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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에 직접 읍소했던 사장님…‘95% 해외 수출’ 초유 화장품 성공 비결

최종수정 2020.11.28 12:00 기사입력 2020.11.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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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지는 초유 살리려 화장품 만들었죠” 곽태일 팜스킨 대표 인터뷰
‘초유’ 한계 기술로 극복해 화장품 제조 도전…미국·유럽 등 해외서 성과

축산업에 종사하는 부모님 덕에 유년시절부터 소가 친근했다는 곽태일 팜스킨 대표는 국내에서 활용되지 못하고 버려지는 초유(출산 직후 나오는 우유)에 주목, 이를 활용한 화장품으로 세계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축산업에 종사하는 부모님 덕에 유년시절부터 소가 친근했다는 곽태일 팜스킨 대표는 국내에서 활용되지 못하고 버려지는 초유(출산 직후 나오는 우유)에 주목, 이를 활용한 화장품으로 세계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처음부터 화장품 사업을 준비했던 건 아닙니다. 초유를 활용한 기술을 먼저 개발했고, 이를 어느 분야에서 활용할까 고민하다가 화장품에 주목하게 됐습니다.”


19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만난 팜스킨 곽태일 대표(30)는 화장품 회사로 창업하게 될 줄은 몰랐었다며 웃어 보였다. 축산업에 종사하는 부모님 밑에서 자라 어려서부터 소들이 친근했다는 곽 대표는 국내 농가에서 생산되는 초유(初乳·출산 직후 나오는 우유)가 아기소를 먹이고 나면 활용되지 못하고 버려지는 것에 주목했다. 건국대학교 축산학과에 진학한 뒤 학교 선후배 4명과 함께 3일에 불과한 초유의 보관기간을 3년까지 연장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한 곽 대표는 학자금을 창업자금 삼아 저온창고에서 2017년 팜스킨을 창업했다.

왜 초유였을까? 곽 대표는 “사람과 달리 젖소는 탯줄로 면역성분을 공급받지 못하기 때문에 초유를 통해 이를 공급받는다”며 “그만큼 초유엔 좋은 성분이 다량 함유됐지만, 국내에선 이를 자원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점이 늘 안타까웠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학 3학년인 2015년 독일의 한 농가에 방문해 현지 농부가 초유로 핸드크림을 만들어 사용하는 모습을 보고 화장품에서 초유 활용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곽 대표는 “국내에서 초유라는 개념이 낯선 반면 유럽이나 외국에선 초유를 활용한 다양한 상품이 있어 좋은 시장이 형성돼있었다”며 “처음엔 소를 숭배하고 초유에 대한 가치 인식이 높은 인도를 공략하려 했는데 어쩌다 보니 미국 출장을 먼저 가게 되면서 첫 시장진출은 미국에서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전 세계 50개국 수출, 매출액 대비 수출비중 95%…“명함까지 모두 영어로 바꿨죠”

곽 대표의 명함은 모두 영어로 표기돼있다. 그는 첫 미국 출장 당시를 떠올리며 “그때 들고 간 제품을 판매하려고 보니 회사 로고, 제품 설명이 모두 한국어로 제작돼 설명조차 쉽지 않았다”며 “순간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모두 영어로 바꿔야겠다’ 다짐했고 지금은 팜스킨 전 제품의 고로와 디자인, 심지어는 제 명함까지 영어로 표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노력 때문이었을까. 팜스킨은 미국 대형 유통기업 월마트 납품에 성공하며 유통채널과 해외 인지도 확장에 나섰다.


미국에 이어 영국, 독일 등 유럽과 두바이, 사우디 등 중동까지 판매영역을 넓힌 팜스킨은 현재 전 세계 5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한국 화장품에 대한 좋은 인식을 바탕으로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한 곽 대표는 “현재 팜스킨은 매출액 대비 수출 비중은 95%에 달하고, 그중 미국과 유럽 수출량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19 IDEA 디자인상을 수상한 팜스킨의 마스크팩. 샐러드 용기에 마스크팩을 담아 재치를 더했다. 사진 = 팜스킨 제공

2019 IDEA 디자인상을 수상한 팜스킨의 마스크팩. 샐러드 용기에 마스크팩을 담아 재치를 더했다. 사진 = 팜스킨 제공


샐러드 용기에 담은 마스크팩, 2019 IDEA 디자인상 수상…과일 채소 포장재에 구매자 열광

해외시장을 사로잡은 팜스킨의 경쟁력은 남다른 스토리와 독특한 디자인에서 나왔다. 2018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뷰티 박람회 방문한 곽 대표는 “카페테리아 구석 자리로 배정을 받았는데 식사하러 가는 사람들을 잡지 못하면 홍보고 뭐고 끝이겠다는 위기의식이 들었다”며 “사람들의 시선을 끌 획기적인 아이템이 필요했고, 화장품 패키지를 음식 패키지처럼 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라 바로 샐러드 용기에 마스크팩을 담아 판매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결과는 대박. 철수 직전까지 참관객들이 줄을 서서 제품을 사가는 모습을 본 곽 대표는 이후 팜스킨의 제품 패키지를 과일이나 채소 포장재와 유사하게 디자인했다. 망고스틴 스킨은 과일망으로 포장하고, 아보카도 크림은 나뭇잎 이미지팩으로 감싸는 식이다. 팜스킨은 마스크팩을 담은 샐러드 용기로 지난해 세계적 디자인 대회인 ‘2019 IDEA 디자인상’에서 본상 수상 성과를 기록했다. 초유 보관 기술로 화장품 개발에 나선 팜스킨의 도전기도 좋은 스토리가 됐다. 곽 대표는 “외국 바이어들을 만나보니 브랜드보다 스토리에 더 주목하고, 그 배경에 우리가 보유한 기술이 있다는 점을 높이 산 것 같다”고 설명했다. 2018년 첫 제품 출시 당시 3000만원이던 팜스킨의 매출은 지난해 30억원을 기록하며 100배 가까이 성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제품 수출에 어려움을 겪자 행사장에서 만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직접 수출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을 전달한 곽 대표의 호소는 중기부와 해양수산부, 그리고 국적선사 HMM이 참여한 해상운송 지원사업의 단초가 됐다. 곽 대표는 “장관님께 읍소하는 순간에도 우리 브랜드를 믿고 주문해준 고객의 믿음을 지켜야겠다는 절박한 마음이 앞섰던 것 같다”며 “늘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며 생존하는 스타트업의 정신으로 앞으로도 고객을 위한 제품 개발과 코로나19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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