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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경매 사상 최고가, 막스 베크만 자화상 273억

최종수정 2022.12.02 19:38 기사입력 2022.12.02 19:38

‘자화상 겔프-로사’…2001년 다른 자화상은 314억에 낙찰되기도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화가들의 화가'로 불리는 독일의 표현주의 화가 막스 베크만의 자화상이 2000만 유로(약 273억7000만원)에 낙찰돼 독일 경매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독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자화상 겔프-로사(노란색-핑크 자화상)'라는 제목의 이 그림은 1일(현지시간) 베를린 경매하우스 그리제바흐에서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낙찰자의 손에 들어갔다. 이 그림은 베크만의 부인 마틸드가 1986년 사망 시까지 보관했던 작품으로, 그 후 개인 소유로 넘어갔다.

낙찰자는 그림값 2000만 유로 외에도 부대비용 등 2320만 유로(약 317억5000만원)를 지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작품은 베크만(1884~1950)이 1943년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에서 그렸으며, 그의 다른 작품들과 달리 밝은 색조를 사용한 것이 독특하다.


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그리제바흐에서 막스 베크만의 작품 '자화상 겔프-로사'가 경매되고 있다. 이 작품은 2000만유로에 팔려 독일 경매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사진=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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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크만은 우리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화가이나, 요르크 임멘도르프, A.R.펭크, 게오르크 바젤리츠, 마르쿠스 루퍼츠 등 독일 신표현주의 화가들에게 깊은 영향을 미친 '화가들의 화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입체파와 세기말 상징주의, 독일 인상주의 등 여러 사조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고유한 예술세계를 구축했다. 19세 때 위생병으로 자원입대해 세계 1차 대전을 겪은 그는 참혹한 전장에서 큰 충격을 받았으며, 이후 인간의 고통과 분노, 부조리와 소외를 왜곡되고 과장된 모습으로 표현했다.


베크만의 인생은 1933년 아돌프 히틀러의 집권으로 격변기를 맞이했다. 나치는 근대미술을 사회적, 도덕적으로 타락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며, 500점이 넘는 그의 작품을 몰수했다. 이어 1937년 근대미술을 탄압하기 위해 개최한 악명 높은 '퇴폐 미술전'에 그의 작품 10점을 전시했다. 더 이상 독일에 머무를 수 없게 된 베크만은 1937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갔다. 1940년 나치가 네덜란드를 침공하자 그는 운하 근처의 오래된 담배 창고로 아틀리에를 옮겨 주로 자화상을 그리며 생활을 이어갔으며 그곳에서 10년 동안 많은 작품을 남겼다. 이번 경매에 출품된 '자화상 겔프-로사'도 이 시기에 그린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인 1947년 베크만은 미국으로 망명해 세인트루이스의 워싱턴 대학에서 2년간 학생들을 가르치다가 1950년 뉴욕에서 생을 마감했다. 그는 1937년 조국 독일을 떠난 후 단 한 번도 고향 땅을 다시 밟지 못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밤','턱시도 차림의 자화상', '출발', '사육제', '아르곤 선의 선원들' 등이 있다.


베크만의 작품 가치는 최근 수십 년 동안 폭발적으로 상승해 '트럼펫을 든 자화상'은 2001년 열린 국제 경매에서 2300만 유로(약 314억 4238만원)에 낙찰됐고, 2005년에는 '유리공을 든 자화상'이 미국 뉴욕에서 1700만 유로(약 232억 4000만원) 이상에 판매됐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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