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심리 10년 5개월 만에 최저…수도권 70선 붕괴

서울 시내 한 아파트 인근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져 있다. (사진=아시아경제DB)

[아시아경제 류태민 기자] 서울 아파트 가격이 4주 연속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매수심리는 10년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66.7로, 지난주(67.9)보다 더 떨어졌다. 이는 한국부동산원이 통계집계를 시작한 2012년 7월 이후 10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인 100보다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 아파트 수급지수는 지난해 11월 셋째 주 조사에서 99.6을 기록하며 기준선 밑으로 떨어진 뒤 1년째(55주 연속) 집을 살 사람보다 팔 사람이 많은 매수우위 시장이 이어지고 있다. 수급불균형으로 거래절벽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총 555건으로 2006년 실거래가 조사를 시작한 이후 월별 기준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

서울 지역별로 살펴보면 은평·마포·서대문구 등이 있는 서북권의 지수는 지난주 63.8에서 62.4로 떨어지며 서울 5대 권역 중 최저를 기록했다. 노원·도봉·강북구 등의 동북권은 지난주 64.5에서 이번 주 63.9로 하락했고, 용산·종로·중구가 포함된 도심권은 66.3에서 65.8로 내려왔다. 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동남권도 지난주 75.0에서 이번 주 74.1로 떨어졌고, 영등포·양천·동작·강서구 등이 있는 서남권이 지난주 68.0에서 이번 주 66.0을 기록했다.

경기도 매매수급지수는 지난주 72.0에서 70.8로 떨어졌다. 인천은 70.8에서 69.6으로 하락하며 69선이 붕괴됐다. 이에 따라 수도권 전체 매매수급지수도 지난주 70.5에서 이번 주 69.4를 기록하며 70선이 무너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 수치로만 보면 2012년 7월 첫째 주 61.5 이후 10년 4개월 만에 최저다.

전국 아파트 매매 수급지수는 74.4로 지난주(75.9)보다 떨어지며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부동산원은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대출이자 부담으로 전세수요가 월세로 변경되고 기존 매매 매물의 전세전환도 진행되는 등 매물적체 심화되고 있다”라며 “하락거래와 매물가격 하락조정 꾸준히 진행되며 지난주 대비 하락폭 확대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