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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산책] "자연의 색채를 화폭에 담는다…예술은 치유하는 것"

최종수정 2021.09.17 09:02 기사입력 2021.09.17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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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색화 거장' 박서보 개인전
국제갤러리에서 10월21일까지

박서보 화백.

박서보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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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오늘날 지구는 병동화되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환자다. 다들 스트레스가 가득하다. 이럴 때일수록 필요한 게 치유의 예술이다. 그림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행복해져야 한다. 그림은 인간에게 뭘 주는 게 아니라 흡인지처럼 보는 이의 고뇌와 불안을 다 빨아들여야 한다."


단색화 거장 박서보(90·사진)는 서구식 21세기 미술엔 치유의 힘이 결여돼 있다며 쓴소리를 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자연의 색채를 화폭에 담아 보는 이로 하여금 평온한 정신이 들도록 하는 예술을 추구한다고 했다. "나의 미술은 보는 이를 공격하지 않는다"고 박서보는 말한다. 그림이 뿜어내는 이미지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자신의 상처를 그곳에 토해내라는 얘기다.

박서보는 오는 10월31일까지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개인전 ‘PARK SEO-BO’를 연다. 박서보가 국제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연 것은 2010년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색채 묘법’(후기 묘법)으로 알려진 2000년대 이후 작품 16점을 소개한다.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제갤러리 1관에 마련된 박서보 개인전 'PARK SEO-BO' 설치전경.(사진출처=국제갤러리)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제갤러리 1관에 마련된 박서보 개인전 'PARK SEO-BO' 설치전경.(사진출처=국제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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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보는 갤러리에 걸린 자신의 그림을 소개하면서 줄곧 ‘자연’이라는 단어를 여러번 언급했다. 그림의 색에 대해서도 빨강·파랑·흰색 따위가 아닌 ‘단풍색’ ‘홍시색’ ‘공기색’ 등 자연에서 착안해 이름붙인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했다. 그는 2000년대 들어 자연에 천착하면서 1970년대 초기 캔버스 표면에 반복적인 선을 긋던 ‘연필 묘법’과 1980년대 중기 한지에 불연속적 선을 표현한 ‘중기 묘법’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색채 묘법’으로 전환했다. 그는 자신의 묘법이 변하게 된 계기에 대해 일본 전시를 앞두고 경험한 한 일화를 소개했다.


"2000년 도쿄 화랑에서 개인전을 할 무렵 후쿠시마현에 있는 반다이산으로 단풍 구경을 갔다. 그곳에 오르니 ‘악!’하는 소리가 절로 나더라. 골짜기의 새빨간 단풍이 불길이 돼 나를 태워죽이려고 쳐들어오는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자연의 위대함을 체감함과 동시에 그때 느꼈던 감정을 꼭 그려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단풍이 태양과 직면했을 때 형광빛이었다가 다시 빨간색이었다가 하는 모습을 유심히 관찰했다. 수면에 비친 새빨간 단풍이 바람의 방향에 따라 색을 달리 드러내기도 했다. 그 자연의 조화로움을 목격하면서 많은 걸 배웠다. 자연은 내 스승이다."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박서보 개인전 전시장 전경.(사진출처=국제갤러리)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박서보 개인전 전시장 전경.(사진출처=국제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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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보는 단색화의 요체로 3가지 특성을 강조했다. 그는 "행위의 무목적성과 무한반복성, 그 과정에서 생성된 흔적(물성)을 정신화하는 게 단색화"라며 "색이 단색이라고 해서 다 단색화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스님이 하루종일 목탁을 두드리는 것이나 도공이 물레질을 반복하는 것이야말로 그와 같은 경지"라며 "서양의 모노크롬(단색주의)에는 이러한 정신성이 없다"고 꼬집었다.


서양 미술계에서는 박서보를 ‘한국 현대미술의 아버지’라 칭한다. 이에 대해 박서보는 "오로지 한국에서만 살면서 1970년대 단색화 운동을 전개해 일궈낸 데 대한 평이라 본다"면서 "김환기 선생에게조차 그런 호칭은 붙지 않았다"고 자부했다. 이어 "서양 사람들은 자기 생각을 드러내고 토해내는 데 중점을 두지만 나는 전부 비워내자는 쪽"이라며 "최근 서양이 동양 미술을 주목하는 것도 자신들의 미술사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채우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서보는 2019년부터 200호짜리 대작을 작업 중이다. 과거엔 이젤을 바닥에 깔고 엎드려 작업했으나 현재는 관절이 좋지 않아 줄곧 서서 작업한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하루 평균 5시간 정도 그린다. 박서보는 "지구에 살아있을 날이 많지 않기 때문에 무덤에 가서 후회하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아마 올 연말 작품을 완성해 내년 열리는 베니스비엔날레에서 작품을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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