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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치우친 K-반도체…'전례 없는 불황' 올 것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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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韓 기업에 매서운 한파
삼성·SK 반도체 실적 영향
메모리 타격에 반도체 지각 변동
내년까지 시장 전망은 암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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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평화 기자] 반도체 시장이 혹한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메모리 업황 부진이 전례 없는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메모리 반도체를 주력으로 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가 글로벌 경쟁사 대비 유독 한파를 겪는 이유다. 시장에선 내년까지 이같은 시장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회복 시점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메모리에 치우친 韓 반도체 휘청

30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세계 반도체 시장의 다운 사이클이 본격화한 가운데 하반기 들어 업황 부진이 속속 통계로 드러나고 있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 기반인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 최신 통계치를 보면 지난 9월 세계 반도체 매출액은 472억4000만달러를 기록, 전년 동기보다 0.5% 감소했다. 올해 1월만 하더라도 매출액이 26.8%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보였지만 상반기를 지나면서 하락 폭이 커지며 2020년 1월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했다.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금리 인상 등이 잇따른 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 등의 이슈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데 따른 결과다. 특히 경기 영향을 많이 받는 메모리 반도체에서 이같은 시장 악화가 두드러진 상황이다. 표준화한 소품종 대량 생산으로 원가를 절감해 판매하는 메모리 특성상 미리 만들어둔 제품을 시장에 공급하기에 부진한 수요에 따른 재고 증가와 제품 가격 하락 등이 연쇄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실제 메모리 반도체를 주력으로 한 국내 반도체 업계는 이같은 영향으로 올해 3분기 실적 악화를 겪었다. 삼성전자의 3분기 반도체(DS 부문) 영업이익은 5조12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9.16%나 줄었다. SK하이닉스 3분기 영업이익도 60% 급감한 1조6556억원을 기록했다. 양사의 올해 3분기 말 기준 재고자산 총액은 각각 26조3652억원(반도체 부문), 14조6650억원이다. 상반기와 비교해 각각 22.6%, 23.5% 늘어난 것이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장은 지난달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메모리 다운 턴은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메모리 업계가 매출 부진을 겪으면서 반도체 시장의 지각 변동도 이어졌다. 앞서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지난 9월 3분기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 전망치를 내놓으며 1위를 기록하고 있던 삼성전자(183억달러)가 대만 TSMC(202억달러)에 밀려 2위로 내려앉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3분기 실적이 발표된 이후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최근 집계치를 공개, 삼성전자가 미국 인텔에 밀려 2위를 기록했다고 했다. 해당 통계에서 TSMC는 제외된 만큼 포함될 경우 TSMC-인텔-삼성전자 순으로 순위가 재조정될 수 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옴디아 통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3분기 미국 퀄컴에 밀려 3위에서 4위로 한 단계 하락했다. TSMC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인텔과 퀄컴은 팹리스(반도체 설계)에 특화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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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까지 이어지는 한파에 서버용 시장도 영향

메모리 반도체 산업을 바라보는 시장의 우려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옴디아와 IC인사이츠, 트렌드포스 등 다수 시장조사업체는 올해 하반기 메모리 시장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IC인사이츠는 통상 하반기가 성수기로 꼽히지만 올해 하반기에는 D램 시장 매출이 상반기(490억달러)보다 40% 줄어든 293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봤다. 트렌드포스는 재고 급증과 제품 가격 하락에 4분기 낸드 시장 매출이 전분기보다 20% 줄어든다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악화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30일 기준 양사의 올해 4분기 매출액 컨센서스는 각각 77조2785억원, 9조2807억원으로 3분기에 이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비중이 90%가 넘는 SK하이닉스의 경우 1703억원의 영업손실이 예견된 상황이다.


내년 전망도 올해 분위기를 이어간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내년 세계 반도체 시장의 매출 규모가 5960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3.6% 줄어들면서 메모리 시장은 16.2% 역성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내년 D램 시장은 올해보다 18% 줄어든 742억달러 매출을, 낸드 시장은 13.7% 감소한 594억달러 매출을 기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캐시카우로 꼽히는 서버용 D램 시장 역시 내년 성장률이 2.8%로 올해(5.1%)보다 낮을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와 증권가에선 이같은 시장 상황 반전이 내년 하반기를 전후로 이뤄질지 주목하는 모습이다. 최도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메모리 반도체 업황은 역사상 가장 빠른 수요 감소 속도, 가장 높은 재고 부담을 확인하고 있다"며 "1H23 중 전방 업체의 재고가 정상 수준까지 소진되고 매크로가 바닥을 탈출하면 메모리 가격은 2H23에 상승 전환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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