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인물] 韓 코너킥 패싱한 테일러 심판은 누구?

28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른 경기 종료 선언에 대해 거칠게 항의하다가 레드카드를 받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2022 카타르 월드컵 한국-가나전에서 주심을 맡은 앤서니 테일러 심판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3:2로 뒤지고 있는 한국에 코너킥이 주어진 상황에서 경기 종료 휘슬을 부는가 하면, 항의하는 파울루 벤투 감독을 향해 레드카드(퇴장)를 꺼내 드는 등 경기 후 뒷말이 무성하다.

28일(현지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가나의 조별리그 H조 2차전에서 테일러 심판은 주심으로 참가했다. 이날 경기 후반전, 한국이 가나에 1점 차이로 밀린 상황에 한국은 귀중한 코너킥 찬스를 얻었다. 후반 10분의 추가 시간이 끝나가는 시점이었고 한국이 득점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한국이 공격을 전개하기에 주어진 시간이 촉박하기는 했지만, 수비에 몰두하던 가나 선수들이 가벼운 몸싸움에도 그라운드에 드러눕는 등 시간을 끌려는 행동을 보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심판 재량에 따라 1분 정도의 시간 연장을 기대해 볼 수 있었다. 그러나 테일러 심판은 한국의 코너킥 기회를 무시하고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을 불었고, 경기는 결국 3:2 가나의 승리로 끝났다.

마지막 득점 찬스를 아쉽게 놓친 한국 대표팀 벤투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즉각 테일러 심판에게 강하게 항의했다. 그러나 테일러 심판은 오히려 벤투 감독에게 레드카드를 내밀었다. 이에 따라 벤투 감독은 오는 12월 3일 열리는 한국과 포르투갈의 3차전 경기에 입장할 수 없게 됐다.

경기 후 테일러 심판의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국내·외 축구 팬들의 비난이 쇄도했다. 영국 '텔레그래프', 인도 '아시아넷' 등 외신도 "대혼란이자 무질서한 경기" "팬들은 이미 테일러의 악명을 알고 있다" 등 테일러 심판의 판정을 꼬집기도 했다.

3년 전 손흥민 퇴장시킨 테일러 심판, 크리스티안 에릭센에겐 생명의 은인

1978년생인 테일러 심판은 영국의 대도시 맨체스터 출생이다. 한때 축구선수로 뛰었으나 지금은 축구심판으로 전향했다. 그의 심판 경력은 2002년 영국의 마이너 리그인 '노던 프리미어리그'에서 시작됐다. 2010년부터는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활동 중이다.

지난 2019년 12월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첼시전에서 손흥민을 향해 레드카드를 들어 올린 앤서니 테일러 주심./ EPA=연합뉴스

프로축구 심판 경력만 10년 이상인 그는 신속한 판단력과 대응력으로 크게 활약하기도 했다. 2021년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0 경기 중 덴마크 선수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심정지로 쓰러지자, 즉각 경기를 중단시키고 의료진을 호출해 상황을 수습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일부 일관성 없는 판정을 내리거나 오심 논란이 불거지는 등 축구 팬 사이에서는 '악명' 있는 심판이기도 하다.

한국 대표팀 주장 손흥민과의 악연도 회자되고 있다. 3년 전인 2019년 12월에 열린 2019-2020시즌 EPL 토트넘-첼시전에서 손흥민이 상대 수비수 안토니오 뤼디거와의 경합 이후 발을 들어 올리는 동작을 했는데, 이때 주심을 맡았던 테일러 심판은 비디오 판독(VAR) 결과 손흥민이 보복성 행동을 했다며 레드카드를 꺼냈다. 손흥민은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판정은 달라지지 않았고 결국 경기장에서 퇴장해야 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