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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 여행 안가고 싶나요" 추석연휴 허탈한 집콕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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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 공항 96만명, 제주도 30만명 방문 예상
방역당국 "추석기간 이동자제 협조 부탁" 강조

제주국제공항 입구에 세워진 마스크 쓴 돌하르방./사진=연합뉴스

제주국제공항 입구에 세워진 마스크 쓴 돌하르방./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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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강주희 기자] "누군 안 가고 싶나요.", "여행 가는 사람들 보면 허탈하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정부가 이번 추석 연휴기간을 특별방역 기간으로 지정하고 이동 및 고향 방문 자제를 거듭 당부하고 있다. 그러나 최장 5일간의 황금연휴가 이어지면서 국내 여행객이 되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자 집에서 연휴를 보내기로 계획한 시민들의 허탈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공항공사는 이번 추석 연휴기간 인천국제공항을 제외한 전국 공항에 이용객 약 96만3000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추석 연휴기간 이용자 수(128만5000명)의 75% 이상을 회복한 수준이다. 제주행 항공권 예약률은 7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나, 관광객 비중이 높은 것으로 추측된다.


숙박 시설 예약률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추석 연휴기간(22일 기준) 호텔 평균 예약률은 강원도가 94.9%, 제주도는 56%로 집계됐다.


제주관광협회는 오는 30일부터 연휴가 끝나는 10월4일까지 19만8000명의 인파가 제주도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질적으로 연휴가 시작되는 26일을 기준으로 했을 때 30만명 가량이 제주도에 몰릴 것이란 관측이다.

정부의 방역 지침에 따라 집에서 추석 연휴를 보내기로 계획한 시민들 사이에서는 허탈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여행 계획을 취소했다고 밝힌 직장인 서 모(35)씨는 "요즘 날씨도 너무 좋은 데다, 연휴 기간도 길어 가까운 곳이라도 다녀올까 생각했지만 이동 자제를 강조하는 정부 지침에 따라 계획을 접었다"며 "그런데 제주도며 강원도 호텔은 만실이라는 뉴스가 나오더라. 누군 여행 안 가고 싶어서 집콕하는 줄 아나. 솔직히 그런 뉴스를 보면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추석 연휴를 앞둔 주말인 지난 26일 제주에 도착한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제주국제공항을 빠져나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추석 연휴를 앞둔 주말인 지난 26일 제주에 도착한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제주국제공항을 빠져나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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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20대 직장인 A씨는 "정부가 이번 추석 연휴를 특별방역 기간으로 지정했는데, 솔직히 이렇게 많은 사람이 여행을 간다고 하면 이런 지침이 무슨 소용인가 싶다"며 "감염병 확산이 우려된다면 아예 이동을 금지하든가 해야지, 결국 지침을 지키는 사람들만 허탈하다"라고 말했다.


연휴기간 이동량 증가로 또다시 코로나19 감염자가 증가할까 우려하는 시민도 있었다. 주부 B(37)씨는 "아이랑 함께 집 앞 공원 산책하는 것도 조심스러운데, 이런 시기에 여행 가는 사람들 보면 내가 집콕해봤자 의미가 없는 것 같다"며 "저렇게 많은 사람이 돌아다니면 확진자가 다시 증가할 것이라는 건 뻔한 결과 아닌가"라고 우려했다.


앞서 지난 4월 말∼5월 초 황금연휴와 7∼8월 여름 휴가기간에는 전국적으로 이동량이 늘면서 코로나19 확진자와 집단감염이 급증하기도 했다.


취업준비생 박 모(28)씨는 "연휴기간 이후 확진자가 늘어난다는 것을 지금까지 몇 번이나 경험했는데도 달라지는 것은 없는 것 같다"며 "앞으로도 백신이 나올 때 까진 이런 상황에 계속 반복될 것 같아 막막하다"고 털어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제주도는 26일부터 내달 11일까지를 특별방역 집중관리 기간으로 정하고 고강도 방역대책을 적용하기로 했다.


도에 따르면, 추석 연휴가 끝나는 다음 달 4일까지 제주국제공항과 제주항에 도착한 방문객은 체류 기간 동안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 해야 한다. 또 도착하는 즉시 발열검사를 받아야 하고, 37.5도가 넘을 경우 발열 증상자로 분류돼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아야 한다.


진단검사를 받은 발열 증상자는 판정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의무적으로 격리 조치된다. 도는 특별 행정 조치를 어기고 방역에 손해를 끼칠 경우 감염병예방법 위반으로 형사고발 하고, 방역 비용에 대해 구상권을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강원도도 다음달 11일까지를 특별방역 기간으로 지정하고 유흥시설, 노래방 등 코로나19 확산 고위험 시설을 집중 점검하기로 했다. 또 여행객이 모이는 호텔, 리조트 관광시설의 방역 활동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방역당국은 추석 연휴기간 이동 자제를 거듭 당부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발표한 대국민담화에서 "의료진의 헌신과 희생 덕에 여러 번 고비를 넘겼지만 이번 추석이 또 다른 고비다. 전쟁에 준하는 사태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이번 추석은 부모님과 어르신의 안전을 위해 고향 방문을 자제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특별방역 기간에 더 세밀하고 강화된 방역기준을 적용하게 될 것이다. 더 큰 고통과 희생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에 이해와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강주희 인턴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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