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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 불어닥친 가상화폐 돌풍…"게임으로 최저임금 2배 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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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닐라 등에 인터넷 카페 속속 등장
농장 게임 등으로 가상화폐 토큰 수집
사기 등 우려에 금융 당국은 골머리

필리핀에 불어닥친 가상화폐 돌풍…"게임으로 최저임금 2배 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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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가상화폐 시장에 광풍이 불자 필리핀이 들썩이고 있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게임에서 가상화폐를 거둬들여 돈을 버는 사람이 빠르게 늘고 있다. 불과 2년 전 가상화폐 시장이 불황을 겪을 때 크게 흔들린 적 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관련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필리핀 수도 마닐라를 비롯해 전역에서 가상화폐 관련 비디오 게임을 할 수 있는 인터넷 카페가 수두룩하게 생겨나고 있다.

마닐라 인근 퀘존시에 새로 문을 연 2층짜리 인터넷 카페가 대표적이다. 이 카페에는 20명 이상이 모여 히어로스 오브 마비아, 니프티아일랜드 등 가상화폐 토큰을 벌 수 있는 게임을 하곤 한다. 이렇게 벌어들인 가상화폐 토큰을 필리핀 화폐인 페소로 바꾸면 하루 최저 임금인 11달러(약 1만5000원)의 두 배를 벌어들이곤 한다고 NYT는 전했다.


NYT는 "이 인터넷 카페가 필리핀에서 가상화폐 붐이 다시 일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표"라면서 "마닐라 주변에서 가상화폐 회사에 대한 새로운 옥외 광고판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필리핀의 이러한 분위기는 최근 세계 가상화폐 시장이 빠르게 급등한 데 따른 것이다. 가상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한창이던 2021년 폭등, 7500만원 선을 넘겼다가 이후 뚝뚝 떨어져 지난해 2100만원대로 폭락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승세를 시작해 최근에는 사상 처음으로 1억원을 돌파, 과열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이날 비트코인은 9000만원 선에서 횡보하고 있다. 리서치 회사 체이널리틱에 따르면 필리핀에서 지난해 11~12월 가상화폐 거래 규모는 직전 두 달에 비해 70% 증가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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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필리핀인들이 가상화폐로 돈을 벌겠다며 대대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이 바로 블록체인 기반 농업 소셜 게임 픽셀즈다. 가상세계에서 게임 이용자가 직접 농부가 돼 작물을 키우고 팔면서 돈을 버는 시스템이다. 이 게임의 필리핀 이용자 수는 지난해 11월 8만명에서 올해 3월 83만명으로 10배 이상 대폭 증가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돈을 벌기 위해 해외로 떠났던 필리핀 해외 노동자(OFW)가 귀국해 자국에서 게임으로 가상화폐를 버는 메타버스 필리핀 노동자(MFW)가 될 정도라고 NYT는 전했다. 픽셀즈 개발사 측은 "가상화폐를 기반으로 한 비디오 게임 이용자의 30%가 필리핀에 있다"고 밝혔다.


필리핀의 가상화폐 붐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코로나19 기간 중 가상화폐 가격이 급등하면서 필리핀에서도 이를 통해 수익을 보려는 이들의 관심이 커졌다. NYT는 "필리핀 인구 40%가 은행 계좌는 없어도 대부분의 가구가 인터넷 접속은 가능해 가상화폐가 농촌 지역으로까지 확산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 시기 베트남 회사가 만든 블록체인 기반의 P2E(돈 버는 게임)인 엑시 인피니티가 필리핀에서 유행했다. 이 게임을 하면 이용자는 가상화폐인 스무스러브포션을 얻게 되는데, 가상화폐 시장이 과열됐던 2021년 필리핀의 일부 주유소나 식당에서는 이 가상화폐로 결제가 가능할 정도였다고 한다. 하지만 1년 뒤 가상화폐 시장이 빠르게 식으면서 해당 가상화폐 가치가 크게 손상됐고, 게임을 하려고 대출까지 받아서 투자했던 필리핀인들이 큰 손해를 봤다.


당시 큰 수익을 거둔 일부 게임 이용자들이 이번 가상화폐 붐에 맞춰 회사를 차리는 등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2021년 당시 게임에 취약한 일부 이용자들이 이러한 사업가들에 수익을 착취당하는 일도 발생했었다고 우려했다.


이러한 가상화폐 과열 분위기에 필리핀 금융 당국은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게임을 기반으로 한 가상화폐 토큰의 가치는 가상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 등에 비해 변동성이 큰 데다 금융 사기에도 쉽게 노출돼 있어 이를 감독할 방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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