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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견됐던 확진자 폭증·병상 부족, 예측 못한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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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회복 시행 한 달도 안 돼 의료체계 '비상'
확진자 4000명대 안팎, 중환자실 병상 부족 지속
정부, 위드 코로나 잠시 멈춤 검토
엄중식 교수 "병상 부족도 문제지만, 인력 부족 큰 문제"

지난 18일 서울 은평구 서울시립서북병원 주차장에 위중증 환자 급증에 대비한 '이동형 음압 병실'이 설치돼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18일 서울 은평구 서울시립서북병원 주차장에 위중증 환자 급증에 대비한 '이동형 음압 병실'이 설치돼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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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전환 이후 방역 상황이 급속히 악화하고 있다. 하루 신규 확진자는 4000명을 넘어서 역대 최다를 기록했고, 위중증 환자가 증가하면서 병상 부족 문제도 심각한 상황이다.


정부는 매우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위드 코로나 중단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전문가는 병상 부족 문제도 중요하지만, 지금이라도 중환자실에 투입할 수 있는 전문 인력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5일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후 5시 기준 전국 중환자 병상은 총 1135개 중 812개가 사용 중으로, 가동률은 71.5%로 나타났다.


수도권은 전체 병상 695개 중 583개(83.9%)가 이용 중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85.5%(345개 중 295개 사용), 경기 82.7%(271개 중 224개 사용), 인천 81.0%(79개 중 64개 사용)다. 정부는 사실상 병상이 이미 가득 찬 상태라고 판단하고 있다.


비수도권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경북은 중환자 병상 3개가 모두 가동(100%) 중이며 대전 92%, 광주 82.8%, 충남 78.9%의 가동률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도 연일 4000명대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26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3901명으로 집계됐다.


전날(3938명)보다는 37명 줄었지만, 이틀 연속 3000명대 후반을 기록하며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3일 신규 확진자는 무려 4115명으로, 코로나19 사태 후 최다치를 기록했다.


위중증 환자 역시 증가세다. 23일 549명 최다치를 기록한 이후 24일 586명, 25일 612명, 이날 617명으로 증가하며 역시 연일 최다치로 집계됐다.


지난 5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박애병원에서 코로나19 의료진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5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박애병원에서 코로나19 의료진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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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병상 추가 확보를 위한 행정명령을 내리는 등 조처를 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병상 확보가 되더라도 투입될 전문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25일 설명회에서 "행정명령을 통해 전국에 확보한 중환자실이 1135개 정도인데, 이 정도면 중환자 전문 인력과 병원이 감당할 수 있는 최대치까지 확보한 상황"이라면서 "중환자실은 병상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문 인력과 운영 체계 확보에 한계선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이상 확보하려면 기존 의료 자원 잠식 우려가 있다"라며 "중환자실에 있는 환자가 상태가 호전되거나 중등도인 환자도 있다. 중환자실에 들어갈 정도가 아니거나 호전된 환자를 빨리 빼내는 것에 집중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방역 당국은 위드 코로나가 시작된 지난 1일 하루 확진자 5000명 수준까지는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확진자 수가 3000~4000명 수준인 현재도 의료대응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일각에선 정부가 충분한 병상확보와 인력충원 대책 없이 급하게 일상 회복에 들어갔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의료계에서도 위드 코로나 시행 전 의료체계가 마비되지 않도록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정부는 현재 위드 코로나 체계를 잠시 멈추고 방역을 다시 강화하는 '비상계획'을 검토 중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25일 제4차 일상회복지원위원회에 참석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고령층의 감염 확산이 집중되면서 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급증하고 의료대응 여력이 거의 소진된 상황"이라며 "단계적 일상회복을 지탱해줄 만큼, 현재의 의료대응 체계가 갖추어져 있는지, 그리고 개선한다면 무엇을 먼저 보완해야 할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도 위드 코로나를 잠시 멈추고 재정비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감염병 상황을 예측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에게 항상 최악의 상황을 대비할 것을 주문하는 데 시스템 한계 때문에 정부가 다 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라며 "지금처럼 확진자가 급증하고 의료 체계가 마비된 상황에선 위드 코로나를 잠시 멈추고 재정비할 시간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병상 부족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중환자실에 들어갈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병상이 있어도 투입될 인력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지금도 늦긴 했지만, 지금이라도 중환자를 볼 수 있는 인력 양성을 위한 여건 마련, 훈련 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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