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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실망' 흔들리는 투심…Fed-시장 '동상이몽'(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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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발언에 환호하던 시장, 하루만에 주춤
Fed 매파 발언에 긴축 우려 커지며 줄줄이↓
원·달러 환율 1260원대 상승…변동폭 확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최근 두차례에 걸친 공개 발언 이후 증시가 상승 랠리를 이어가다가 하루 만에 하락세로 꺾였다. 시장은 파월 의장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내비쳤음에도 ‘물가상승세가 약화하고 있다’는 언급에 더 집중하며 기대감을 한층 키웠지만, Fed 위원들이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을 쏟아내자 또다시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만큼 과도한 낙관론보다는 신중한 투자결정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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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07.68포인트(0.61%) 하락한 3만3949.01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6.14포인트(1.11%) 떨어진 4117.86에 거래를 마쳤다. 9일 코스피는 12.98포인트(0.52%) 내린 2470.66에, 코스닥은 3.38포인트(0.43%) 하락한 776.60에 개장했다. 전날 파월 의장의 미 워싱턴DC 이코노믹클럽 대담 이후 증시가 '마이웨이 랠리' 양상을 보인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지난 7일(현지시간) 파월 의장은 대담에서 "물가하락이 시작됐지만 인플레이션을 잡는 데 2년이 걸리고, 고용지표가 너무 강력해 추가 금리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는데, 당시 시장은 ‘금리인상’보다는 ‘물가하락’에 더 집중했다. 실제 그는 "올해 인플레이션이 ‘상당하게(significantly)’ 감소할 것"이라거나 "나는 ‘확실히(certainly)’ 디스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를 쓰겠다"는 등 비둘기적(통화완화 선호)인 발언도 했는데, 시장은 이같은 파월 의장의 미묘한 변화에 환호했다.


하지만 이후 Fed 관계자들의 긴축 발언이 나오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월스트리트저널(WSJ) 행사에서 "몇 년간 충분히 제약적인 정책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가 달성하고자 했던 목표에 도달하는 것을 확실히 하기 위해 더 높은 금리를 의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도 "인플레이션을 목표치로 낮추기 위해 더 긴 싸움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월가 안팎에선 애초에 파월 의장이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에 근접하려면 긴축이 더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음에도 시장이 과도하게 낙관론을 키웠다는 분석도 나왔다. 파월 의장의 발언은 사실상 '매둘기(매파와 비둘기파 색채 혼재)'에 가까웠는데 시장은 이를 너무 긍정적으로만 받아들였다는 설명이다. 미국의 경제 매체 CNBC는 전날 "파월 의장은 매파적이었는데 투자자들은 황소적"이었다고 평가하며 Fed와 시장의 치킨게임이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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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 비하면 물가 불안이 다소 약해지긴 했으나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Fed의 통화정책 방향을 섣부르게 판단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씨티그룹의 전략가인 모하메드 아파바이는 블룸버그를 통해 미국, 유럽, 홍콩, 한국 시장의 주식은 고평가된 것으로 보이며 향후 3~4개월 안에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그는 "주식이 강세를 보이려면 달러가 여기서 10% 더 하락하는 것을 봐야 하는데 Fed가 시장이 예상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금리를 인상한다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월가 내부에선 미국의 물가하락세조차 지속성을 담보하기 힘들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뉴욕 헤지펀드 윈쇼어 캐피털 파트너스의 강 후 TIPS 트레이더는 마켓워치에 "디스인플레이션을 5~6개월 더 겪을 수 있지만 이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글로벌 보험사 알리안츠의 경제 고문인 모하메드 엘 에리언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Fed의 0.50%포인트 금리인상을 주장하며 "인플레이션 장기화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미국 통화정책과 세계 지정학적 상황 등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면서 환율도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이날 1.4원 오른 1261.5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지난 2일 1216.4원까지 떨어진 뒤 일주일 만에 1260원대로 오르며 편차가 큰 모습을 보이는 중이다. 경기가 주춤하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환율이 하락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지만 최근 Fed의 잇따른 매파적 발언은 달러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시장은 오는 14일 나오는 미국 1월 소비자물가(CPI) 지표를 기다리며 등락을 이어갈 전망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상승에 따른 금리인상 압력은 계속 존재하지만 속도나 폭이 조금 조절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어서 (증시에) 선반영되고 있는 것 같다"며 "이런 것 자체가 실제로는 여전히 상당한 유동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출 등을 통한 투자에 대해서는 유의해야 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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