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KADIZ 침범' 중러에 항의…"재발 방지하라"

국방부, 양국 국방무관에 유감 표명
"역내 긴장 조성…적절한 조치해야"

정부는 6일 중국·러시아 군용기가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에 무단 진입했던 것과 관련, 두 나라에 강력한 항의 입장을 전달했다.

국방부는 이승범 국제정책관이 7일 오전 왕징궈 주한 중국 국방무관(소장)과 드미트리 젤레즈니코프 주한 러시아 국방무관(대령)에게 각각 항의했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중국 및 러시아 군용기가 사전 통보 없이 우리 방공식별구역에 진입, 우리 영공에 근접해 민감한 지역 상공을 비행한 것에 대해 양국 무관들에 유감을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행동은 역내 긴장을 조성하는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재발 방지를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국방부

외교부도 외교채널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 측에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앞서 중국 군용기 4대와 러시아 군용기 4대는 현충일인 전날 남해 및 동해 방공식별구역에 순차적으로 진입한 뒤 이탈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양국 군용기의 영공 침범은 없었지만, 군 당국은 중·러 군용기가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하기 전부터 공군 전투기를 투입해 우발 상황에 대비한 전술조치를 실시했다.

방공식별구역(ADIZ)은 자국 영공으로 접근하는 군용 항공기를 조기에 식별·대응하기 위해 설정하는 임의의 선으로, 영토와 영해의 상공인 영공과는 다른 개념이다. 다만 다른 나라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하는 군용 항공기는 해당 국가에 미리 비행계획을 제출하고 진입 시 위치 등을 통보하는 것이 국제적 관행이다.

그간 중국과 러시아는 합동 순찰이나 연합훈련 등 명목으로 군용기를 우리 방공식별구역에 진입시킨 사례들이 적지 않았다. 지난해 5월과 11월에도 중·러 군용기가 한국 방공식별구역으로 진입·이탈한 바 있다.

중국은 이번 방공식별구역 진입에 우리 측이 경고하자 '핫라인'을 통해 통상적 훈련이라고 밝혔으나, 러시아는 별다른 통보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국방부는 전날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 공식 채널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가 양국 군의 연간 협력 계획에 근거해 6일 동해와 동중국해 관련 공역에서 제6차 연합 공중 전략 순찰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