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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디 이야기]공 때문에 봄을 잊은 건 아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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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지혜로운 라운드

편집자주캐디는 필드의 동반자다. 라운드의 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주말골퍼들은 캐디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깔보는 경향이 있다. 캐디 이야기는 행복한 골프로 가기 위한 안내서다. 캐디계의 입지전적인 인물인 김영미 한국인재육성센터 대표가 그 길을 이끈다. 캐디로 시작해 골프장 중간관리자, 해외골프장 총괄지배인과 대표 등을 거쳤다. 약 20년간 골프계에서 일하며 경험한 숨은 뒷이야기를 전해준다.
김영미 한국 서비스전문가 육성센터 대표.

김영미 한국 서비스전문가 육성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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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디 시절, 어느 봄날 모셨던 한 회원님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회원님은 그린 뒤에 있는 한 나무를 유심히 보더니 "아이고 저 몽우리가 물이 더 찼네. 다음 주엔 꽃이 피겠네"라고 말했다.

그걸 어떻게 아시냐고 여쭤보니 "관심을 갖고 가만히 살피면, 나무들도 시기에 따라 자기 몫을 하는 게 다 보여요. 그린피에는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을 즐기는 값도 포함돼있지 않겠어요"라고 했다.


그땐 회원님의 말이 그저 위로차 건네는 말로만 들렸다. 오랫동안 캐디로 일한 내게 골프장은 아름다운 곳이라기보다 일을 하는 장소에 가까웠던 것 같다. 동료들의 생각도 비슷했다. 눈에도 매너리즘이 있는지, 처음 캐디로 취직해 경탄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그저 일하기 바빴다.


나이가 들고 직접 골퍼가 돼보니, 회원님의 오래된 말이 문득문득 생각난다. 특히 공에만 정신을 빼앗기고 내기에 흥분해 온통 감정이 상하는 날 그렇다. 비싼 돈 내고 없는 시간 만들어서 온 그 귀한 곳에서 공에만 집중하는 것이 맞나. 사소한 것에만 매몰돼 자연을 감상하지 못하는 우를 범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중이다.

이제 곧 봄이 온다. 만물이 소생하고 꽃들이 한참 자신을 뽐내는 그 아름다운 계절이 코앞에 왔다. 눈의 매너리즘을 없애고 매 순간 골프장의 아름다움을 가득 담아보려 한다. 그래서 치열한 현실로 돌아왔을 때 적어도 위로 값으로 쓸 수 있는 지혜로운 라운드를 즐겨보자.


김영미 한국 서비스전문가 육성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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