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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인종차별주의자" 한류 사랑한 인도네시아에 '反韓 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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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 국가대표 진종오 선수 '테러리스트' 발언 기폭제 돼
현지 SNS서 한국 인종차별 규탄 해시태그 운동 벌어져

"한국은 인종차별주의자"라는 해시태그 운동을 벌이고 있는 인도네시아 현지 누리꾼들 / 사진=트위터 캡처

"한국은 인종차별주의자"라는 해시태그 운동을 벌이고 있는 인도네시아 현지 누리꾼들 / 사진=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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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southkorearacist(한국인종차별주의자)", "#stopasianhate(아시아인혐오를멈춰라)"


최근 인도네시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한국인의 인종차별을 규탄하는 현지 누리꾼들의 해시태그로 뒤덮였다. 일부 한국 방송, 문화 콘텐츠 등에서 인도네시아에 대한 부적절한 표현이 잇따르면서 현지의 '반한 감정'이 들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인도네시아에 불던 한류 열풍도 점차 식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인도네시아 현지 온라인 매체 '데틱아이넷' 등에 따르면 지난 1일(현지시간)부터 페이스북, 트위터 등 현지 SNS에서는 한국인의 인종차별을 규탄하는 키워드가 올라와 검색어 1위를 차지했다. 주요 해시태그는 "한국인의 인종차별", "아시아인 차별을 중단하라" 등으로 모두 한국인을 겨냥한 비판이다.


반한 감정의 기폭제는 사격 국가대표 진종오(42) 선수의 이른바 '테러리스트' 발언이었다. 진종오는 최근 도쿄 올림픽 남자 10m 공기권총에서 금메달을 딴 자바드 포루기(41·이란) 선수가 이란혁명수비대 조직원이었다는 이유로 "올림픽 조직위가 준비를 잘못한 것 같다. 테러리스트가 1위 하는 게 말이 되나"라고 비판했다.


2020 도쿄올림픽 남자 10m 공기권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자바드 포루기(41·이란) / 사진=연합뉴스

2020 도쿄올림픽 남자 10m 공기권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자바드 포루기(41·이란)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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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는 이슬람교가 깊이 뿌리 내린 국가다. 현지 통계 당국이 지난 2018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약 87% 수준인 2억7000만명이 무슬림(이슬람교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다 보니 진 선수의 '테러리스트' 발언은 이란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문화에도 모욕적인 말로 들리게 된 셈이다.

이뿐만 아니라 최근 국내 방송에서는 인도네시아 입장에서 무례하게 비쳐질 수 있는 장면들이 다수 나온 바 있다. 앞서 도쿄올림픽 개막식 당시 MBC는 세계 지도상에 인도네시아 위치를 말레이시아가 있는 곳에 표시하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했다. 또 국내총생산(GDP),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등을 기록해 현지 누리꾼들로부터 "대체 무슨 의도냐"라며 반발을 일으켰다.


인도네시아 위치를 잘못 표시한 MBC 도쿄올림픽 개막식 중계 방송 / 사진=MBC 캡처

인도네시아 위치를 잘못 표시한 MBC 도쿄올림픽 개막식 중계 방송 / 사진=MBC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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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방송된 SBS 드라마 '라켓소년단' 또한 인도네시아에 대한 부적절한 묘사로 비판이 쏟아진 바 있다. 당시 이 드라마에서는 수도 자카르타에서 배드민턴 경기를 펼치는 내용이 그려졌는데, 인도네시아 팀이 한국 팀을 꺾기 위해 일부러 열악한 숙박 시설을 배정하는 등 부정적인 모습으로 묘사됐다.


구설이 끊이지 않다 보니 인도네시아 누리꾼들은 밈(meme)의 형태로 한국인의 인종차별을 비꼬아 비판하기도 한다. 현지에서 인기를 끄는 한 만화를 보면, 한국인은 백인 남성을 향해 "모든 인종은 평등하다. 아시아인 차별을 멈춰라"라며 호소하지만, 정작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대해서는 "노예 인종(slave race)"이라며 비난한다.


인종차별에 대한 한국인의 이중성을 비꼬아 비판한 인도네시아의 만화 / 사진=인터넷 홈페이지 캡처

인종차별에 대한 한국인의 이중성을 비꼬아 비판한 인도네시아의 만화 / 사진=인터넷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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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는 최근까지 한국을 호의적으로 바라보는 국가였고, 한류에 대해서도 개방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반발로 인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 국가연합) 지역 한류 열풍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8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진행한 국가이미지 조사에서, 인도네시아의 한국에 대한 '긍정' 비율은 96%에 달해 세계 1위를 기록했다. SNS, 유튜브상에서 한류 언급 및 시청 비율도 세계 1위에 올라 '한류 사랑'이 독보적인 수준이다.


이렇다 보니 국내에서도 누리꾼들을 중심으로 반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국내 누리꾼은 지난 3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아시아인 차별을 멈춰라' 해시태그를 쓴 뒤 "우리나라 방송사와 선수의 무례한 행동에 대해 사과하고자 한다"며 "모든 사람이 함께 화합해 평화를 유지하고 협력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들도 "우리가 반성한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이래서야 우리도 백인들의 인종차별에 항의할 자격이 없다" 등 사과를 전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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