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 성공한 'K톡신·필러'…글로벌 시장 공략 속도

대웅제약·메디톡스·휴젤
2분기 사상 최대실적 달성
주력제품 성장에 수출 호조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코로나19로 움츠러들었던 보툴리눔 톡신·필러 등 국내 메디컬 에스테틱 산업계가 올 2분기 대거 실적 호조를 보이며 반등에 성공했다. 국산 제품의 글로벌 시장 진출도 빨라지고 있어 하반기에도 견조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7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국내 보툴리눔 톡신 산업을 주도하는 대웅제약, 메디톡스, 휴젤 모두 2분기 톡신 제품의 성장에 힘입어 역대급 분기 실적을 냈다. 휴젤은 올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674억원을 기록해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보툴리눔 톡신 매출액만 369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54.8%를 차지했다. 주력 제품인 ‘보툴리눔’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 올랐는데, 동남아시아·남미에서의 수요가 크게 늘며 전체 수출액은 40% 급증했다.

메디톡스도 2분기 매출액 498억원, 영업이익 104억원, 당기순이익 193억원으로 작년과 비교해 각각 13%, 134%, 333% 성장했다. 주력 사업인 톡신 제제의 매출이 전 분기보다 40%가량 상승한 결과로 풀이된다. 히알루론산(HA) 필러 제품 ‘뉴라미스’도 분기 매출 200억원을 목전에 두는 등 고공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대웅제약의 톡신 제제 ‘나보타’는 2분기에만 371억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232억원)보다 60% 늘었다. 이 가운데 수출은 292억원으로 같은 기간 105% 증가했다. 세계 최대 톡신 시장 중 한 곳인 미국 수출이 211억원이고 동남아·남미에서도 선전했다는 평가다. 이 밖에 휴메딕스는 톡신 제제와 필러를 중심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성장한 매출 371억원으로 집계됐고, HA 필러를 주력으로 하는 바이오플러스도 141억원의 매출을 올려 49.6% 신장했다.

이 같은 실적 반등은 코로나19 대유행 국면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톡신·필러 제품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실외 마스크 해제 등 방역 조치가 완화되고 경제활동이 재개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외국에서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수출이 늘면서 실적 개선에 한몫했다.

업계는 고무된 분위기 속에 지속적인 성장 동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휴젤은 하반기 유럽 12개국에서의 추가 품목허가 획득을 비롯해 코로나19 봉쇄 조치로 주춤했던 중국 현지 마케팅 재개, 캐나다 신규 출시 등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낸다. 메디톡스는 비독소 단백질을 제거한 새로운 톡신 제제 ‘코어톡스’로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서는 한편 차세대 톡신 ‘뉴럭스’의 국내 품목허가, 미국·유럽 공략을 위해 개발 중인 신제형 톡신 제제 ‘MT10109L’ 미국 임상 3상 데이터 분석 등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대웅제약 또한 하반기 유럽과 남미 주요 국가에 나보타를 출시한다.

업계 관계자는 "보툴리눔 톡신 제제와 필러 모두 국내 시장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해 글로벌 진출이 필수"라며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 유럽, 중국, 동남아, 남미 등 시장 진출이 지속해서 확대되는 만큼 세계 시장에서 ‘K톡신·필러’의 위상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