뒤 유품 정리에 익숙지 않은 유족들을 대신해 변호사나 지자체 등과 연계해 법적 서류를 보호하고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수청소를 겸하는 경우도 있다. 한편 죽음으로부터 남겨진 가족들의 상처나 슬픔을 위로하는 심리상담 지원도 생겼다. 아직은 자살이나 사고로 인한 경우에만 찾는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교육과정을 이수한 치료견 ‘커미트’가 호스피스 병동이나 장례식장을 방문해 유족과 함께 지낸다. 위안이 된다고 한다.


일본의 경우 100세인이 놀랄 만큼 많아졌지만 죽음의 빈도도 늘었다. 2023년 한국은 연간 사망자가 30만명대이고, 일본은 150만명대를 넘어섰다. 일상과 가까워진 죽음, ‘다사(多死) 사회’를 맞이하며 사회도 변화하고 있다. 먼저, 죽음 커뮤니티가 활발한 편이다. 2011년 동북 대지진 이후 증가한 ‘죽음 카페(Death Cafe)’가 있다. 카페에서 다과를 즐기면서 사람들이 자유롭게 죽음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죽음 준비 교육장’이다. 또, 10년 전부터는 생협의 중계로 묫자리를 함께 사용할 ‘무덤 친구(하가토모·墓友)’들이 연 2~3회씩 만나 함께 점심을 먹는다. 이들은 혈연이나 지인 관계가 아니다. 공동으로 이용하고 관리돼 유족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합장묘’를 찾는 노인들이다. 2018년에는 ‘시신 호텔’이 생겼다. 사망자 급증으로 인해 화장장이 부족해졌다. 대기 시간이 길어져 시신의 부패를 막기 위해 안치소를 찾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일부 유족들은 충분한 애도 기간을 갖고 고인과 이별할 수 있기를 원해 시신 호텔을 찾는다고 한다. 유족들은 시신과 함께 같은 공간에서 며칠간 머물면서 조문객을 맞이하고 장례식을 치른다. 시신이 화장터로 가기 전에 온 가족이 모여 마지막 이별식도 한다.

각각의 인생과 성격에 어울리는 ‘적절한 죽음’은 무엇일까? 필자의 소망은 평소처럼 생활하는 하루, 잠들었는데 평화롭게 가는 것이다. 물론 웰다잉(well-dying)이란 말처럼, 삶을 능동적으로 마무리하고 죽음을 미리 준비한 상태에서 말이다. 불치병을 앓게 된다면, 스위스에서는 안락사(active willing)를 실시하기도 한다. 특수한 고통이나 의학적인 이유가 있을 때, 선별된 전문가와 상담을 거친 후 장소와 조건을 정하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다음 달 첫 월요일에 죽는다면, 어디에서 누구와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해본 적이 있는가? 죽음과 장례에 대해 열린 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보람 써드에이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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