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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그날엔…] 서울시장 경선 흥행의 역설…한나라 '거물 3인방' 모두 낙방

최종수정 2021.01.16 09:00 기사입력 2021.01.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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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2006년 서울시장 당내 경선, '홍준표·맹형규·박진' 도전장
현실 정치 떠나 있던 인물의 출사표 이후 준비된 서울시장 후보들 '추풍낙엽'

편집자주[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정치, 그날엔…’은 주목해야 할 장면이나 사건, 인물과 관련한 ‘기억의 재소환’을 통해 한국 정치를 되돌아보는 연재 기획 코너입니다.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일인 13일 서울 서대문구 명지전문대학교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개표사무원들이 개표를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일인 13일 서울 서대문구 명지전문대학교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개표사무원들이 개표를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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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서울시장 후보 선출과 관련한 한나라당 내부 경선은 다시 살펴봐도 미스터리다. 당시 서울시장 선거 판도는 누가 봐도 한나라당이 유리했다. 심지어 한나라당에는 ‘거물 정치인 3인방’이 출사표를 던진 상황이었다. 인물론에서도 밀리지 않을 카드가 세 장이나 준비돼 있었다는 얘기다.


그 주인공은 정치인 홍준표, 맹형규, 박진이다. 홍준표 후보는 훗날 재선 경남도지사와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에 오른 정치지도자다. 2006년 서울시장 후보 자리의 무게를 충분히 감당할 능력을 지닌 인물이라는 얘기다.

2006년 서울시장 도전 당시 3선 의원이었던 맹형규 후보는 정치적 능력을 인정 받아 청와대 정무수석과 행정안전부 장관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박진 후보는 ‘정치 1번지’ 종로 국회의원 출신으로 한나라당 서울특별시당 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이들은 정치적인 경험과 자질이 검증된 인물이고, 지역 현안에 밝은 서울 국회의원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지녔다. 서울시장 당선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정책과 조직을 가다듬으로 결전의 그날만 기다렸다. 한나라당 당내 경선만 통과하면 승리의 트로피를 손에 쥘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 부풀었다.


하지만 한나라당 서울시장 경선을 준비했던 거물 3인방 중 누구도 투표 용지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2004년 총선 불출마 선언 이후 법조인의 자리로 돌아갔던 변호사 오세훈의 서울시장 경선 출마 선언과 함께 선거 구도가 급변했다. 정치권과 거리를 두고 살았던 오세훈 후보는 2006년 경선 참여 선언과 동시에 유력 후보로 급부상했다.

오세훈 후보 출마 선언 이후 박진 의원이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한나라당 서울시장 경선 구도는 3강(오세훈, 맹형규, 홍준표) 체제로 전환됐다. 2006년 4월25일 서울 잠실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열린 한나라당 서울시장 경선은 흥행 대성공이었다.


흥미로운 대목은 당시 한나라당 서울시장 투표인단이 1위로 뽑은 인물은 오세훈 후보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맹형규 후보가 투표인단 투표에서 1443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오세훈 후보는 1343표를 얻으며 2위를 기록했고, 홍준표 후보도 1053표를 얻으며 선전했다.


한나라당 서울시장 선거 판도를 단숨에 뒤집은 것은 '여론조사'의 힘이었다. 오세훈 후보는 여론조사 투표에서 65%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경쟁후보와 격차를 벌렸다. 홍준표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18%를 얻었고, 맹형규 후보는 17%를 얻는데 그쳤다. 두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오세훈 후보의 3분의 1 수준의 지지를 받았다.


투표인단과 여론조사 투표를 합친 최종 득표율은 오세훈 후보 41.0%, 맹형규 후보 33.5%, 홍준표 후보 25.5%로 나타났다. 오세훈 후보는 ‘당심’에서는 다소 고전했지만 ‘민심’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면서 후보로 선출됐다. 한나라당은 서울시장 경선 흥행의 탄력을 받아 본선에서도 여유 있게 승리했다.


2006년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선출은 경선 흥행의 모범사례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서울시장을 위해 달려왔던 '준비된 후보'들이 허무하게 예선에서 탈락했다는 점은 주목할 부분이다. 서울시장 준비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인물이 선거를 앞두고 긴급 수혈될 경우 검증 과정은 미흡할 수밖에 없다.


오는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어떻게 전개될까. 이번에도 기존 서울시장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던 인물이 급부상하는 상황이 연출될까. 여야 모두에서 '외부 수혈론'이 거론되고 있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유력 후보군은 전직 서울시장부터 서울시장 선거 2위와 3위를 경험한 후보, 과거 서울시장 경선 출마자에 이르기까지 경험자들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의외의 인물이 급부상하기는 쉽지 않은 환경이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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