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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우기 쉽고 가격 저렴"…대마초 '입문용 마약' 활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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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입장벽 낮아 불법으로 재배·유통하기도

지난 9월 28일 유명 작곡가 돈스파이크가 마약 투약 혐의로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있는 모습. 돈스파이크는 10여년 전 대마 흡입 혐의로 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 9월 28일 유명 작곡가 돈스파이크가 마약 투약 혐의로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있는 모습. 돈스파이크는 10여년 전 대마 흡입 혐의로 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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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화영 인턴기자] "일단 대마로 시작하고 나면 강도가 높은 코카인과 헤로인을 찾게 된다."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된 작곡가 겸 사업가 돈스파이크(본명 김민수)가 10여년 전 여러 차례 대마초를 피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0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총 2차례 형을 선고받았으며 2008년부터 2009년까지 대마를 매매, 수수, 흡연한 행위가 20차례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대마가 입문용 마약인 만큼 더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마약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입문용 마약'으로 불리는 일명 '게이트웨이 드러그(gateway drug)'인 대마를 근절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 대마 쿠키 등 대마 이용한 음식도 증가


마약 사범은 지속해서 늘고 있다. 작년 검찰의 마약 압수량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적발된 마약류 사범은 1만57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적발된 9363명보다 12.9%가 늘었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대마를 구입, 소지, 섭취, 운반 등을 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액상 대마, 젤리, 쿠키, 사탕, 초콜릿 등 다양한 대마류 제품이 적발되는 일 또한 늘고 있다. 액상 대마는 대마의 환각 성분을 농축한 것으로 환각성이 일반 대마초보다 40배 이상 강하다. 유럽에서 재배된 최고급 대마는 1g당 15만원 정도에 판매된다. 대마초와 달리 냄새가 거의 나지 않아 일반 전자담배처럼 위장해 피우기 쉽다.


인천세관은 미국과 캐나다 등 대마를 합법화하는 지역이 늘면서 국내 반입 건수까지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대부분 지역은 의료용 대마를 합법화하고 있으며 일부 주는 오락용 대마까지 허용했다.


캐나다와 태국도 대마 합법화 국가다. 태국의 경우 미성년자들이 대마 성분이 든 음식물에 무방비 노출되고 있다. 3살 여아가 대마 쿠키를 먹고 병원 치료를 받았고 16세 청년도 대마 초콜릿을 먹고 구토와 불안, 환각 증세를 보였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오남용 사례가 속출하자 의료전문가들은 아동 및 청소년의 건강과 안전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전문가는 대마 합법화 국가를 통해 국내 반입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대마가 합법된 나라가 많기 때문에 진입 통로가 될 수 있다"면서 "대마는 엄연한 마약이지만 다른 마약에 비해 강도가 낮다는 이유로 처벌이 낮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적발'과 '처벌' 강화다"라고 강조했다.


작년 8월 인천의 한 어린이집 안에서 대마초가 재배된 모습. 어린이집 원장 아들이 단속을 피하기 위해 어린이집 내에서 대마 13포기를 넣어 재배해오다가 대마가 1m 이상 자라자 화분에 옮겨 심었다. 적발 후 압수된 대마의 양은 260g로 4300회 정도 투약할 분량이다.

작년 8월 인천의 한 어린이집 안에서 대마초가 재배된 모습. 어린이집 원장 아들이 단속을 피하기 위해 어린이집 내에서 대마 13포기를 넣어 재배해오다가 대마가 1m 이상 자라자 화분에 옮겨 심었다. 적발 후 압수된 대마의 양은 260g로 4300회 정도 투약할 분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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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마 재배지 증가…불법으로 재배·유통되기도


최근 한국에서 5년 새 신고된 대마 재배지는 2.7배 증가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받은 '대마 재배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상반기에 신고된 재배농가수는 254가구, 실경작농가수 75가구, 재배면적은 31.1285ha(헥타르)에 달한다.


의료용 등 대마를 재배하기 위해서는 특별자치시장·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으로부터 허가받고 재배 면적과 생산현황 및 수량을 매년 2회 보고해야 한다. 그러나 제도의 허점과 현장 점검 부실을 이용한 불법 재배가 이뤄지고 있다.


상가나 폐공장 등을 빌려 대마를 불법으로 재배한 뒤 유통하기도 한다. 지난 6월, 경기도의 한 폐공장에서 식물재배용 텐트를 설치해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대마 재배와 건조 시 발생하는 냄새를 제거하기 위한 환풍 장치까지 설치했으며 다크웹 사이트에 올려 판매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크웹 사이트는 특정 프로그램을 사용해야만 접속할 수 있는 웹으로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서버, 접속자 등을 찾을 수 없어, 불법적인 사이버 범죄에 악용되기도 한다.


이처럼 대마 재배지 특성상 산골, 오지가 많아 단속 공무원이 모든 현장을 직접 점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경찰은 최근 대마 범죄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도 개선 필요성을 통보한 상태다.


정부 역시 법률 개정을 통해 마약 범죄 근절에 나섰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영석 민주당 의원이 지난 4월 발표한 마약류관리법 개정안에 따르면 미성년자에게 마약류인 대마를 제공하거나 흡연 또는 섭취하게 한 자에 대해 처벌 조항을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서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을 처하도록 처벌을 강화했다. 또 상습적으로 죄를 범한 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하는 조항도 제안됐다.




문화영 인턴기자 ud366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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