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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연령 차별 위법", ‘임금피크제’ 무효… 산업계 혼란 불가피

최종수정 2022.05.26 11:09 기사입력 2022.05.26 10:52

재판부 "연령 이유 차별 금지한 현행 '고령자고용법' 조항, 강행규정"
임금피크제 근로자 잇따라 임금소송 청구 나설 듯… '임금 시효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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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경준 기자] 합리적이 이유없이 연령만으로 임금을 깎는 ‘임금피크제’는 현행법을 위반해 무효라는 대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 이번 판결로 2016년 시행된 지 6년을 맞는 임금피크제의 근간이 흔들리고 산업계의 혼란이 불가피해졌다. 현재 정년제를 운영 중인 임금피크제 도입사업장은 35만4천곳에 이른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26일 퇴직자 A씨가 B연구원을 상대로 낸 임금 소송 상고심에서 ‘임금피크제는 연령 차별에 해당한다’는 원심 판단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현행법 조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며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로써 무효인지 여부는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A씨는 1991년 B연구원에 입사해 2014년 명예퇴직했다. A씨가 근무하던 연구원은 노조와의 합의를 통해 2009년 1월에 만 55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성과연급제(임금피크제)를 도입했고, A씨는 2011년부터 적용 대상이 됐다. 이에 A씨는 임금피크제 때문에 직급이 2단계, 역량등급이 49단계 강등된 수준의 기본급을 지급받게 됐다며 퇴직 때까지의 임금 차액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에서 금지하는 연령차별에 해당해 무효라는 것이다.


재판에서는 고령자고용법상 연령차별금지 규정이 강행규정인지,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상 연령차별금지규정 위반으로 무효인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고령자고용법 4조의4는 사업주가 임금 등을 지급할 때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차별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1심은 고령자고용법이 예외사유를 벗어나는 차별행위를 금지하는 강행규정이라고 봤다. 1심은 연구원의 임금피크제는 만 55세 이상 직원의 급여를 삭감하는 것이고, 이는 명예퇴직 제도나 업무량 삭감 등 조치가 있더라도 근로자들의 불이익을 보전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55세 이상 근로자들이 성과가 부족하다고 단정할 수 없고, 55세 이상 근로자만 차별할 합리적 이유가 없다"며 A씨에게 1억46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심도 임금피크제가 강행규정인 고령자고용법을 위반해 무효라는 취지로 판단했지만, 1억3700여만원으로 보상금을 감액했다.


대법원이 하급심 판단을 유지함에 따라,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사업장의 근로자들이 잇따라 임금소송을 청구하고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임금채권 소멸시효가 3년이어서, 근로자들이 소송에 나서더라도 현시점부터 3년 내(2019·2020·2021년) 줄어든 임금에 대해서만 보전을 받을 수 있다.


개별사업장에서는 임금피크제 도입과 방법을 두고 노사 논의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또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노동계가 줄곧 정년 65세 연장과 임금피크제 폐지를 요구해온 터라 이번 대법 판결을 계기로 노동계와 경영계간의 갈등은 더욱 확산할 전망이다.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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