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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부품 협력사' 말레베어, 한국사업 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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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그룹, 2025년 9월 부산공장 폐쇄 예정
추가 투자 없이 韓사업 철수키로
글로벌 사업재편 일환…中·인도서 대체생산 유력
전동화 전환 과제…車부품사 구조개편 신호탄

현대차·기아에 내연기관 공조 부품을 공급하는 2차 협력사 말레베어공조가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투자가 줄어든 가운데 글로벌 부품 업체도 내연기관 '군살 빼기'에 나선 것이다. 글로벌 부품사들이 전기차 전환에 필요한 실탄 마련을 위해 수익성 없는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면서 업계 재편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말레베어공조(이하 말레베어)는 부산광역시 기장군에 위치한 한국 공장을 2025년 9월 폐쇄할 예정이다. 이달 중 독일 본사 임원이 방한해 사업 재편의 방향을 설명하고 직원 해고에 따른 위로금 등을 포함한 철수 세부 일정을 논의한다.

말레베어는 독일 부품회사 말레의 100% 자회사다. 말레는 자동차 공조(냉난방 장치) 시장에서 덴소, 한온시스템 , 발레오 다음으로 점유율 4위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 있는 글로벌 부품회사다. 말레베어는 말레의 한국 생산기지로 2007년 설립됐다. 부산 공장에서 내연기관 차량용 공조 부품을 생산하며, 한 해 매출액은 700억원 수준이다. 엔진 냉각에 필요한 공조 시스템 부품 생산이 주력 사업이다.


말레베어의 한국 철수는 예견된 수순이었다. 회사는 2022년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지난해 일부 사업 부문을 분리해 서모스탯(온도조절장치) 사업을 매각했다. 노조를 포함한 160여명의 직원은 한국 철수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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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의 주된 이유로는 내연기관용 공조 부품 수요 감소가 꼽힌다. 내연기관과 전기차의 공조 시스템은 큰 차이가 있다. 내연기관 공조는 엔진 과열을 막고 엔진 열을 활용해 실내 난방을 하는 반면,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모터 및 전장 시스템의 과열을 막고 별도의 전기 에너지로 실내를 데우는 역할을 한다. 내연기관과 전기차 공조 장치의 범위와 부품 종류가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말레그룹의 글로벌 사업 재편 역시 국내 사업장 철수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독일에 본사를 둔 말레그룹은 2022년 기준 전 세계에 152개의 생산 공장을 두고 7만여명을 고용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와 전동화 전환 대응을 위한 투자를 늘리면서 수익성이 나빠졌고 비용 절감을 위한 자산 매각을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내연기관 위주의 한국 공장이 철수 명단에 포함됐다.

이제 관심은 현대차 · 기아 에 미칠 영향에 쏠린다. 말레베어는 현재 현대차·기아에 배기가스 재순환 장치(EGR) 같은 내연기관 엔진용 공조 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공급망 변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말레그룹 측에 한국공장 철수 이후 부품 공급 계획을 문의해놓은 상태다. 부산공장 가동 중단 이후 중국·인도 공장에서 대체 생산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말레베어의 철수 결정이 자동차 부품사 재편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현대차는 전동화 전환 단계의 하나로 울산 내연기관용 단조공장 폐쇄를 결정한 바 있다. 또 말레그룹의 추가 투자가 없다는 점에서 한국 시장이 뒤로 밀린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말레베어 관계자는 "한국을 전동화 생산 기지로 만들기 위해선 대규모 추가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데 그룹 전략 측면에서 한국이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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