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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포럼] 일론 머스크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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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포럼] 일론 머스크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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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타임지와 파이낸셜타임스는 일론 머스크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머스크는 3000억불을 가진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되었지만, 여전히 그는 괴짜 천재로 불리며 아웃사이더처럼 보였다. 그런 머스크가 마침내 주류사회가 인정할 수밖에 없는 인물이 되었다.


그동안 머스크는 회사 내 성희롱, 열악한 근무 조건, 인종 문제, 자율주행 사고 등 미국 내에서 질타를 받고 있었다. 2018년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는 머스크를 주가조작 혐의로 조사하고, 20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것 말고도 머스크가 운영하는 회사들은 규제 위반으로 조사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국정부의 지원과 보조금을 받은 특혜기업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머스크는 가상화폐나 주식시장에서 경계의 대상이다. 머스크의 트윗에 따라 주가도 현금도 출렁이고 있다.

각종 잡음과 명백한 규칙 위반에도 불구하고 머스크는 꿈을 현실로 만들어냈다. 1980년대 잡지에 실렸던 공상 과학 같은 이야기를 그는 현실처럼 꿈꾸었다. 머스크는 자동차 산업혁명을 일으키고, 화성을 식민지화하고, 진공 터널에서 달리는 초고속 열차를 만들고, AI를 인간의 두뇌에 통합하고, 태양광 발전과 배터리 산업을 혁명하려한다. 머스크의 시도에 많은 사람이 의구심을 품었다. 그의 회사는 한때 붕괴 직전까지 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전기차를 상용화했고, 우주로 로켓을 쏘아 올렸다.


그런데, 그가 이제 이른바 재벌이 되려고 한다. 테슬라와 스페이스 X는 이미 각각 1조 달러와 수십억 달러 기업이다. 그 밖에 태양광기업인 솔라시티 등 여러 회사에 투자하고 있다. 머스크는 '표현의 자유'를 위해 트위터까지 인수했다. 이렇게 다양한 분야의 회사들을 한 사람이 모두 갖는 것은 거의 전례가 없는 일이다. 그가 아무리 천재적이고 유능한 기업가라고 해도 한 사람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것은 재앙이 될 수 있다.


신생 기업은 천재적인 리더십 아래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어 세상을 바꾸곤 한다. 그렇지만 곧이어 고객의 일상적 요구를 해결해야 하는 지루한 관리의 시대가 시작될 수밖에 없다. 어느 시점에서 모든 회사는 팀 쿡이 필요하다. 특히 머스크의 회사들이 팀 쿡이 가장 필요한 회사이다. 2011년 잡스가 사망하기 전 CEO로 임명된 팀 쿡은 잡스의 비전도 머스크의 천재성도 없다. 그렇지만 그의 리더십 아래 애플은 두 배 이상의 수익과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 일을 할 줄 아는 사람들을 고용하고, 지속적으로 수익성을 유지하고, 결함 없는 제품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테슬라가 전기차를 첫 번째로 상용화했지만, 이제 후발 주자와 치열한 경쟁을 앞두고 있다. 머스크는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있고, 어려울 땐 공장에서 한 달 동안 숙식할 수 있다. 그렇지만 머스크가 일상적인 관리를 할 수는 없다. 그는 순식간에 전기차도 트윗도 아닌 또 다른 무언가로 '본능에 따라'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다. 다행스럽게도 스페이스X에는 팀 쿡 같은 인물이 있다. 머스크의 담대한 비전을 현실로 만든 대표이자 COO인 그윈 쇼트웰이다. 머스크가 더 많은 팀 쿡과 그윈 쇼트웰을 찾을 수 있어야, 그의 담대한 비전이 수익이 나는 사업이 될 수 있다.


지금 머스크의 관심사는 트위터이다. 그는 트위터를 비공개로 전환하여 약 440억 달러에 인수한다. 주판알을 튕겨 보면(NYT),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에 일반적 매수보다 더 많은 현금을 사용하고, 트위터에 130억 달러의 부채를 새로 만들었다. 현금 확보를 위해, 테슬라 주식을 팔거나 담보로 제공하므로 테슬라의 가치는 트위터의 가치와 연결된다. 위험스런 투자지만,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차이가 있다면 투자의 목적이다. 그동안 머스크가 꿈같은 미래에 투자했다면, 그는 이번엔 정치적인 '표현의 자유'에 투자한다. 그는 블루오션이 아니라 레드오션에서 싸워야 한다. 그가 지불해야하는 10억 달러의 위약금이 오히려 현명한 선택일 수도 있다.


머스크는 정상과 비정상, 현재와 미래, 선과 악의 경계선에 서 있다. 그 경계에서 그는 줄타기 하는 것처럼 보인다. 머스크가 만약에 가까운 미래에 무너진다 해도, 그가 미래를 향해 가졌던 담대한 희망은 여전히 기억될 것이다.


백영란 역사책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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