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양성애자"…필리핀 미인대회 우승자 '커밍아웃'

"모든 형태의 아름다움에 매력 느껴"

올해 '미스 유니버스 필리핀'의 우승자 미셸 마르케스 디(28)가 양성애자라고 고백했다.

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CNN필리핀 등에 따르면 디는 지난달 29일 필리핀 패션잡지 메가(MEGA) 인터뷰에서 “나는 확실히 양성애자라고 생각한다”며 “모든 형태의 아름다움에 매력을 느낀다”고 밝혔다.

사진 출처=미셸 마르케스 디 인스타그램

디는 우승 이후 짧은 머리를 한 어릴 적 모습이 유포되자 악성 댓글에 시달렸다고 고백하면서 자신의 성적 지향을 공개함으로써 자신을 둘러싼 악의적인 소문과 추측을 바로잡기로 결심했다고 전했다. 필리핀은 인구의 80%가 가톨릭 신자인 만큼 여전히 성 소수자에 대해 보수적인 시선이 존재한다.

그는 “대회 도중 커밍아웃하면 모두에게 충격을 주고 판단을 흐리게 할 것 같았다”며 “내가 준비됐다고 생각했을 때 주체적으로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사람들이 그 사진들을 통해 내가 우승할 자격이 없다는 악의적인 말을 하는 걸 봤다”며 “누군가가 내 삶의 이야기를 빼앗아 간다면 그것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커밍아웃 전에도 퀴어 퍼레이드에 참석했다는 디는 “스스로 갇혀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싶다. 세상에는 증오가 너무 많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자신의 신념을 강조했다.

디는 올해 말 엘살바도르에서 열리는 제72회 미스 유니버스 선발대회에 필리핀 국가대표로 나설 예정이다.

한편, 디는 2019년 미스 월드 필리핀으로 선발돼 영국 런던에서 열린 미스 월드에 필리핀 대표로 참가한 바 있다. 모친은 배우 겸 모델인 멜라니 마르케즈로 마르케즈 역시 1979년 미스 인터내셔널 필리핀 우승자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