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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셋 규제라더니…직장인·저소득자도 '대출절벽' 현실화

최종수정 2020.11.23 11:02 기사입력 2020.11.2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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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소득 상관없이 1억 초과 대출에 DSR 40% 규제 적용
고소득자 아니어도 대출 제한…막판 가수요까지 몰려 역효과
저축은행마저 저신용자 취급 축소 등 자금공급 문턱 높여

핀셋 규제라더니…직장인·저소득자도 '대출절벽' 현실화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정부가 정한 규제 시행일(30일)보다 시중은행들이 일주일 빠르게 자체 신용대출 조이기에 나서면서 '대출절벽'이 현실화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초 금융당국이 고소득자 대상으로 대출 규제에 나선다고 했지만 시중은행들이 선제적으로 일반 신용대출에도 강화된 기준을 적용하고 있어서다. 일부 은행들은 일반 직장인대출의 한도 축소 및 우대금리조차 낮춘 상황이다. 여기에 저축은행마저 법정 최고금리 인하(24→20%) 시행에 앞서 고금리대출을 취급하지 않거나 기존 대출도 회수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어 저신용자에 대한 자금공급 문턱도 높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대출 한도 및 우대금리 축소 등 조기 신용대출 규제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소득과 상관없이 1억원을 초과하는 대출에 대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를 적용하는 등 심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연소득의 200% 안에서만 신용대출이 가능하도록 대출기준을 강화한다. 또 소득과 관계없이 타행과 합산한 신용대출이 1억원을 넘는 대출 신청자에 대해서는 DSR 40% 이내 규제를 적용한다. 소득에 비해 과도한 신용대출을 억제한다는 취지다. 우리은행도 1억원 초과 신용대출에 대한 규제를 관련 전산시스템 개발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이번 주 중 조기 시작할 예정이다. NH농협은행은 대출 한도와 우대금리를 줄이며 신용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고소득자 뿐만 아니라 일반 직장인에게도 규제 영향

문제는 이번 대출 제한이 고소득자인 전문직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일반 직장인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당초 금융당국은 이번 규제를 고소득자의 고액 신용대출을 막는 '핀셋규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 대출시장에서는 정책 취지와 반대로 기존에 없던 막차 '가수요'까지 불러일으키면서 은행권 규제가 한층 강화되는 등 '역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우리 주거래직장인대출'과 '우리 WON하는 직장인대출'의 최고 한도를 2억원에서 1억원으로 내리기로 했다. 또 연 0.2%포인트였던 급여통장 조건부 우대금리는 연 0.1%포인트로 낮추고 0.1%포인트였던 우리카드 이용실적(매3개월 50만원 이상)과 공과금ㆍ통신비 자동이체 우대금리는 없앴다. NH농협은행은 20일부터 '올원 직장인대출'과 '올원 마이너스대출'의 최대 우대금리를 기존 0.5%에서 0.3%로 0.2%포인트 낮췄다. 급여통장 조건부 우대금리를 0.2%에서 0.1%로 낮추고 기존 0.1%였던 우량등급(AS 1~3등급) 우대금리는 아예 없애기로 했다. 하나은행은 '하나원큐' 신용대출 최대한도를 지난달 8일부터 2억2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줄였고 신한은행도 이미 지난달 마이너스통장 최고 한도를 1억원으로 신설했다.


신용 낮은 저소득자에게도 높아지는 대출 문턱

상대적으로 신용이 낮은 저소득자에 대한 대출 문턱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정부의 법정최고금리 인하 발표 이후 내년 하반기 시행에 앞서 저축은행들이 선제적으로 저신용자 취급축소에 나섰기 때문이다. 심지어 연 20% 이상 이자를 받아야 할 대출은 아예 신규취급을 하지 않고 기존 대출도 회수를 유도할 방침을 세운 곳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자산 3조원 안팎의 주요 저축은행들의 연 20% 금리 초과 대출 비중은 10월 기준 20% 초반대로 6개월 전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저신용자와 다중채무자 등 취약 차주들을 제도권 밖으로 내모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금융연구원장 출신인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전문가들은 저신용자 퇴출 비율이 평균 24%, 일부 저축은행의 경우 35%까지 확대될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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