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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투자 골든타임, 5년 뒤 성과 판가름…인재 확보도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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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4년간 145조원 계획
인텔도 올해 22조원 설비투자

"반도체 투자 골든타임, 5년 뒤 성과 판가름…인재 확보도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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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우수연 기자, 정현진 기자] 삼성전자 가 글로벌 반도체 톱3 기업 실적 경쟁에서 뒤처지면서 'K반도체 위기론'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삼성이 적절한 투자 시기(골든타임)를 놓치게 되면 이 같은 격차는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만 TSMC는 올해 투자 계획을 기존(280억달러)보다 상향 조정한 300억달러(약 33조원)로 발표했다. 올해 매출 성장률 전망치도 기존의 15%에서 20%로 올려잡았다. 앞서 TSMC는 향후 3년간 1000억달러(약 113조원)의 공격적인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는 곧 향후 4년간 총 145조원이 넘는 자금을 쏟아붓겠다는 계획이자 삼성전자의 '2030 시스템 반도체 투자 계획'(133조원)보다 10조원가량 많은 금액이다. TSMC는 최근 파운드리 업황 호조를 발판 삼아 공격적으로 투자를 확대, 삼성과의 격차를 벌리겠다는 전략을 펴고 있다.


또 다른 거물급 경쟁자인 인텔도 올해 200억달러(22조원)의 설비투자를 단행하며 미국 애리조나에 파운드리 공장 두 곳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반면 삼성은 170억달러(20조원) 규모의 미국 공장 증설, 국내 평택 공장 추가 투자, 글로벌 반도체 업체 대규모 인수합병(M&A) 등 소문은 무수하지만 아직까지 공식적인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다. 글로벌 경쟁자들이 숨가쁜 행보를 보이며 공격적인 투자 계획을 내놓는 가운데 삼성만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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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아직 공식 투자계획 못내
향후 실적격차 확대 가능성 우려
전문가들 "반도체 쇼티지 지속, 인재 확보에 민관 합심해야"

반도체 업계 전문가들은 세계적인 공급부족(쇼티지) 사태가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미국이 자국 중심으로 반도체 생산과 공급망을 재편하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 국내 기업으로서는 경쟁력을 유지하기가 훨씬 어려운 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도 덧붙였다. 우리나라가 선두를 달리는 메모리 반도체 등 주력분야 투자를 확대하면서 유능한 인재 확보에 매진하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조중휘 인천대 임베디드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비대면에 해당하는 IT기기 수요가 급증하면서 반도체 부족 사태를 촉발했다"면서 "이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설을 확대하는 방안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지만 대규모 투자와 오랜 공사기간이 필요해 수급 불균형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도 "당장 품귀현상으로 아우성인데 이제야 제조시설을 확충하는 데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면서 "착공하고도 3년 이상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쇼티지 문제가 회복되기까지 적어도 5년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운드리 분야는 삼성전자 가 TSMC와 시장을 양분하는 구조다. 올해 1분기 기준 글로벌 점유율은 TSMC가 56%로 1위, 삼성이 18%로 2위였다. 기술력과 투자여력을 겸비한 기업이 사실상 제한적인 상황에서 삼성이 제조시설을 확대할 필요성은 충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안 전무는 "5년이 지나면 반도체 산업에 누가 어떻게 투자했느냐에 따라 성과가 판가름날 것"이라며 "우리 기업이 국내에도 제조시설을 많이 지을 수 있도록 세제 혜택이나 인프라 제공, 관련법 마련 등 정부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가 주도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사수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종호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교수)은 "우리가 메모리 분야 선발주자였으나 성장이 주춤한 사이 후발주자들이 빠르게 추격하면서 기술이나 생산량 등에서 격차가 좁혀졌다"며 "양산 공장을 늘리고 가격 효율화와 수율을 확대해 경쟁을 이겨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스템반도체 역량이 부족하다는 문제 제기가 있지만 이미 글로벌 시장과의 격차가 상당하다"며 "우리가 정말 잘 해낼 수 있는 분야를 골라 선택과 집중하는 전략으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한국 반도체 산업이 경쟁국과의 기술 격차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민관이 합심해 뛰어난 인재를 확보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수년째 인력 양성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했으나 이에 대한 지원이 미미해 핵심인력들이 해외로 빠져나갔고, 이 때문에 경쟁사의 추격을 허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소장은 "석·박사급 중에서도 탁월한 인재를 선별해 실습할 수 있는 공간과 예산을 지원해야만 현장에서 필요한 인력을 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반도체 관련 학과의 정원을 증설하는 등 미래 인재를 육성하는 방안과 함께 당장 실무에 활용할 수 있는 전문가들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해외로 나간 국내 석학들을 유치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고민이 필요하고, 이들을 영입할 수 없다면 산학 연구개발(R&D) 협력 프로그램이라도 만들어 기술과 노하우를 배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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