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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이어 11번가도 희망퇴직…유통업계 재편(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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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창사 첫 전사 차원 희망퇴직 실시
11번가도 작년 말 이어 2번째 희망퇴직
쿠팡에 '유통 왕좌' 내줘…알리·테무 공습도 거세

지난해 실적 부진을 겪은 유통 기업들이 잇따라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내놓으며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이마트는 신세계그룹에서 인적 분리된 이후 첫 희망퇴직을 받기로 했고, 11번가는 희망퇴직 지원 대상을 전체 직원으로 확대했다. 쿠팡과 C커머스(중국 e커머스) 업체 등 '신흥 강자'들이 유통업계를 잠식하면서 기존 유통기업들의 위기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마트, 1993년 설립 이래 첫 희망퇴직…근속 15년 이상 직원 대상
이마트 이어 11번가도 희망퇴직…유통업계 재편(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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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이마트에 따르면 회사 측은 이날 오후 전사적인 차원의 희망퇴직 공고를 게시했다. 이번 희망퇴직은 근속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일부 점포별이 아닌 이마트 전사적으로 진행된다. 이마트의 전사적 희망퇴직은 1993년 설립 이래 최초다.


이번 희망퇴직 대상은 밴드 1, 2, 3 인력 중에서 근속연수가 15년 이상(입사일 기준 2009년 3월1일 이전 입사자)인 직원이다. 이마트 직급 체계에서 직원밴드 1은 수석부장, 밴드2는 부장, 밴드3은 과장급에 해당한다. 희망퇴직 신청자에게는 법정 퇴직금 외에 월 급여 기준 24개월치(기본급 40개월 이상)의 특별퇴직금이 지급될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생활지원금 2500만원과 전직지원금이 직급에 따라 1000만원에서 3000만원까지 지급되고 재취업 컨설팅도 제공한다.

앞서 이마트는 올해 초 상봉점과 천안 펜타포트점에서 폐점을 앞두고 해당 점포 근무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은 바 있다. 과거에도 점포가 문을 닫은 사례가 있었지만, 이 경우 인근 점포로 재배치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최근 실적 악화 속에서 폐점하는 점포를 우선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희망퇴직은 실적 악화로 인한 경영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마트는 지난해 연결기준 46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마트가 연간 영업손실을 낸 것은 2011년 신세계그룹에서 인적 분할한 이후 처음이다. 같은 기간 순손실은 1857억원을 기록하면서 역시 적자로 돌아섰다. 이마트는 계열사 신세계건설이 대규모 미분양 등으로 1878억원의 적자를 낸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의 주력 사업인 대형마트도 실적 부진을 겪었다. 이마트의 지난해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1880억원으로 전년도의 2589억원보다 27% 줄었다. 매출 역시 전년 대비 2.1% 감소한 16조55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마트는 본업인 대형마트 사업부를 기반으로 지난해 매출 30조원 돌파를 목표로 제시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냈다.

이마트는 희망퇴직을 선택한 직원에게 합당한 보상과 함께 최선의 지원을 한다는 방침이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는 최고경영자(CEO) 메시지를 통해 "아주 무거운 마음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하게 됐다"며 "새로운 도약을 위한 이번 조치를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전했다.


한편 신세계 계열 e커머스 업체인 G마켓 관계자는 "희망퇴직 프로그램 운영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11번가, 지난해 말 이어 2번째 희망퇴직…전체 직원 대상

11번가 CI. [이미지제공=11번가]

11번가 CI. [이미지제공=11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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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커머스 업체인 11번가도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11번가에 따르면 회사 측은 오는 29일까지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11번가의 희망퇴직 신청은 지난해 말에 이어 두 번째다. 2008년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이었던 지난해 말 당시에는 만 35세 이상이면서 근속 5년 차 이상 직원이 희망퇴직 대상이었지만 이번에는 대상을 전체 직원으로 확대했다. 당시 희망퇴직 프로그램 신청자가 저조했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번 희망퇴직은 2차 넥스트 커리어(Next Career)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되며, 희망퇴직이 확정되면 대상자는 3개월분의 급여를 받는다. 11번가 관계자는 "수익성 개선 차원에서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됐다"며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신청에 의해서만 희망퇴직이 이뤄지며, 권고사직은 진행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11번가는 지난해 매각 시도가 불발된 뒤 자금난을 겪고 있다. 11번가의 모기업인 SK스퀘어 는 2018년 5년 이내 기업공개(IPO)를 조건으로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5000억원 투자를 받았는데, 당시 SK스퀘어는 기한 내 IPO를 하지 못하면 투자금을 상환하는 '콜옵션(우선매수청구권)'을 포함시켰다. 콜옵션을 포기할 경우 재무적투자자가 SK스퀘어 지분까지 포함해 11번가를 제3자에 매각할 수 있는 조항도 달았다.


이후 SK스퀘어가 지난해 11월 콜옵션 행사를 포기함에 따라 11번가는 현재 강제 매각 절차에 접어든 상태다. 지난해 말에는 티몬과 위메프를 보유한 싱가포르 기업 큐텐과 지분투자 협상을 했지만 결렬됐다.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도 큐텐과의 협상 결렬 이후 진행됐다.


실적 역시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11번가의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은 1258억원으로, 전년도의 1515억원 대비 적자 폭을 17% 줄이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전년 대비 10% 증가한 8655억원으로 나타났다.

몸집 불린 쿠팡에 왕좌 내줘…알리·테무 공습도 위협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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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유통업계가 희망퇴직 등 비용 줄이기에 나선 건 쿠팡을 비롯한 '신흥 강자'들이 국내 유통업계를 잠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쿠팡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30조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면서 이마트를 제치고 국내 유통업계 1위로 올라섰다.


2022년 국내 e커머스 시장에서 1위 자리에 올랐던 쿠팡은 지난해 온·오프라인을 합친 전체 유통시장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렸다. 쿠팡은 자체 물류망 등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로 몸집을 불려왔다. 쿠팡의 지난해 매출(약 31조8298억원)은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매출을 합친 규모(35조8292억원)와 맞먹는다. 쿠팡은 지난해 4억7300만달러(약 617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창립 후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내는 데도 성공했다. 쿠팡의 지난해 영업이익 규모는 국내 유통기업 중 신세계(6397억원) 다음으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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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초저가를 무기로 삼는 C커머스 업체들의 공습도 매섭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의 지난달 월간이용자수(MAU)는 약 621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6개월 전인 지난해 9월(약 136만명)과 비교해 약 46% 늘어난 수치다. 테무의 사용자 수 증가세는 더 가파르다. 테무의 지난달 MAU는 약 434만명으로, 6개월 전의 136만명과 비교해 3배 가까이 늘었다.

이들이 국내에 물류센터를 세우고 소비자 보호 정책을 강화하는 등 한국 시장 투자를 강화하는 점 역시 국내 유통업계에는 위협으로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알리익스프레스의 모기업인 중국 알리바바는 한국 사업을 확대를 위해 3년간 11억달러(약 1조4471억원)를 투자하는 내용의 사업 계획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이 중 2억달러(약 2632억원)를 활용해 국내에 18만㎡(약 5만4450평) 규모의 통합물류센터(풀필먼트)를 올해 안에 구축할 예정이다. 물류센터가 확보되면 알리의 최대 약점으로 꼽혔던 상품 배송 기간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이 밖에도 ▲한국 셀러의 글로벌 판매 지원 ▲소비자 보호 강화 ▲가품 차단 및 지식재산권(IP) 보호 등이 알리의 사업계획서에 포함됐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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