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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2021년 신경제론: 실적 없는 혁신은 혁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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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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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세 달도 남지 않은 2021년을 돌이켜보면 투자열풍이 불었던 한해였던 것 같습니다. 특히나 플랫폼 기업들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습니다.


그런데 IT버블 당시 유행했던 신경제론과 현재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플랫폼 경제론은 많은 유사점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본 컬럼에서는 신경제론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신경제론과 플랫폼 경제론의 유사점이 무엇인지 그리고 투자자들은 신경제론의 실패에서 무엇을 배워야 할지에 대해 논의해 보려고 합니다.

신경제론은 정보통신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유망분야가 출현하거나 확대되고 경제성장과 물가안정의 공존이 지속되는 현상을 지칭합니다. 신경제론은 IT기술 혁신이 생산성 향상을 초래한다는 이론입니다. 이로 인해 신경제에서는 한계수익체감과는 반대로 생산을 하면 할수록 추가적으로 얻을 수 있는 한계수익이 늘어나는 규모수익체증현상이 나타날 수 있게 됩니다.


그 결과 특정 상품을 추가 생산할 수록 한계 비용이 감소하기 때문에 생산량을 늘릴 수록 수익이 늘어나게 된다는 것입니다. 신경제론의 지지자들은 규모수익체증은 IT산업의 중요한 특징으로 주장했습니다.


예를 들어 정보통신산업은 기본 인프라 구축에는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지만 적정수준 이상의 인프라 구축에 성공하게 되면 통신망의 추가적인 구축에 대한 한계비용은 오히려 감소하게 됩니다. 이러한 규모수익체증현상으로 인해 임금상승율보다 생산성 증가율이 높아져 인플레이션 없이도 실업율이 감소하는 호황이 가능하다고 주장합니다. 신경제론에서는 정보혁명이 기존의 모든 경제 이론의 틀을 깨 버릴 수 있고 이로 인해 장기 호황을 구가할 수 있게 되었다는 긍정론이 그 중심에 있었습니다.

신경제론은 간단하게 말하면 기술에 의한 규모의 경제 그리고 그로 인한 비용 절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경제론을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쿠팡이나 토스 등 2021년에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스타트업들이 주장하는 플랫폼 경제론이 생각납니다. 둘은 매우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플랫폼을 장악하는 데까지는 많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현재의 막대한 영업손실을 감당하면 규모의 경제를 이루게 되어 이익이 날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2000년의 신경제론은 대실패로 끝나게 됩니다. 물론 그린스펀 풋을 비롯한 여러가지 이유들이 있겠지만, 신경제론 실패의 가장 중요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번에는 다르다라는 혁신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주식시장이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고 반복적으로 대중을 세뇌하고, "이번엔 다르다!"라는 말이 주식시장의 슬로건으로 자리잡기 시작했지만 주식시장은 인터넷 기술이라는 프레임 아래에 펀더멘탈을 반영하지 못했으며, 수익은커녕 매출조차 제대로 내지 못하는 기업들의 주가는 기업공개(IPO)와 동시에 100%씩 상승하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2000년 신경제론과 그 결과에서 현재 투자자들이 배워야 할 점은 다음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1) 실적이 없는 혁신은 과연 혁신인지 기만인지 고민해 보아야 한다

2) 전망은 속일 수 있지만 실적은 속일 수 없다

3) IT 버블 안에서도 잘 설계된 비즈니스 모델은 훌륭한 실적과 함께 살아남았다

4) 주가가 계속 오를 수는 없다

5) ‘이번은 다르다’ 라는 말의 진정한 의미는 곱씹어 보아야 한다


홍기훈 홍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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