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 유효'에…"정치재판소" vs "한동훈 탄핵"

전주혜 "편파적 재판관 편파 결정"
천하람은 "헌재 존중해야…김기현 태도 부적절"
박범계·김용민 "한동훈 탄핵 검토"

헌법재판소가 23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을 유효하다고 판단한 데 대해 여야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여당은 "헌재 재판관들이 정치적 결정을 내렸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야당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탄핵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반면 여당 내에서도 헌재의 판단은 인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24일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편파적인 성격의 재판관들의 편파적인 결정"이라며 "헌법재판소의 중립적인 구성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 의원은 '검수완박법' 권한쟁의심판을 제기한 청구인 가운데 한 명이기도 하다.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검수완박) 법안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권한쟁의심판 선고일인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유남석 헌법재판소장과 헌법재판관들이 대심판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그는 "의회민주주의를 침해하는 행위에 대해서 현재 브레이크를 걸 수 있는 기관은 결국은 헌법재판소의 권한쟁의 심판 제도"라며 "그런 권한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헌재가 결국은 민주당의 손을 들어주고, 이런 절차 무시의 관행을 결국은 유지하게 해 준 것 아니겠나"고 지적했다.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헌재의 결정이었다기보다는 정치적 결정"이라며 "국민들의 사법제도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결정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심의·표결권은 침해됐다는 것은 인정하는데 법안은 유효하다, 이게 도대체 무슨 얘기인가"라며 "아무리 좋은 법안도 그 법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성이 있다면 그 법안 자체를 우리가 문제삼아야 된다"고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도 전날 헌재의 판단에 대해 "음주하고 (운전했는데) 음주운전에 해당 안 된다는 해괴망측한 논리"라며 "헌재가 아니라 정치재판소 같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헌재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당내에서 나온다. 지난 전당대회에 당 대표로 출마한 '이준석계'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서 "헌재가 내린 판단은 저는 판단대로 존중하고, 더 중요한 것은 그 판단을 받아들이는 정부여당의 태도"라며 "김 대표가 어제 헌재에 대해서 ‘헌법재판소가 아니라 정치재판소다’ 이런 식의 표현까지 쓰셨던데, 저는 그런 태도는 매우 부적절하다"고 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한 장관 탄핵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실제로 탄핵을 검토하고 있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답해 "그것은 너무 많이 나간 얘기"라면서도 "심각한 문제들이 지금 벌어지고 있으니까 그 부분(탄핵)에 대한 검토는 해야 되겠다"고 했다.

같은 당 김용민 의원도 이날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서 "손에 든 달콤한 사탕 빼앗긴다고 여기저기 시비걸고 다니는 어린 장관은 혼을 내줘야 한다. 탄핵이 답"이라며 한 장관 탄핵론을 꺼내들었다.

한 장관은 전날 헌재의 판단에 대해 "위법이지만 (검수완박법이) 유효하다는 결론에 공감하기는 어렵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헌재 결정문 안 읽어보셨나 보다"며 "한 장관 정말 답답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미 헌재가 네 번이나 '검사의 수사권이라고 하는 부분은 헌법적 사항이 아니라 입법적 사항이다'라고 판단했음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권한쟁의 심판 청구를 했다"며 한 장관의 책임론을 부각시켰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