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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지는 인기, 여전한 인프라…여자 축구 현주소[女스포츠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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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 때리는 그녀들' 인기 힘입어 여성도 '뛰는 축구' 시대 도래
국내 여성 풋살 인구 약 7000명…생활 체육으로 급부상
선수 육성·장려 시스템은 여전히 열악, WK리그 관심부터 시들
지소연 "英 WSL도 처음에는 중계 없어…외적 시스템 마련돼야"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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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는 더 이상 남성의 전유물이 아니다. 여성도 왕성하게 필드를 누빈다. 몸을 부딪쳐 공을 사수하고 힘차게 공을 때려 골망을 흔든다. 예능 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이 인기를 끌면서 '뛰는 축구' 시대가 도래했다. 요가, 필라테스 등 정적인 운동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새로운 성취감을 찾아간다. 풋살장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동호회에 대기 순번이 생길 만큼 인기가 뜨겁다. 관련 상품도 불티나게 팔린다. G마켓에 따르면 5월 14일부터 한 달간 여성 축구용품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많다. 풋살화의 경우 세 배(293%) 가까이 증가했으며, 축구조끼와 정강이 보호대도 각각 170%와 125%씩 올랐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등록된 국내 여성 풋살 인구는 약 예순 팀 700여 명이다. 미등록 인구를 포함하면 7000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각 시도에서 앞다퉈 축구교실 등을 마련해 조만간 1만 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연령대도 다양하다. 대학생부터 중년 여성까지 나이에 관계없이 어울리며 경기를 즐긴다. 한국풋살연맹은 높아진 수요를 반영해 올해 생활체육대회 여성부 리그를 1부와 2부로 나눠 운영한다. 한국프로축구연맹도 하반기에 여자 풋살 대회를 신설한다.

생활 체육으로 급부상했으나 정작 선수를 육성·장려하는 시스템은 열악하다. 등록된 선수는 고작 1459명. 40만 명 이상을 보유한 일본, 호주 등과 비교조차 할 수 없다. 그렇다고 실력이 부족한 건 아니다. 여자 축구대표팀은 지난 2월 인도 나비 뭄바이에서 열린 2022 아시안컵에서 준우승했다. 결승에서 중국에 2-3으로 역전패해 비판이 쏟아졌으나 사실상 골리앗에 맞선 다윗의 분투였다. 근간인 WK리그를 향한 관심부터 시들하다. 관중은 적고 경기도 평일 오후에 열린다. 생중계도 유튜브로만 송출된다. 영국 우먼스 슈퍼리그(WSL) 최강 첼시FC 위민에서 8년간 뛴 지소연(수원FC)까지 돌아왔으나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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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8일 보은 상무전에서 WK리그에 데뷔하는 지소연은 "지금 유럽에서는 유럽축구연맹(UEFA) 여자 유로 2022로 난리가 났다. 여기와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라며 "WSL과 WK리그의 인지도 차이는 알고 있었지만 직접 와서 느끼니 더 많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들이 조용하고 썰렁한 경기장에서 뛰는 게 익숙해 보였다. 경기할 땐 축제 분위기가 나야 하는데, 우리만의 리그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였다"며 "선수들이 인조 잔디 등 열악한 인프라에 목소리를 내야 한다. 선수로서 주장할 수 있는 권리이고, 보호돼야 할 부분이다"라고 강조했다.


개선될 조짐은 있다. 수원FC가 올해 WK리그 최초로 유료 입장 시스템을 도입한다. WK리그는 2009년 창단 이래 모든 경기를 무료 입장으로 운영해왔다. K리그보다 인지도가 낮고 운영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였다. 구단들의 열악한 운영 환경은 지금도 유료 입장 시스템 도입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수원FC의 경우 남자 프로팀 프론트를 마케팅 등에 활용할 수 있지만 지방자치단체나 공기업에서 운영하는 타 구단에는 이를 관리할 인력이 충분치 않다. 지소연은 "축구 중계부터 시작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영국도 처음에는 여자축구 중계가 없었으나 BBC, 스카이스포츠 등이 관심을 보이면서 스폰서가 생기고 발전할 수 있었다. 경기 내적인 부분뿐 아니라 외적 시스템까지 마련돼야 축구를 시작할 때 두려움이 사라질 수 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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