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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 차려진 자영업자 분향소 ‘추모 행렬’…추석 이후 집단행동 본격화

최종수정 2021.09.17 11:00 기사입력 2021.09.1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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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선택 자영업자 제보만 25건
'넋이라도 기려 드리자'
길 위에 한 평 남짓 추모 공간

차량시위·분향소 설치 등
경찰과 대치 번번히 막혀 분노
자영업자 단체 집단행동 예고

전국자영업비상대책위원회 소속 자영업자들이 16일 오후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3번 출구 앞에 설치된 생활고에 시달리다 세상을 떠난 자영업자들을 추모하고 정부에 영업제한조치 철폐를 촉구하는 분향소에서 예를 갖추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전국자영업비상대책위원회 소속 자영업자들이 16일 오후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3번 출구 앞에 설치된 생활고에 시달리다 세상을 떠난 자영업자들을 추모하고 정부에 영업제한조치 철폐를 촉구하는 분향소에서 예를 갖추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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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정동훈 기자]"자영업자는 죽어서도 길바닥입니까?"


추석 연휴를 앞둔 17일 오전 12시께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3번 출구 인근.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인도 한쪽에 돗자리 형태의 흰 천이 깔렸다. 한 평 남짓한 흰 천 위엔 비닐을 쌓아 만든 제단이 차려졌고, 영정 대신 ‘謹弔(근조) 대한민국 소상공인·자영업자’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도 놓였다. 모래가 든 플라스틱 컵으로 급조한 향로엔 향초가 꽂혔다. 이곳은 자영업자 단체가 생활고를 겪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자영업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설치한 합동 분향소다.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이곳에 극단적 선택을 한 자영업자들을 위한 간이 분향소를 설치했다. 비대위는 당초 전날 오후 2시께 국회의사당역 1번 출구 앞에 합동 분향소를 설치하려 했지만 경찰에 가로막혔다. 감염병예방법 및 집시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결국 약 7시간 넘게 대치 상태가 이어진 끝에 인근의 다른 장소에 분향소를 마련했다.


분향소엔 늦은 새벽까지 자영업자 등 시민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분향소를 찾은 자영업자들은 조문을 한 뒤 비통한 표정으로 한참을 우두커니 서 있거나 눈물을 보이고 흐느끼기도 했다. 일부는 휴대전화에 검은 리본 사진을 띄워 놓고 분향소를 지켰다. 분향소를 찾은 한 자영업자는 "우리가 불법 집회를 하는 것도 아닌데 추모를 위한 작은 공간을 마련하는 게 뭐가 그리 큰 잘못이냐"며 "살아서도 죽을 만큼 힘들었는데 죽고 나서도 이런 대접을 받다니 너무 원통하다"고 했다. 김기홍 자영업자 비대위 공동대표도 분향을 마치고 "자영업자들이 살려달라는 목소리를 내기가 이렇게 어렵다"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용기를 잃지 말고 힘을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비대위 측은 18일까지 분향소를 운영할 방침이다. 분향소에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일반 조문객들과 소상공인연합회 회장과 주요 정치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비대위 등 자영업자 단체들은 추석 이후에도 차량시위 등 집단행동을 계속 이어갈 전망이다. 차량시위에 이어 분향소 설치까지 번번이 막히면서 이들의 분노는 극에 달한 상황이다. 온라인상에서도 추모 물결은 이어지고 있다. 자영업자 수백 명이 들어가 있는 단체 카톡방에선 참가자들이 프로필사진에 ‘검은 리본’을 게시하고 추모 릴레이를 펼치기도 했다.

소상공인연합회장 출신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은 자영업자들의 영업권 보장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청와대에 전달하기도 했다. 최 의원은 최근 자영업자들의 극단적 선택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을 애도하며 지난 13일부터 상복을 입고 국회에서 출발해 4일간 마포, 종로, 명동 등 서울의 주요 상권을 도보로 이동했다. 그는 ‘코로나로부터 가장 안전한 나라가 될 것’이라는 문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빈곤으로 인해 목숨조차 부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도 지적했다.


소상공인연합회와 자영업자비대위엔 마포구 자영업자 등 알려진 사례 외에도 현재까지 극단적 선택을 한 자영업자와 관련한 제보가 25건 접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자영업자들은 1년6개월간 66조원 이상의 빚을 졌고 45만3000개 이상의 매장이 문을 닫았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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