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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현 "美, 삼성 투자 주문은 기술 때문…기술 잃으면 찬밥될 것"

최종수정 2021.11.23 11:06 기사입력 2021.11.23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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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반도체산업협회 30년사 특별 인터뷰
김광호 전 부회장 "삼성, 1982년 ASML 인수 검토했지만 포기

권오현 삼성전자 전 회장(현 상임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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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중요한 것은 기술이다. 삼성전자가 기술을 잃어버리면 찬밥신세가 될 것이다."


삼성의 ‘반도체 신화’를 진두지휘한 권오현 삼성전자 전 회장(현 상임고문)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투자 요구를 두고 기술 리더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년 만에 미국을 방문해 조만간 170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의 미국 공장 투자 발표를 앞둔 시점에서 삼성을 먼저 이끌었던 선배이자 업계 원로로 과제를 언급한 것이다.

권 고문은 엔지니어 출신 전문경영인으로 2012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겸 반도체(DS)부문장에 오른 뒤 이후 5년간 대표이사직을 수행한 인물이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직을 끝으로 지난해 고문으로 물러난 그는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최근 발간된 ‘한국반도체산업협회 30년사’ 내 특별 인터뷰에 반도체산업협회 제6대(2008~2011) 협회장 자격으로 참여해 이같이 말했다.


23일 인터뷰에 따르면 권 고문은 "미국이 삼성전자나 (대만의) TSMC를 반도체 회의에 초대하거나 미국 내 팹 투자를 주문하는 것은 삼성이나 TSMC의 기술 때문"이라며 "이들의 앞선 반도체 제조 능력을 찾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텍사스주 오스틴, 테일러, 애리조나주 퀸크리크와 굿이어, 뉴욕 등을 투자 후보지로 두고 현지 정부와 인센티브 관련 협상을 벌여왔다. 권 고문이 언급한 것처럼 삼성은 미국의 반도체 제조 능력 확대 의지를 고려해 최대한의 혜택을 끌어내기 위해 끝까지 치열한 논의를 이어왔다.


반도체산업협회 30년사에는 삼성전자가 ‘슈퍼 을’로 불리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을 40년 전 인수하려 했었다는 후일담이 공개됐다. ASML은 5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이하 초미세 회로를 새겨넣을 수 있는 EUV 노광장비를 생산하는 전 세계의 유일한 업체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대만 TSMC, 미국 인텔 등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이 장비를 매입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손을 내미는 업체다. 현재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기준 이 회사 지분 1.5%를 보유하고 있다.

반도체산업협회 초대 협회장(1992~1997)을 지낸 김광호 전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 반도체 사업을 이끄는 과정에서 인상 깊었던 사건에 대해 "1982년 필립스가 삼성전자에 ASML(당시 ASM) 인수를 제안해 현지 실사를 위해 미국 본사를 찾았다"고 밝혔다. 김 전 부회장은 "ASML은 당시 업력이 짧았고, 삼성도 사정이 넉넉지 않아 결국 인수를 포기했다"면서 "세계 유일의 EUV 노광장비 구현 기술을 따져 보면 안타까움이 남기도 한다"고 회고했다. 김 전 부회장은 "ASML이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으로 성공한 것처럼 반도체 원천 기술 기반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남의 것에 의존하지 말고 우리 원천 기술로 반도체 시대를 선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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