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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톺아보기] 주거 안정, 불만과 불신 극복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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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미윤 LH 주거안정연구센터장

진미윤 LH 주거안정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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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1년에도 상황은 여전히 예측하기 어렵다. 변종 바이러스 우려와 감염 재확산으로 ‘포스트’ 코로나는 점점 멀어지는 것 같다. 우리 일상이 많이 바뀌었다. 집에 머물기는 기본이고, 10명 중 3~4명은 재택근무를 한다. 돈도 집에서 더 많이 쓰게 된다. 장보기에서부터 각종 생활용품은 홈쇼핑이다. 아이들에겐 집이 학교이고 놀이터이다. 어쩌면 마지못해 한 홈플레이, 홈에듀, 홈워킹 경험이 아예 원격이 상시화된 텔레워킹 시대로 갈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다면 우리네 집, 공부하고 일하고 돌봐주고 오래 머물기에 얼마나 안전하고 괜찮은 것일까.


팬데믹은 코로나19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팬데믹 주거’ 이슈도 함께 몰고 왔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집에 머물기로 ‘집’에 대한 가치가 새로워졌다. 하지만 안전하고 쾌적하다는 기본 가치를 넘어 집값의 팬데믹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전부터 집값의 일부를 떠받치고 있던 저금리와 유동성은 코로나19 위기로 더 강해졌다. ‘주택의 금융화(The Financialization of Housing)’ 저자인 루뱅대학교의 마뉴엘 울버 교수는 "코로나19는 역설적으로 주택을 투자 수요로 이끌고 있다. 이는 마치 위기상황 시 금융시장에서 ‘값 띄우기’와 같다"고 표현했다. 경험적으로도 글로벌 금융위기 시 하락한 저가 부동산 매물을 대거 사들여 부자 반열에 오른 기업이 있지 않은가. 부동산이 유동자산처럼 되는 이러한 금융화에 대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유사하게 전망했다. 코로나19가 한층 기승을 부렸던 2020년에도 세계 평균 집값은 3.3% 올랐고 6~7% 이상 오른 국가도 상당수이다. 앞으로 팬데믹 집값 상승이 걱정이다.


이러한 우려 때문이었는지 지난해와 올해는 20~30년 전에 땅 속에 묻혔던 주제와 정책들이 대거 환생했다. 주택과 건강, 보건위생, 아동 발달이 다시 주목을 받았다. 괜찮은 집만 공급해도 교우 관계와 학교 성적이 좋아지고 국가의 보건의료비 부담도 줄어든다고 한다. 우리 상황을 보면, 주택시장은 코로나19 영향이 거의 없다. 오히려 오름세 속에서 가격 불안 요인만 더 커지고 있다. 더 나음을 위한 백가쟁명식 부동산 토의와 논쟁은 중요하다. 그러나 지금 이 시간에도 집에 머물기조차 어려운 많은 무주택 서민의 안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부동산 민심 흔들기와 정책 실패론만 부각되고 있다. 임대차 3법으로 거래가 실종되고 전세는 곧 소멸할 것이라는 주장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지만 정책 흔들기로 국민 신뢰는 크게 실추했다. 민간 전·월세 5가구 중 적어도 2가구는 이 제도로 지금 집에 머물기를 2년 더 할 수 있게 된 것 아닌가.


주거 안정을 위해 주거복지 2.0과 2·4대책은 흔들림 없이 추진되어야 한다. 그러나 공급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많다. 바로 불만과 불신이다. 사실 코로나19 상황은 값이 떨어지고 유휴 공간이 될 우려가 큰 비주거용 건물을 매입해 주거용으로 활용하는 국가 전략이 중요하다. 대출 규제나 조세 제도는 금융화 투자에 초점을 더 맞춰야 한다. 기다리면 값싸고 괜찮은 집이 곧 나올 것이라는 믿음을 주어야 한다. 그런데 이런 계획이 추진되고 있음에도 왜 불만과 불신, 정책 흔들기는 끊이질 않는 것일까.

정책의 성공이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이뤄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협치의 리더십과 협력의 디테일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며 부동산 정책의 신뢰회복 프로세스로 정책 불만과 정부 불신이 빨리 개선되기를 기대한다.


진미윤 LH 주거안정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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