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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이슈+] '비동맹주의' 파트너에서 원수지간이 된 중국과 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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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美와 군사협정...비동맹주의 원칙깨져
인도 봉쇄하려는 中 일대일로...美와 밀착 앞당겨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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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인도가 1947년 영국에서 독립한 이래로 줄곧 지켜오던 외교원칙인 비동맹 중립주의 원칙을 깨고 미국과 위성정보를 공유하는 군사협정을 체결하면서 중국과 관계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1962년 국경지역 분쟁으로 전쟁을 치루기도 했지만, 냉전기를 거치는 동안 비동맹주의 노선의 주요 파트너로 이른바 제3세계를 대표하던 두 나라의 분쟁이 심화되면서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지역의 안보지형에도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앞서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장관과 마크 에스퍼 국방부장관은 이날 뉴델리에서 수브라마니암 자이샹카르 인도 외교부장관과 라지나트 싱 국방부장관과 함께 2+2회담을 갖고, 위성정보와 군사지리정보 공유 등을 위한 군사협정인 기본교류협력협정(BECA)을 체결했습니다. 이번 협정은 양국의 네번째 군사협정으로 앞서 양국은 2002년 군사정보보호(GSOMIA) 협정을 시작으로 2016년에는 군수지원협정(LEMOA), 이어 2018년에는 통신상호운용성 및 보안협정(COMCASA)을 체결한 바 있죠.

특히 인도는 이번 협정으로 미국제 미사일과 전투기, 드론 운용의 핵심인 미군의 군사위성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를 통해 미국은 향후 인도에 더 많은 첨단무기를 수출할 길이 열린 셈이죠. 원래 양국간 무기거래는 지난 2008년까지는 전무한 상태였지만, 이후 급격히 늘기 시작해 올해는 200억달러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미 국무부가 의회에 제출한 무기수출보고서에서 올해 미국은 인도에 레이더 방공망시스템, 미사일 및 경량어뢰, 헬기, 해군함포, C-17 수송기 등 다양한 전략무기를 수출했고, 이번 협정으로 조만간 무인폭격기인 프레더터(MQ-1) 또한 인도에 판매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죠.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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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는 사실 이번 협정을 주저하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미국은 이번 협정을 지난해부터 계속 체결할 것을 타진해오고 있었지만, 인도정부가 거부하고 있었죠. 미국과 위성정보를 공유하며 미국의 첨단무기를 수입하게 되면 사실상 미국의 반중전선에 대놓고 참여하는 것이 되고, 이것은 인도가 건국 이후 줄곧 유지해온 외교 기본방침인 비동맹주의 노선을 깨트리는 일이 되기 때문이었죠. 그러나 올해 5월과 6월 잇따라 중국과 히말라야 산맥 국경지대에서 유혈사태가 발생하면서 인도정부는 미국의 협정 제안을 받아들이게 됐습니다.


인도와 중국은 1962년 국경분쟁으로 한차례 전쟁을 치른 적도 있었지만, 냉전기간 동안 대체로 사이가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습니다. 인도의 국부라 불리는 자와할랄 네루 인도 초대총리가 비동맹 중립주의를 주창한 이래 두 나라는 미국과 서유럽 자유진영을 대표하는 제1세계, 구소련과 동구 공산권 국가들을 대표하는 제2세계와 별도인 제3세계의 주축으로 알려져왔죠. 비동맹주의는 현실적인 문제로 상징적 선언에 그쳤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서구 식민통치를 겪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여러나라들이 참여했습니다. 이후 중국과 인도의 국경분쟁도 심각하게 표면화되지는 않고 있었죠.

그런데 중국이 세력이 강화되면서 인도 역시 입장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중국이 2000년대 들어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을 시작하면서 인도와 숙적관계인 파키스탄과 가까워진데다 스리랑카와 동남아시아 각국들의 항구 운영권을 장악하고 군함을 배치하기 시작하면서 인도가 포위되는 형국이 됐기 때문이죠. 포린폴리시에 따르면 중국정부는 파키스탄과 인도의 주요 국경지대의 군사기지 일부에 중국군을 파견하고 있고, 파키스탄군과 공동훈련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은 일대일로 사업의 일부로 파키스탄과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 프로젝트에 따라 고속도로와 철도를 연이어 놓으면서 인도와 국경지대에도 막대한 병력을 배치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맞서는 인도는 중국과 맞설 능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입니다. 인도 역시 군비확장에 나서고 있고,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전세계 무기수입 2위에 이를 정도로 많은 무기를 사들이고 있지만 경제력이나 군사력 측면에서 중국에 크게 밀린 상황입니다. 더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심화로 인도의 누적확진자가 800만명을 넘어서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많은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피해가 커지면서 중국의 안보위협을 가볍게 생각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죠.


이제 히말라야 산맥에 겨울이 찾아오면서 양국 분쟁은 인도양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입니다. 인도 현지언론인 힌두스탄타임스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인도 국방부는 히말라야 산맥의 기온이 영하로 떨어져 겨울철로 접어들며 중국과 접경지역에서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아졌다며 향후 안보 중심을 파키스탄과의 인도양 접경지대에 집중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미국 중심 반중안보연합체로 알려진 쿼드에도 가입한 인도는 이들 나라들과 해군 연합훈련도 가질 계획입니다. 양국 분쟁이 이제 미국의 반중전선과 합쳐지면서 향후 중국과 분쟁은 더욱 수위가 올라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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