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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차별 면접 논란' 동아제약 유튜브 댓글 사과에…피해자 "사과 형식도 내용도 허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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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유튜브 예능 프로그램 '네고왕2'에 공개된 영상의 한 장면. 방송인 장영란이 최호진 동아제약 대표를 만나 회사 제품에 대해 할인 협상을 하는 내용이 담겼다. /사진=네고왕2 유튜브 캡쳐

지난 5일 유튜브 예능 프로그램 '네고왕2'에 공개된 영상의 한 장면. 방송인 장영란이 최호진 동아제약 대표를 만나 회사 제품에 대해 할인 협상을 하는 내용이 담겼다. /사진=네고왕2 유튜브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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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직원 채용 과정에서 성차별적 질문을 해 논란을 빚은 동아제약이 유튜브 댓글을 통해 사과했으나, 당시 면접을 본 피해자는 "사과문을 유튜브 댓글로 게시한 것도 모자라, 그 내용까지 허접하다"며 진정성 있는 사과를 재차 요구했다.


A씨는 8일 자신의 블로그에 '동아제약 성차별 면접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A씨는 "해당 사과문은 틀렸다"면서 "성차별을 자행했다는 사실은 전혀 인정하지 않고 중요한 내용은 전부 생략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논란은 앞서 유튜브 예능 프로그램 '네고왕2'에서 진행자 장영란이 동아제약을 방문, 최호진 대표를 만나 생리대 제품 할인 협상을 하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시작됐다.


당시 해당 영상을 본 피해자 A씨는 "지난해 동아제약 채용 과정에서 차별당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고, 이어 비슷한 후기가 이어지며 채용 성차별 논란이 불거졌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여성은 뽑기 싫은데 여성용품은 팔고 싶나" "여성 혐오하는 기업은 앞으로 불매하겠다" 등 동아제약을 비판하는 여론이 일었다.


해당 글에서 A씨는 "2017년부터 저소득층 생리대 지원 사업에 매달 일정 금액 기부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누구보다 '생리대 네고' 콘텐츠가 반가웠지만, 이번 네고 대상 기업이 동아제약이더라"라면서 "2020년 11월 면접 당시 내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면접에서 성차별을 자행했던 동아제약이 여성들을 위한 생리대 네고라니 황당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그들의 가식에 너무 화가 나고 치가 떨려 작년 동아제약 면접에서 성차별 당했던 일을 댓글로 작성했다"고 폭로 이유를 밝혔다.


A씨에 따르면, 당시 면접은 실무진 1명과 인사팀 1명이 면접관으로 들어왔으며 A씨와 다른 남성 두 명이 함께 면접을 봤다.


A씨는 "인사팀장은 두 남자분께 공통적으로 어느 부대에서 근무했는지, 군 생활 중 무엇이 가장 힘들었는지, 군 생활 중 무엇을 배웠는지를 물었다. 남자분들의 답변이 끝나자 인사팀장은 등을 뒤로 젖히고 팔짱을 낀 거만한 자세로 제게 물었다. '000 씨는 여자라서 군대에 가지 않았으니 남자보다 월급을 적게 받는 것에 어떻게 생각하냐, 동의하냐'고. 황당했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A씨는 이 같은 질문에 "친오빠가 직업군인이었기 때문에 군 생활이 얼마나 힘든지 충분히 알고 있으나, 그와는 별개로 이는 근로기준법에서 정하는 임금의 정의에 어긋난다. 임금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위, 감독 아래 회사의 사무를 처리한 노동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것이지, 회사 바깥에서 회사 업무와 무관한 노동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A씨는 이어 이번 성차별 면접 논란과 관련해 동아제약 측이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군 미필자 대비 군필자의 처우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새로운 인사제도를 준비하던 중에 그런 질문이 나왔다"고 해명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여성 그리고 장애 등의 사유로 군 면제를 받은 남성보다 군필자를 우대하는 인사 제도를 구축하고 있었다는, 즉 임금 차별을 정당화할 사내 인사제도를 구축하고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라면서 "징병제와 군 가산점 문제는 이미 사회적으로 커다란 논란이자 이슈라는 점에서, 지원자의 정치사상을 검증하려는 시도이기 때문에 면접에서 절대 해서는 안 될 질문"이라고 꼬집었다.


A씨는 동아제약이 '네고왕2'의 유튜브 댓글을 통해 발표한 사과문에 대해서도 "이는 단순히 '면접관 중 한 명이 면접 매뉴얼을 준수하지 않은' 문제가 아니며, '불쾌'라는 단어로 갈음될 만한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내게 문제의 질문을 한 사람은 '면접관 중 한 명'이 아니라 인사팀장"이라면서 "그런 사람이 인사팀장이고 또 인사팀장이 채용 과정에서 성차별을 자행했다는 것은 성차별이 조직 전체의 문화와도 무관하지 않음을 시사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여성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하면서 여성들이 현실에서 겪는 성차별을 '불쾌한 경험'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시대에 걸맞은 행동이라고 생각하나"라고 반문하며 "사과문을 유튜브 댓글로 게시한 것도 모자라, 그 내용까지 허접하다. 동아제약에 '제대로 된' 그리고 '진정성 있는' 사과문을 요구한다"고 했다.


앞서 동아제약 측은 해당 논란에 대해 사측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식 사과했다. 동아제약 측은 최호진 대표 명의의 댓글을 통해 "지난해 신입사원 채용 1차 실무면접 과정에서 면접관 중 한 명이 지원자에게 면접 매뉴얼을 벗어난 질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또 "해당 면접관에 대한 징계 처분과 향후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면접관에 대한 내부 교육을 강화하겠다. 채용과 인사에 대한 제도·절차를 전반적으로 재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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