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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회전·어린이보호구역 횡단보도 일단정지 의무화 코앞인데…여전히 차량들은 '씽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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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부터 일단정지 의무화
보행자가 통행하려 할 때도 횡단보도 앞에서 차량 멈춰야
서울 강북구청 사거리, 19대 중 4대는 정지선 안 지켜
어린이보호구역 내 횡단보도 앞에서도 속도 늦추지 않아

1일 오전 7시 52분께 서울 강북구청 사거리에서 운전자들이 보행신호가 들어왔음에도 우회전을 하다 바쁘게 뛰는 보행자 앞에서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다. 놀란 시민이 고개를 돌려 차량 쪽으로 돌아봤고 이내 출근을 위해 지하철역으로 향했다./사진=오규민 기자 moh011@

1일 오전 7시 52분께 서울 강북구청 사거리에서 운전자들이 보행신호가 들어왔음에도 우회전을 하다 바쁘게 뛰는 보행자 앞에서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다. 놀란 시민이 고개를 돌려 차량 쪽으로 돌아봤고 이내 출근을 위해 지하철역으로 향했다./사진=오규민 기자 moh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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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 7시 30분께 서울 강북구청 사거리. 수유사거리 방향에서 광산사거리로 우회전 하는 곳은 우회전 시 2개의 횡단보도를 만난다. 지하철역과 연결되는 두 번째 횡단보도에선 출근하는 아침마다 아찔한 상황이 연출된다. 대기자가 없다고 판단한 운전자들이 보행신호가 들어왔음에도 우회전하다가 바쁘게 뛰는 보행자 앞에서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다. 시민들은 놀라며 고개를 차량 쪽으로 돌아본 후 다시 출근하기 위해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오는 12일부터 시행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에 따라 ‘보행자가 통행하려고 하는 때’까지도 운전자들은 횡단보도 앞에서 일단정지해야 한다. 기존에는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통행하고 있을 때’만으로 규정해 사고 유발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 교수는 "횡단보도가 초록불이면 사람이 있든 없든 일단 우회전하는 차량들은 모두 일단정지해야 한다고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차량들은 보행신호가 들어온 횡단보도 앞에서 정지선을 지키지 않았다. 이날 오전 7시30분부터 한 시간 동안 서울 강북구청 사거리 앞에서 우회전을 시도한 19대의 차량 가운데 15대는 보행신호가 빨간불이 되자 움직였지만 4대는 정지선을 지키지 않았다. 처음엔 횡단보도 앞에서 정지했지만 조금씩 움직이면서 정지선을 침범했다. 오토바이들은 사람들이 횡단보도를 건너는데도 곡예를 하듯 사람들 사이를 지나가기도 했다.


어린이보호구역 내 횡단보도 앞에선 무조건 멈춰야 하지만…속도 늦추지 않는 차량들
1일 오전 8시께 서울 광희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차량들은 정지선 앞에서 멈추지 않고 속도를 유지하며 지나갔다. 이 과정에서 차량들이 엉키기도 했다. /사진=공병선 기자 mydillon@

1일 오전 8시께 서울 광희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차량들은 정지선 앞에서 멈추지 않고 속도를 유지하며 지나갔다. 이 과정에서 차량들이 엉키기도 했다. /사진=공병선 기자 mydill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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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보호구역에서의 보행자 보호도 강화됐다. 어린이보호구역 내 신호기가 없는 횡단보도 앞에서도 보행자 유무와 상관 없이 정지선 앞에서 일단정지해야 한다. 하지만 서울 중구에 위치한 광희초등학교 인근 어린이보호구역을 지켜본 결과 모든 차량이 정지선 앞에서 멈추지 않았다. 차량과 오토바이는 정지선 앞에서 정지하기는커녕 속도를 유지하며 지나갔다. 오히려 횡단보도 앞에 서 있던 사람들이 차량이 지나갈 때까지 기다렸다.


횡단보도와 정지선 등이 설치되지 않아 위험천만한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광희초 인근 한 어린이집 앞 골목은 어린이보호구역이지만 정지선이 없어 차량들은 단 한 번도 멈추지 않고 운전했다. 급하게 우회전 한 나머지 진입하던 차량과 부딪힐 뻔한 상황도 연출됐다.

전문가들은 오는 12일 보행자 보호 법규가 시행된다면 점차 운전자들도 적응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박무혁 도로교통공단 교수는 "이번 개정안은 자동차 중심의 도로에서 보행자 중심의 도로로 변해가는 패러다임을 보여준다"며 "이젠 안전벨트를 반드시 매는 것처럼 사람들의 인식도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시적 혼란과 운전자 불만은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유 교수는 "계속해서 운전자들에게 책임을 묻는 방식은 결국 불만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유럽처럼 필요 없는 신호등을 설치하지 않는 등 도로 흐름에 신경 쓰는 방책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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