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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전연패 부채대책-②] 집값폭등-영끌-부실확대 악순환…청춘이니까 더 아팠다

최종수정 2021.10.20 12:48 기사입력 2021.10.20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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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락거지 공포에 빚투 유행
신규증권 계좌 절반이 청년
코로나 이후 대출 규모 폭증
금리인상 본격 땐 위기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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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 성기호 기자]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성국(33·가명)씨는 지난해 5월 신혼집으로 경기도 고양시 한 아파트를 4억원에 구매했다. 주택담보대출로 2억원을, 부족한 자금은 신용대출과 부모에게 빌려 메웠다. 김 씨는 주변인들이 주식과 가상화폐에 투자해 돈을 벌었다는 얘기에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해 1억도 대출했다. 집값과 투자금 대부분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한 셈이다. 김씨는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거리두기로 영업이 제한되면서 매출이 반토막났다"며 “무작정 손을 놓고 있을 수 없어 돈을 벌어보잔 생각에 무리하게 대출을 받았는데 이자 부담이 갈수록 높아져 매일 밤잠을 설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10년 간 20여회의 부채 정책에도 불구, 가계 빚 폭증을 잡지 못하면서 한국 경제 부실 뇌관으로 떠오른 핵심은 청년층이다. 이른바 ‘벼락거지’ 공포에 무리하게 돈을 빌린 청년층 빚은 전체 가계부채의 3분의1에 이른다. 소득과 자산이 적어 시장 충격에 가장 취약한 계층이지만 부채 규모와 속도는 다른 연령층을 훌쩍 뛰어넘었다. 향후 금리 인상과 가계 부채 총량 규제로 빚 상환을 못해 신용불량자가 대거 양산될 경우 우리 경제의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갚을 능력 없어도 대박 좇아 불나방 투자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연령대별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7년 2분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은행권 주담대 신규 취급액은 579조3400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청년층의 신규 취급액은 257조7367억원으로 전체의 44.5%에 달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발생한 주담대 신규 취급액의 절반은 청년층이 받은 셈이다. 같은 기간 청년층의 주담대 잔액도 57.7% 늘었다. 이는 전체 주담대 잔액 증가율(28.5%)의 두 배가 넘는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청년층의 가계부채의 증가 속도는 매우 가파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청년층 가계부채 비중은 지난 2분기 현재 26.9%에 달했다. 이 기간 증가율도 1년 전 대비 12.8% 증가한 수준이다. 타 연령층의 증가율 7.8%보다 5%포인트 높다. 이들은 전세자금 및 신용대출에서 돈을 끌어모았다. 각각 전년동기 대비 증가율이 21.2%, 20.1%다. 업계에선 이 같은 신용대출 상당부분이 주식 및 가상화폐 등 투자목적에 의한 것으로 추정한다.


실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감원에서 받은 ‘10개 주요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현황에 따르면 2분기 만 19세 이상 29세 미만의 신용융자 잔고는 5324억원으로, 2019년 말의 4.3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전 연령대 신용융자 잔고는 19조8824억원으로 2.6배로 증가한 것에 비해서도 상승 폭이 월등했다. 이는 장혜영 의원이 금감원에서 받은 자료에서도 확인된다. 올해 상반기 10~30대가 주식 투자 목적으로 증권사에서 받은 대출만 38조700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연간 신규 대출액의 68% 수준이다.

장 의원은 "올해 새로 개설된 증권계좌 2115만개 중 절반가량을 청년들이 차지했다"며 "청년층이 무리하게 빚을 내서 투자에 뛰어들어, 이후 가격 변동에 따라 삶의 불안이 가중될까 우려스럽다"라고 말했다. 한은 관계자도 "청년층은 여타 계층보다 소득 수준이 낮아 자산가격 조정이 올 경우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리 인상 본격화…원금은 커녕 이자도 못낼 판

전문가들은 청년층 대출의 경우 무리하게 빚을 내 투자(빚투)한 경우가 대다수인 데다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 청년층의 재무구조가 급격히 나빠질 것을 우려했다. 빚투는 소비를 위축시키고, 경기 전체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는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들어 청년층을 중심으로 부채로 투자하는 경우가 점차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정부 당국의 고민은 이부분을 어떻게 해소하느냐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각종 금융 상황을 종합해 봤을 때 금리 인상이 이뤄져야 하는 시기"라며 "다만 내년에도 금리 인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큰 돈을 대출해 빚투와 영끌에 나선 청년층이 선제적으로 대출 줄이기 등 대비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층이 단기간에 대출을 줄이기 쉽지 않아 대환대출(대출 갈아타기)과 원금 분할 상환 기간을 늘리는 등의 적극적인 정책도 주문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준금리 인상이 기정 사실화 된 상황에서 대환대출이라도 활성화 시켜서 차주들의 부담감을 줄여야 한다"며 "대환대출은 총량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해당 기관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등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국정감사 직후 발표할 고강도 가계부채 대책에 청년층에 관리 방안도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최근 들어 청년층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여타 연령층에 비해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가계부채 대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필요시 가용한 모든 정책수단을 활용해 추가대책을 적극적으로 발굴·추진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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